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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개미 전문가 "붉은불개미 결혼비행 시도…국내 서식단계"

등록 2018.06.22 13:49:39수정 2018.06.22 15: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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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노수현 농림축산검역본부 식물검역부장이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붉은불개미 유입 확산 방지에 대한 정부의 총력 대응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2018.06.22.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노수현 농림축산검역본부 식물검역부장이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붉은불개미 유입 확산 방지에 대한 정부의 총력 대응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2018.06.22.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변해정 기자 = 국내 항만에서 발견된 붉은불개미가 한 차례 대량 번식에 성공했으며, 2차 번식을 위해 결혼비행을 시도하다 실패한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이미 국내에서 서식 단계에 접어들어 보다 강화된 예찰·방제 조처가 없을 경우 정착까지는 멀지 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개미 전문가인 류동표 상지대 교수는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다른 콜로리(colony·군체)가 있었다면 교미가 이뤄져서 더 확산될 수 있겠지만 현재는 그런 상태로는 판단되지 않는다. 정착은 아니고 이제 서식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일개미라도 알을 낳을 수는 있지만 번식 능력이 없고, 발견된 알이 부화할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

류 교수는 "일반적으로 제일 큰 일개미가 세대를 이을 수 없는, 난황이 없는 알을 낳을 수는 있다"며 "알은 일개미들의 케어가 필요한 데 주위 환경을 감안할 때 부화해 성충이 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애초 '살인 불개미'라고 알려진 것보다는 독성이 세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단백질 독 성분이 대부분인 다른 벌과는 달리 '솔레놉신(Solenopsin)'이라는 특이성분에 의해 물렸을 때 항체가 형성돼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과민성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도 "지난해 쏘였을 떄 많이 힘들진 않았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류 교수와 노수현 농림축산검역본부 식물검역부장의 일문일답.

-공주개미 발견은 국내 첫 사례인가. 공주개미 발견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노수현) 공주개미는 여왕개미가 낳은 번식 능력이 있는 암캐미로, 알을 낳을 수 있을 정도록 자라면 숫캐미와 함께 200m 상공으로 올라가 짝짓기인 '결혼비행'을 하고 난 후 새로운 개미집을 형성해 또다른 군집을 만들어가게 된다. 결혼비행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낙하해 인근 지역에 새 군체를 형성하게 되는데, 바람이 불면 반경이 더 넓어질 수 있다. 다만 이번에 발견된 공주개미의 경우 숫캐미들이 (함께) 발견되지 않아 결혼비행에 실패한 것으로 잠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인근 지역에 대한 정밀한 예찰이 추가적으로 진행돼야 정확히 알 수 있다."

-반경 어디까지 퍼질 수 있나.

"(노수현) 문헌에 의하면 수 ㎞를 갈 수 있다고 나와 있기 때문에 (발견지) 배후 지역의 예찰 범위를 기존 2㎞에서 5㎞까지로 늘리는 조치를 취한 것이다."

-붉은불개미의 국내 정착 가능성은.

"(류동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붉은불개미가 발견되긴 했지만 완전히 정착했다고는 볼 수 없다. 여왕개미 1마리에 의해 통제받고 있는 일개미 전체를 콜로리(colony·군체)라고 표현하는데, 다른 콜로니가 있었다면 교미가 이뤄져서 더 확산될 확률은 있겠지만 현재는 다른 콜로니들이 많이 없는 상태로 판단된다. 이제 서식 단계에 있다고 보여진다."

-한 개의 콜로니에는 얼마나 개미가 서식하나.

"(류동표) 원래 야생에서는 7000마리까지 서식할 수 있는데, 어제(21일) 발견된 것은 3000여 마리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것으로 가장 크다."

-콜로니가 발견된 지점을 알려달라.

"(류동표) 10마리가 발견된 부산항 야적장의 컨테이너를 치우는 과정에서 많은 일개미와 알 150여개가 있는 개미 서식지를 발견했다. 이 곳을 들춰내보니 (콜로니)가 있었다. 처음에 (콜로리를) 발견한다는 것은 솔직히 쉽지 않다. 개미집을 발견한 후 전문가들이 직접 채집하다보니 3000여 마리가 잡힌 것이다."
 
-발견된 알의 부화 가능성은.

"(류동표) 알은 일개미들의 케어가 필요한데 전혀 그럴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부화될 확률은 거의 없다. 만약 야생의 상태에 있었다면 부화해 한 달 후면 애벌레에서 성충이 된다. 그러나 주위 환경을 감안할 때 현재로서는 (성충이 될) 상황이 없다."

-붉은불개미의 위험성은.

"(류동표) 물렸을 때 독성에 의해 과민성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붉은불개미가 처음 발견됐던 지난해 제 손을 직접 (채집군에) 넣어 쏘여봤는데 그렇게 많이 힘들진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붉은불개미는 단백질 독 성분이 대부분인 다른 벌과는 달리 '솔레놉신(Solenopsin)'이라는 특이성분을 갖고 있다. 이 성분에 의해 사람 몸에 들어오면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붉은불개미가 생태계 교란도 일으킬 수 있나.

 "(류동표) 연간 6조원 규모로 최대 피해를 입는 미국의 사례를 보면 가축과 농작물의 피해가 많다. 소나 돼지 등 가금류에 달라붙어 괴롭히면서 스트레스를 줘 생산에도 영향을 주므로 정부에서도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또 습성상 잡식성인데다 다른 개미와 달리 직접 먹이를 사냥하는 경우가 꽤 있다. 평택항에서 발견된 콜로니는 (크기가) 작았지만 지난 겨울을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 단 좀 더 조사를 해봐야 결론낼 수 있다."

