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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아트클럽]국립현대미술관 법인화 철회...마리 관장과 혁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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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6-26 19:42:34  |  수정 2018-06-26 23:34:47
마리 관장 '2019 개관 50주년 중기 운영혁신 계획' 발표
문체부 "최근 법인화 검토 중단 결정...최종 결정은 행자부"
12월초 임기 만료, 마리 “더 일하고 싶다’...연임 9월경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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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김용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의 법인화가 전면 백지화됐다. 지난 10여년간 추진되어온 일이다.

  발표는 느닷없이 나왔다. 26일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50주년 맞이 중기 운영 혁신 계획'안을 밝히면서다.

  이날 혁신안 관련, 기자 간담회를 연 바르토메우 마리 관장은 "국립현대미술관의 법인화가 철회됨에 따라 미술관이 아시아의 중심 미술관으로 도약하기 위한 혁신안을 담아낸 '국립현대미술관 중기 운영혁신 계획'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언제, 왜' 법인화가 철회됐는지에 대한 명확함도 없이 나온 말이었다. 마리관장은 "(법인화 관련)내 생각을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마리 관장은 취임 초 미술관 법인화를 찬성하는 쪽이었다. 법인화가 된다면 국현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것이기 때문에 내 모든 지식과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렇다면 왜 마리 관장이 내년 운영계획안을 발표하는 것일까.

 마리 관장의 임기는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정확히 오는 12월 13일, 3년 임기가 끝난다. 통상, 그동안 기관장이 바뀌면, 조직문화와 정책이 바뀌는 관례 측면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혁신안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일하는 방식을 바꾼다'는게 핵심이다. 전문성과 개방성, 공공성을 강화하는 한편, 3~5년 앞선 전시기획을 추진해 ‘연구→ 수집→ 전시→ 출판’의 선순환 시스템을 정착시킨다는 목표다. 심도 있는 프로그램의 운영을 위해 전시 수를 줄인다. (실제로 올해만 25개 전시가 이어진다. 지난해에는 40여개를 펼쳤다. "전시는 많은데 볼게 없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특히 국내외 미술계와 보다 개방적으로 소통하고 협업하는 시스템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2021년부터 시작되는 미국 미술관 순회전을 목표로 7월부터 '한국 실험 미술'에 대한 조사 연구에 들어간다. 또한 미술관 개관 50주년 기념으로 과천과 서울관 덕수궁관 3관 통합 실시되는 '20세기 이후 한국미술:광장'전은 한국 전시후, 미국 미술관으로 해외 전시가 추진된다. 이는 신설되는 해외 전문가 연수프로그램과 연동, 국제 미술계에서 한국미술의 위상을 강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내년에 국립현대미술관이 50주년을 맞는다. 아시아에서 최장의 역사를 지닌 미술관이 되고, 물리적으로 봐도 3개사를 합쳐도 큰 규모를 자랑한다. 올해 말 청주관을 개관하면 세계적인 규모를 갖춘 미술관이 된다. 이런 규모를 갖춘 미술관이라면 제대로 된 국제적으로 나아가야 할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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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26일 국립현대미술관 영화관에서 마리 관장이 개관 50주년 맞이 중기 운영 혁신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그렇다면, 마리 관장은 연임하는 것일까?  다시 "왜 이 시점(공모를 거친다면, 3개월정도 남은 임기)에 미술관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는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마리 관장은 "임기와 상관 없이 법인화와 관계없이, 미술관의 중기적인 운영계획은 지켜줘야 한다"면서 "이 중장기 계획은 논리적으로 맞는 일이다. 후임 관장의 자율적인 선택을 제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후임이 와도 이 미술관의 방향성은 존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년간 진행하던 법인화가 중단되면서, 미술관의 체질변화를 원하고 있다. 이 혁신 계획안은 '요청'이 있었다"고 했다.

   "어디의 요청인가?"

