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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숙선 '화용도 타령, 타고남은 적벽'…작은창극 시리즈 피날레

등록 2018.06.05 10: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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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숙선 명창

안숙선 명창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국립국악원이 호국보훈의달 6월을 맞이해 판소리 '적벽가'를 소재로 한 작은 창극을 선보인다. 22~27일 서초동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안숙선(69) 명창과 함께 '삼국지'의 적벽대전을 담은 작은창극 '화용도 타령-타고남은 적벽'을 무대에 올린다.

국립국악원의 작은창극은 2014년 첫선을 선보였다. 안 명창과 함께 판소리 다섯 바탕을 소재로 1900년대 초기 창극 형식을 탐구하는 시리즈다.

국립국악원은 "대형화, 서구화되고 있는 최근 창극에 맞서 판소리 본연의 멋을 깊이 있게 전하고자 마련한 작은창극 시리즈는 마이크를 쓰지 않고 오로지 소리꾼의 육성으로만 선보인다"고 소개했다.

'화용도 타령-타고남은 적벽'은 작은창극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다. 토끼타령(2014), 박타령(2015), 심청아(2016), 그네를 타는 춘향(2017)을 잇는다.

'적벽가'는 중국의 '삼국지연의'를 원전으로 한다. 현전하는 판소리 중 유일하게 중국 원전이 기반이다. 다섯 마당 중 가장 오래되고 분명한 원전에 뿌리를 두고 있어 판소리의 발전과정을 유추해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손꼽힌다.

대개 남성 소리꾼 위주로 힘 있고 박진감 넘치는 소리를 전한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는 모든 장수들을 여성 소리꾼들로 구성해 전장에서 겪는 장수들의 심리와 내적 갈등, 인간관계 등을 섬세한 소리로 표현한다.

작은창극 시리즈 제작을 주도해온 안 명창은 이번 작품에서 도창과 작창을 맡아 작품 전반의 소리를 이끈다. 특히 '조조' 역을 처음 맡아 영웅 내면의 깊은 울림을 소리로 전달한다.

국립국악원의 대표 여류 소리꾼 유미리, 염경애 명창과 국립민속국악원의 김송, 정승희 명창이 '관우'와 '조자룡', '장비 '등 삼국지에 등장하는 장수들을 맡았다.

안 명창은 "성별의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소리뿐"이라면서 "굵고 웅장한 시김새 등 특유의 판소리 창법을 통해 적벽가 본연의 맛을 색다르게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적벽가 이수자이기도 한 지기학 예술감독이 대본과 연출을 맡았다. 지 예술감독은 "적벽대전에서 크게 패해 화용도로 탈출한 당대 최고의 영웅인 조조가 겪게 되는 어려움과 이를 이겨내는 과정을 통해, 거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 시대의 관객들에게 일상의 무게를 덜어내고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선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백찬 작곡가가 작곡과 편곡을 맡았다. 개량 국악기인 철현금과 생황 등의 악기를 활용한다. 판소리 반주에 철현금이 함께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적벽가'가 지닌 역동성을 철현금 특유의 거칠면서도 박진감 있는 연주로 소리의 멋을 한층 살려주고 극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립국악원은 향후 재공연 등을 통해 작은창극 레퍼토리를 국내외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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