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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베를린 장벽처럼 뚫릴까…세계 팝·클래식계 관심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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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6-12 18:17:37
팝스타들 사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클래식계·국공립예술단체 교류 위해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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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워터스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1990년 7월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을 기념한 '더 월(The Wall)'은 기념비적인 콘서트로 손꼽힌다. 전설적인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핑크 플로이드'의 로저 워터스를 선봉으로 독일 밴드 '스콜피온스', 미국 팝스타 신디 로퍼 등 대중음악 스타들이 뭉친 이 공연에는 무려 20만명이 몰렸다.

마지막에 무대 뒤 세워놓은 벽이 허물어지는 순간, 독일인들뿐 아니라 세계인들의 마음이 뭉클해졌다.

비핵화가 명시적으로 담긴 북·미 정상회담 공동합의문이 12일 발표되자 남북의 화합을 기념하는 공연에 거는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세계를 순회하며 공연하는 팝스타들은 남북 평화와 통일, 판문점, 그리고 비무장지대(DMZ)에 관심이 높다. 2009년 세상을 떠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은 1999년 내한공연 당시 "통일이 되면 꼭 다시 와 공연을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지난 4월27일 남북정상회담 당일 첫 내한공연한 미국의 감성 록 밴드 '원 리퍼블릭'은 무대에서 평화의 메지시를 전했다. 자신의 할아버지가 한국전쟁 참전용사였다는 보컬 라이언 테더는 "오늘 이 밤은 우리 밴드에게도 가장 멋진 공연을 한 날이다. 행운을 빌고 축복한다. 그리고 오늘이 앞으로 100년, 1000년간 평화의 시작이기를···"이라고 축하했다.

같은 달 6일 첫 내한공연한 미국 팝스타 케이티 페리는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이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지난 내한 당시 들른 DMZ 사진 등을 게재했다.

2015년 첫 내한공연한 영국 록밴드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는 평소 DMZ에서 평화 공연을 열고 싶다는 바람을 공공연히 내비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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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 페리
노벨 평화상 후보로 거명될 정도인 아일랜드 밴드 'U2'는 DMZ 공연 1순위다. 아직 내한한 적이 없는 U2의 DMZ 공연을 위해 기획자가 물밑에서 바삐 움직이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멀리 내다볼 필요도 없이 우선 팝스타의 내한공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팝스타들 사이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화되는 것이다.

한국 팝시장은 규모가 작아 대형 팝스타의 내한공연은 일본·아시아 투어와 연계된다. 그러나 2013년 세계적인 헤비메탈 밴드 '데프톤스', 지난해 6월 미국 팝스타 리처드 막스처럼 한반도 긴장 고조로 내한공연을 취소하는 사례는 더이상 없을 듯하다.

팝스타 내한공연 기획사 관계자는 "단정할 수는 없지만 막스나 데프톤스 경우처럼 한반도 불안 요소로 내한이 번복되는 일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강원도 등이 21~24일 서울 플랫폼창동61과 강원 철원 고석정 일대에서 펼치는 'DMZ 피스 트레인 뮤직페스티벌'에는 1970년대를 풍미한 영국 펑크록의 전설적 밴드 '섹스 피스톨스'의 원년 멤버인 베이시스트 글렌 매트록이 합류한다. 첫 내한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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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흔드는 폴 매카트니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은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의 강원도 철원 DMZ 일대에서 개최되는 음악페스티벌로, 올해 처음 열린다. '음악을 통해 국가, 정치, 경제, 이념, 인종을 초월하고 자유와 평화를 경험하자'는 취지다. 사무국은 "매트록은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 이후 영국 피스트레인 조직위원회 측으로 참여 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음악평론가 박은석씨는 "매트록이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에 먼저 연락을 취해왔다는 사실을 언급해야 할 것 같다"면서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열릴 페스티벌이 남북 간의 전향적 평화모색 분위기 속에서 전 세계 예술가들에게 어떤 영감과 신호를 주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사건과 다름없다"고 봤다. 매트록은 먼저 한국의 뮤지션과 함께 협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했다. 이에 따라 사무국이 크라잉넛과 차승우를 추천했다.

대중음악에 앞서 남북의 평화무드를 조성하는 데 이바지한 장르인 클래식음계도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2008년 2월 프랑스 출신 미국 지휘자 로린 마젤이 이끈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평양의 동평양 대극장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미국 오케스트라의 북한 연주는 전무후무한 일로 큰 주목을 받았다. 마젤은 공연 뒤 "'아리랑'이 미국인과 북한 사람을 하나로 만들었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은 북한과의 평화에 일찌감치 관심을 쏟아온 지휘자다. 2011년 방북해 북한 국립교향악단과 은하수관현악단을 지휘하고 젊은 단원들에 대한 오디션도 열었다. 이듬해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북한의 은하수 관현악단과 라디오프랑스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합동 연주를 지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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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린 마젤
정 전 감독은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 직후 "음악의 의미는 화합이다. 음악이 전하는 진정한 메시지는 사랑"이라면서 "나는 화합 속에서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는 우리 한국인 모두의 꿈을 나누고 싶다. 그리고 이를 위한 최선의 길은 음악이다. 이번 회담이 화합으로 가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공연예술단체 국공립기관들도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986년 남북 문화 교류를 위해 창단한 서울예술단은 29일부터 7월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뮤지컬 '국경의 남쪽'을 공연한다. 분단과 탈북이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를 애틋한 사랑이야기로 풀어낸 동명 영화가 원작이다. 서울예술단은 7월 중 민간의 북한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와 교류를 돕기 위한 특강도 마련할 계획이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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