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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배우자 폭행, 그럼 자녀는?...영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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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6-14 06: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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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남편은 폭력을 일삼고, 아내는 악몽같은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결국 부부는 갈라섰는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또 다른 불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가정 폭력이 얼마나 비참한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주는 프랑스 영화다.

'앙투안'(드니 메노셰)와 '미리암'(레아 드루케)는 이혼 법정에서 자녀 양육권을 놓고 대립한다. 여성 판사가 이 부부 앞에서 11세 소년 '줄리앙'(토마 지오리아)의 편지를 담담하게 읽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줄리앙은 자신의 아버지를 '그 사람'이라고 부르며 "영영 안 보면 좋겠다"고 한다. 하지만 앙투안은 "아들에게 아빠는 꼭 필요하다"며 공동 양육권을 주장한다.

판사는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듣지만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모든 것을 법적으로 판단한다. 가정 폭력을 행사했다는 부분에 대한 명백한 증거가 없는 만큼 앙투안의 손을 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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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판결 때문에 줄리앙은 주말마다 앙투안과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이 때부터 가족의 비극이 시작된다.

앙투안은 줄리앙에게 미리암의 위치를 묻고 추적에 나선다. 줄리앙은 엄마를 지키기 위해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플롯만 보면 이혼 가정의 이야기다. 이를 영화화한 작품들은 꽤 많이 있다. 하지만 자비에 르그랑(39) 감독은 달랐다. 새로운 접근법과 섬세한 연출로 놀라운 서스펜스 스릴러를 탄생시켰다.

앙투안은 이웃들 눈에는 성실한 가장이다. 하지만 분노조절장애를 갖고 있고 미리암을 향해 무서운 집착을 보인다. 미리암은 끊임없이 주변을 경계하고 불안에 떤다. 줄리앙은 극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이고 앙투안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전전긍긍한다.

감독은 줄리앙의 시선에서 잔혹한 폭력의 본질을 꿰뚫고, 인간의 잔인한 본성을 깊이있게 파고들었다. 겉으로 드러난 사건을 나열할 뿐 그 안에 감춰진 복잡한 사연은 쉽게 풀어내지 않았다. 이를 통해 가정 폭력을 다룬 영화의 전형성을 탈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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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자동차 경고음, 전화 벨소리, 알람 소리 등이 공포와 긴장감을 극대화시켰다.

 르그랑 감독은 연출과 각본을 함께 맡았다. 국내 개봉을 앞두고 이뤄진 인터뷰에서 그는 "자녀가 아닌 배우자 대상의 폭력의 경우, 사법제도는 자식과 부모의 관계를 끊어낼 필요가 없다고 간주한다"며 "이것은 매우 복잡한 상황을 만들어낸다"고 지적했다.

"자녀가 두 부모 모두와 함께할 필요가 있기도 하지만, 이것이 배우자 간의 분쟁을 만들고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프랑스에서 가정 폭력으로 이틀에 한 명 정도의 여성들이 사망한다"며 "언론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주제는 여전히 금기인 것처럼 다루어진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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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들은 앞으로 나서기를 두려워하며, 이웃과 가족은 부부관계에 간섭하기를 원치 않기 때문에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다"며 "가정 폭력의 위기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고 싶었다. 영화는 판사가 결코 보지 못한 일들을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매일같이 가정 폭력이 일어나고, 관련 뉴스를 접하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가 아니면 무감각해지고 본인과 상관없는 일로 치부하기 쉽다. 가정 폭력의 심각성을 일깨워주고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수작이다.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9월 제74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이례적으로 감독상과 '미래의 사자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토론토 국제영화제, 취리히 영화제, 시카고 국제영화제 등 33개 영화제에 초청받기도 했다. 21일 개봉, 93분, 15세 관람가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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