-부산항 야적장 인근 몇 곳을 굴취(땅속에 파냄)했나. 유입 경로로 추정되는 컨테이너는 확인됐나.
 
"(노수현) 발견지 반경 40m 범위에서 3개 지점을 팠다. 컨테이너 추정은 어렵다. 다만 부산 허치슨항만 부두의 경우 올들어 지금까지 중국에서 들어온 컨테이너만 전체의 65% 정도로 제일 많았다. 중국 다음으로는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서 많이 들어왔다."

-컨테이너와 식물검역 구역 간 거리는.

"(노수현) 식물검역존(Zoon)과는 한 블럭 가량 떨어져 있다. 지난해 붉은불개미 유입 후 컨테이너 야적장 바닥에 대한 점검을 새로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발견된 것이다."

-붉은불개미 발견 야적장에는 주로 어떤 품목의 컨테이너가 들어오나

"(노수현) 부산항의 경우 2153개로 파악되고 있는데, 컨테이너가 들어오더라도 식물검역 대상만 저희(검역본부)가 검역할 수 있다. 전체 컨테이너의 약 5% 수준이라 자세한 품목까지는 파악하기가 어렵다."

-붉은불개미의 유입 추정 시기는.

"(노수현) 유전자분석과 정밀 예찰조사를 통해 붉은불개미가 인근 지역에 더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유입 시기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이후 진행할 것이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노수현 농림축산검역본부 식물검역부장이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붉은불개미 유입 확산 방지에 대한 정부의 총력 대응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2018.06.22.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노수현 농림축산검역본부 식물검역부장이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붉은불개미 유입 확산 방지에 대한 정부의 총력 대응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2018.06.22.  [email protected]

-국외 어느 항을 통해 유입됐는지도 현재로서는 알 수 없나.

"(노수현) 그렇다. 항구별로 계속 조사 중이다. 중국 광동성과 복건성 등 11개 성에 붉은불개미가 주로 분포하고 있는데, 이 곳에서 들어오는 32개 식물검역 대상 품목에 대해서는 이번에 자진소독을 유도하고 미실시땐 검역을 두 배 늘리기로 했다."

-공산품과 컨테이너 내부의 흙 등은 품목 대상이 아닌가.

"(노수현) 일일이 다 열어보지 못하기 때문에 관세청과 협조해 화주들에게 컨테이너 개봉때 붉은불개미 의심 개체 발견시 신고하도록 홍보·교육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개봉 사실을 파악할 수 있도록 컨테이너 문에 스티커를 부착하는 방법 등을 추진하려고 검토하고 있다." 

-여왕개미 없이 알이 발견될 수 있는 것인가.
  
"(류동표) 일반적으로 제일 큰 일개미가 알을 낳을 수는 있다. 다만 세대를 이을 수 없는, 난황이 없는 무(無)수정란을 낳는 것이다. 아직 현미경을 통해 (육안으로) 알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 더 봐야 한다."

-수출입 컨테이너 등을 통한 유입이 아닌 방제 소홀 등으로 국내에서 확산됐을 가능성도 있어보인다.

"(노수현) 결혼비행 후 낙하해 바람에 의해 인근 5㎞까지 떨어진 지역으로까지 갈 수는 있지만 (국내에서 확산됐을) 가능성은 낮다.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유전자분석을 해야 하며,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붉은불개미 확진 절차는.

"(노수현) 매뉴얼에 따른다. 의심 개체 채집 후 지역본부의 시험분석과에서 1차로 확인하면 본부와 외부 전문가들이 동시에 2차로 점검을 하게 된다. 확진까지는 반나절이면 된다. 지난번 (부산항의 열대불개미 사례는) 조금 늦었는데 형태학적으로 명확한 모습이 나타나지 않아 유전자분석까지 해야했다.

-여왕개미의 사체도 발견되지 않았는데. 
 
"(노수현) 여왕개미가 결혼비행에 성공하면 날개를 떨어뜨린 후 개미집 속에 들어가게 되며, 이 기간에는 여왕개미는 굉장히 취약해져 도망가기가 굉장히 어렵다. 때문에 콜로니를 못 찾더라도 여왕개미는 잡는 경우가 많다. 올 봄 세미나에 참석했던 미국의 불개미 전문가는 여왕개미 찾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산항에서 붉은불개미 일개미 2마리 발견 후 일주일 만에 검역태세 '평시체제'로 전환했다. 섣부른 조치 아니였나.

"(노수현) 일단 개미 발견 즉시 '빠른 박멸'이 우리의 목적이다. 그러나 당시 번식 능력이 없는 일개미인데다 컨테이너 내부에서 발견돼 확산될 가능성이 거의 없었고, 일주일 간의 강화된 예찰에서도 아무 이상(추가 발견)이 없어 해제(평시예찰로 전환)하는 과정을 거친 것이다. 일개미 1~2마리가 들어온 것은 여왕개미나 군체가 발견된 것과는 위험도가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차별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앞으로 꼼꼼하고 철저한 방역활동이 이뤄지도록 총력 다하겠다."

-개미류 혼입 가능성이 높은 32개 품목의 수입 컨테이너 전체 개장검사 기간은.

"(노수현) 병해충 발견 상황을 봐가면 결정할 사안으로, (기간을 못박는) 오늘 대책회의에서도 논의하지는 않았다. 1~2개월 일시적으로 해보는 것이 아니라 외국에서의 붉은불개미 발생 현황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 검역을 강화한다면 우리도 그 쪽으로 포커스를 옮길 수도 있다."

-32개 품목 외수입컨테이너에 대한 전수조사 계획은 없나

"(노수현) 검토해보겠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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