  이 때, 마이크를 잡고 한 남성이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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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26일 마리관장이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운영단장이 하는 말을 통역을 통해 듣고 있다.

 그는 국립현대미술관 박위진 기획운영단장.  "마리 관장 임기와 관계없이 미술관을 쇄신하라는 문체부 본부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다"고 부연 설명했다.

 깜짝 등장한 그는 "마리 관장 임기는 3~4개월 남은게 아니고, 정확히 6개월 남았다"며 "법인화 검토 중단하면서 미술계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쇄신 계획을 수립해서 시행하라는 장관의 요구가 있었다"고 밝혔다.

 박 기획단장은 문체부가 미술관에 파견한 공무원이다.  지난 9월 부임한 박 단장은 "자신이 미술관에 온 것도 바로 이 미션을 수행하라는 방안을 갖고 왔다"면서 "어떻게 미술관을 정상화 시키고, 예측 가능한 미술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혁신안은 "마리 관장의 연임프로젝트나, 관장의 의지에 의해 말하는게 아니다"면서 "미술계 쇄신에 대한 강력한 미술계 요구를 수용하는 본부 차원의 요구가 있었다"는 것을 명확하게 짚었다.

 법인화 철회와 관련, 박 단장은 "문체부에서 법인화는 중단하자는 건 최근(며칠전) 결정된 것"이라며 "행자부와 협의중이다.  법인화 결정은 우리(문체부)가 결정할수 있는게 아니다. 최종 결정은 행자부에서 한다"고 했다. 

  미술관은 그렇다면 10년간 헛발질한 셈이다. 중단 이유는 무엇일까.

박 단장은 "법인화로 인해서 미술관 발전이 지연되고 있다"고 꼽았다.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면서 "법인화를 예산과 인력 통제 수단으로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인화를 찬성하는 사람도 많지만 조직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되다보니 '예측가능한 미술관'이 되지 않더라"면서 "예측가능한 미술관이 되기위해 쇄신책을 발표하고 준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측 가능한 미술관'을 반복하던 그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개막식까지 나오지 않은 전시 도록이 문제였다.

 "전시하면서 도록도 안나오는 미술관이 미술관이냐. 새 관장이 와서 내년 전시계획 세우고 졸속으로 준비해서 가야 되느냐."고 지적했다는 문체부 장관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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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바르토메우 마리(Bartomeu Mari) 국립현대미술관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3.13. taehoonlim@newsis.com


 
 미술관은 억울하다.

 미술관 법인화는 2009년부터 추진되어왔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던가. 마치 미국 뉴욕 모마 미술관처럼, 미술관을 선진화하려했던 정책이다.법인화를 위해 조직을 개편하며 예산을 써오며 10년간 들이대기만 했다. 그동안 계속 야당(현 여당)이 반대했다.
 
 '미술관 법인화' 추진은 정부 정책의 사생아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유인촌씨가 문체부 장관이 되면서 법인화가 논의됐다.

국립현대미술관 강승완 학예실장은 "MB정책이었다. 고이즈미 내각때 작은 정부 한것처럼 우리도 추진됐다"며 2009년 당시 미술관 법인화 실태를 파악하러 일본에도 갔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10년간 결정이 안나고 결론이 안나니 힘들었다"면서, 이 같은 결정이 속시원하다는 입장이다.  

강 실장은 "문체부가 유일하게 기관에 법인화 기관이 없어 10년간 협력없이 추진은 정말 힘들었다"면서 법인화 철회와 관련, "인프라가 없다. 기부문화가 없기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국립미술관도 2002년에 법인화 했는데, 다시 돌릴려고 한다"면서 "기업이 돈 있으면 자기 미술관 짓고, 작가들도 자기 미술관 짓는다. 우리나라는 공동으로 환원하는게 없는게 문제"라고 했다.

