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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용 동덕여대 교수 "앤디워홀은 과대 포장됐다"

등록 2018.06.08 13:5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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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헤게모니의 화수분 앤디워홀' 출간

【서울=뉴시스】 심상용 미술평론가 앤디워홀

【서울=뉴시스】 심상용 미술평론가 앤디워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앤디워홀은 과대포장됐다. 지금은 워홀과 팝아트가 좇았던 복종의 예술을 넘어서야 할 과제로 바라보아야 할 시간이다."

미술평론가 심상용(57·동덕여대 큐레이터학과 교수)가 '워홀과 워홀의 예술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돈과 헤게모니의 화수분:앤디워홀'을 출간했다.

 책은 오늘날의 세계에서 워홀을 글로벌 스타로 띄워야 했던 대전 이후의 역사적 맥락이 오히려 의구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심 교수는 "워홀과 그의 ‘팝’을 발군의 것으로 부각시켰던 정치적 맥락, 이념적 지형에 심대한 변형이 초래되었다"며 "오늘날 그것의 ‘뜨거웠던 사용’을 정당화했던 조건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의 달라진 조건 아래서 그것은 오용(誤用)되고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한다.

 그는 앤디 워홀은 제국의 등에 올라탔다고 주장한다.  미국적인 것을 애타게 찾고 있었던 정치적 민주주의와 시장 자본주의를 대변하는 타이밍에 맞아떨어진 것.

  "워홀은 그 열망을 코카콜라와 메릴린 먼로와 결부시킬 만큼 감각적이었다. 특히 그가 차용한 메릴린의 이미지는 비극과 상업성을 겸비했다는 점에서 대중을 현혹하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해서 워홀과 그의 팝아트는 엘리트주의의 전유물이었던 예술을 대중의 품에 돌려주는, 가장 미국적인 것으로 예찬되었다. 워홀은 순식간에 메릴린 못지않은 미국의 대표 브랜드로 부상했다."

심 교수는 "신흥제국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워홀리즘의 팝아트는 체계의 호출에 부응하는 예술의 전형으로 모방되고 재현되었다"며 "저팬 팝(Japan Pop), 유로 팝(Euro Pop), 영국의 yBa, 중국의 사회주의 팝(Socialist Pop)에 이르기까지, 짧은 기간 지구촌 전역을 휩쓸다시피 했다. 광범위하게 퍼진 것이 단지 대중적 이미지의 취급과 관련된 형식적 특성만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책은 팝아트와 제국주의 배경을 비롯해 제프쿤스, yBa 신드롬, 무라카미 다카시등 팝아트 '제국의 아이들'은 물론, 팝을 좋아하는 컬렉터들까지 다뤄 팝아트의 과거 현재 미래 계보를 꿰뚫어볼수 있다.

 팝아트를 부흥시킨 앤디워홀은 죽어서도 '팝아트 황제'로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다. 그가 찍어낸 판화는 없어서 못팔정도로 인기이고, 워홀 이름만으로 경매장에서는 작품값이 급상승한다.
 
 이 같은 현실속에서 심 교수는 "이 책의 목적이 숱하게 쓰인 앤디워홀의 작가론에 하나를 더 보태는 것을 넘어, 그의 우상화를 기획하고 실행하고 활용해온 신흥 제국의 성찰로 한발 더 다가서는데 있다"고 짚었다.  "브랜드 앤디 워홀과 그의 워홀리즘의 정체를 제대로 파악하는 작업에는 이 신화화된 텍스트를 다시 열린 상태로 되돌려 놓는 것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이 제안하는 바다. 그것이 워홀 브랜드의 소비자 대열에 그저 가담하는 것보다 미래를 위한 길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243쪽, 컨템포러리아트저널,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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