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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패배 일주일…침묵 길어지는 안철수

등록 2018.06.20 10: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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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말씀드릴 기회 갖겠다"…선거+8 아직 침묵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14일 서울 종로구 선거 캠프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8.06.14.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14일 서울 종로구 선거 캠프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8.06.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안 전 후보는 지난 13일 서울시장 선거 '3위' 패배를 인정하며 향후 행보에 대해 "따로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라고 했지만, 선거가 끝난 지 1주일이 지났는데도 아직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지 않으면서 그의 의중에 대한 관심이 되레 높아지는 모양새다.

 당초 당내에선 안 전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하더라도 침묵이 길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그가 2017년 대선 이후 당내 인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당권 주자로 등판한 전력이 있는 만큼, 지방선거 이후 와해된 당을 수습하기 위한 당권 도전까지 점치는 시각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1위까지는 아니더라도 3위와 어느 정도 격차가 있는 2위까지는 기대했던 안 전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히려 김문수 전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에게 밀려 3위에 그치며 예상보다 심각한 내상을 입은 상황이다. 안 전 후보의 침묵이 길어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장기간 침묵을 지키기엔 당내 상황은 그리 간단치 않다.

 당장 유승민·박주선 전 공동대표의 사퇴로 이어질 당권 경쟁에서 국민의당 출신들과 바른정당 출신들 간 노선 투쟁 본격화가 예고되는 상황이다. 바른미래당이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당시 정체성 문제를 미완으로 남겨둔 만큼, 양당 출신 모두 앞으로 전개될 노선 투쟁에 사활을 걸고 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유승민 전 공동대표는 지방선거 직후 대표직 사퇴의 변에서 '보수'라는 단어를 무려 7번이나 사용하며 향후 당 노선 투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보수라는 단어 사용에 민감한 국민의당 출신 호남 의원들을 이끌고 통합으로 달려온 안 전 후보도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줘야 한다는 불만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물론 안 전 후보와 가까운 한 당내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대선 끝나고는 그렇게 나오지 말라더니 이번엔 좀 나와 보라고 하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나서면 유승민 전 대표도 나설 거다. 오히려 싸움이 커질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또 다른 당 관계자는 "대선 끝났을 땐 당이 하나였지만 지금은 사실상 당이 두 개인 상황"이라며 "오히려 지금이 통합에 책임을 지고 안 전 후보가 뭔가 말을 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9일 열린 바른미래당 비대위원-국회의원 워크숍 자리에서는 외부 연사 발언으로 인해 안 전 후보 정계은퇴론이 공개 거론됐다. 안 전 후보와 유 전 대표가 공동 창업주로서 당 중심을 잡아왔던 만큼, 창업자 한쪽의 정계은퇴론은 선거 패배로 가라앉은 당 분위기를 더욱 뒤숭숭하게 만드는 모양새다.

 이처럼 당내 상황이 복잡한 가운데 안 전 후보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당 일각에선 그의 침묵 자체를 두고도 아웅다웅하는 모습이다. 장진영 전 동작구청장 후보가 안 전 후보의 미국행을 "책임을 회피하는 지도자"라고 비난한 게 일례다.

 이에 안 전 후보 측근들은 장 전 후보를 향해 "안 전 후보 유명세를 이용해 본인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행위"라고 맞비난하고 나섰는데,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은 물론 기초단체장까지 전멸한 당과 후보 측의 반성하는 모습으론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일단 안 전 후보는 자신의 딸 학위 수여식을 마친 뒤 주내엔 귀국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던 그가 귀국 후 아직도 융합되지 않은 당 내부 상황을 비롯해 자신의 향후 거취에 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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