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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임단협, '가시밭길'…올해도 해 넘길까

등록 2018.06.14 11: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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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임금 5.3% 인상" vs. 사측 "임금 동결"

광주형 일자리 모델·최저임금법 개정안 '난제' 산적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3일 오후 현대자동차 노사가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2018년도 임금협상 상견례를 개최하고 있다. 2018.05.03. bbs@newsis.com.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3일 오후 현대자동차 노사가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2018년도 임금협상 상견례를 개최하고 있다. 2018.05.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한주홍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노사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아 목표로 한 여름휴가 전 타결은 어려울 전망이다.

14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3일 첫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당초 노조는 여름휴가 전까지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내겠다는 목표였지만 당장 임금 인상을 두고 노사는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까지 9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타협된 내용은 없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호봉승급분을 제외하고 임금 인상률 5.3%(11만6276원)와 비정규직 임금인상률 7.4%를 요구했다. 기본급 5.3% 인상은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완성차업체 세 곳에 정한 인상률 가이드라인을 따른 것이다.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도 요구사항 중 하나다. 지난해 순이익이 4조500억여원인 것을 감안하면 정규직 직원 1인당 약 7000만원의 가까운 성과급을 요구한 셈이다.

반면 사측은 경영 악화와 판매 부진으로 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지난해에도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해를 넘긴 올해 1월 24차례의 교섭 끝에 2017년도 임단협을 타결했다. 현대차 노사가 해를 넘겨 임단협 교섭을 타결한 건 노사협상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하지만 올해 역시 노사 간 이견이 크고 갈등 요인이 산적해 있어 협상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노사는 임단협 외에도 '광주형 일자리', '최저임금법 개정안'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 현대차가 동참하기로 한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노조의 반대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는 지난 1일 광주시와 다수 기업이 참여하는 합장방식의 독립법인에 대한 사업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광주형 일자리의 핵심은 사회적 대타협을 토대로 광주시에 설립될 자동차 공장 근로자의 임금을 기존 대기업의 절반 수준인 4000만원으로 정한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즉각 반발에 나섰다. 광주형 일자리가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이 아닌 애매한 형태의 중규직이며 전체 노동자의 임금 하향 평준화만 추구한다는 이유다.

경영참여는 하지 않고 비지배 일정 지분만 투자를 고려한다는 회사의 설명에도 노조는 "사측이 이번 광주형 일자리에 OEM 지분 투자를 결정한 건 정씨일가 '3세 경영세습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을 위한 것"이라며 "사측이 단체협약을 위반해 현대차의 경영위기와 수익성 악화를 불러오는 광주형 일자리에 투자를 감행할 경우 올해 임투와 연계해 총력 반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광주형 일자리 참여가 노사 임단협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최저임금법 개정안도 과제 중 하나다.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은 최저임금법 산입 범위 확대를 골자로 하는 최최저임금법 개정안 통과에 크게 반발했다.

민주노총의 핵심 지부 중 하나인 현대차 노조 역시 이에 반발해 지난달 28일부터 2시간 가량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차의 임단협 타결이 난항을 겪으면 다른 완성차 업체들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선 현대차 임단협에 영향을 받는 기아차 임단협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에 비해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사정은 나은 편이다. 르노삼성차와 쌍용차는 지난해 각각 3년 연속, 8년 연속 무분규 임금 교섭을 성사시킨 바 있다. 한국지엠은 법정관리 위기 등으로 인해 노사가 지난 4월 임단협에 합의해 일찌감치 올해 임단협을 타결시켰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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