 또다른 문제점도 제기됐다. 박위진 기획단장은 "법인화 가치는 독립채산제로 하라는 것이다. 내가 펀딩해서 인력도 내맘대로 채용하고 융통성있게 하라는 것이다. 책임운영기관으로 인사와 예산을 관장한테 부여하는게 원칙이다. 관장을 누가 뽑느냐가 중요하다"면서 "그동안 법인화 이사회 구성은 장관이 하는 걸로 되어있다. 이사회를 장관이 뽑는 거니 제대로 될수 없지 않나"라고 했다. 

 법인화가 물거품이 되면서 조직-직제개편이 다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박 단장은 "법인화 철회가 되면 전문임기제는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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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안녕하십니까. 저는 마리 리바스 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14일 오후 2시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49)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 외교부 청사 203호실로 들어와 더듬거리는 우리말로 인사를 했다. 회색 양복에 회색 넥타이를 맨 그의 흰 셔츠에는 파란 줄로 된 패용증이 걸려 있었다. 국립현대미술관장 신분증을 겸한 출입카드다.  hyun@newsis.com

 MB정책이었던 ‘미술관 법인화’도 적폐청산일까. 10년간 4명의 관장이 바뀌고도 추진되다, ‘촛불 정부’에 철회됐다.

 그렇다면 마리 관장은 어떻게 될까. 파격적인 ‘미술관 1호 외국인 관장’은 박근혜 정부때 탄생했다.

 마리 관장은 마음을 비웠다는게 주변의 이야기다. 운영계획안 발표전 한 매체에서 설문조사를 통해 '마리 관장 연임을 반대'한다는 미술전문가 18명 중 9명의 입장을 전했다. "마리 관장 재임 기간을 잃어버린 3년”이라며 혹평했다. "한국말도 못하고, 국내 미술에 대한 이해가 없어 우리 미술사와의 맥락을 찾아볼 수가 없다”는 점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공모 결과를 무산시키면서 석연치 않게 꺼낸 카드라는 사실까지 환기시켰다.

 마리 관장은 어찌보면 서울대와 홍대파로 나뉜 희생타이자, 국내 미술계의 구원투수였다. 스페인에 살던 그가 내정됐을때도 찬반이 뜨거웠다. '대한민국 예술을 대표하는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외국인에게 맡겨서는 안된다"는 반대 입장과, "학연때문에 나뉜 미술계에 외국인이 낫다"는 옹호론이 있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장 출신으로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 임명되기까지 쉽지 않았다. 2015년 12월 13일 '미술계의 히딩크'로 애칭을 얻고 우려반 기대반으로 지난 세월이 3년이 됐다. 굵직한 대형 전시가 엎어지면서 신뢰도가 추락했지만 외국인 관장이 오면서 해외 네트워크 구축이 활발해졌다는 평가는 내외부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날 개관 50주년 중기 운영혁신 계획을 발표한 마리 관장은 "미술관의 한계치를 시험중"이라며 "앞으로 쓴소리도 달게 받겠다"고 했다.

 미술계에서 미술관장 임기 3년은 짧다는 의견은 일치한다. 전시 기획추진만 2~3년 걸리는데, 해볼라 하면 자리를 빼는 건 전시기획 지속력과 연결성이 없어 문제라는 것. 

  강승완 학예실장은 "미술관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조직이 안정되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시를 앞두고 사람이 바뀐다. 이건 말이 안된다"며 “지난 10년간 즉흥적으로 해왔다"고 토로했다.

 강 실장은 "관장 자체의 임기가 짧아, 중기 계획이 성립되지 않는다"면서 "미술관 공신력이 바닥"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 운영계획 발표중 내후년 것은 몰라도, 내년 전시 기획건은 모두 픽스됐다"고 전했다. 새 관장이 오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이야기다.

   해외 유명 미술관장의 임기는 기본 10년 이상이다. 호주 현대미술관/ Elizabeth Ann Macgregor OBE 관장(1999~현재 18년때 재직중) ,뉴욕 메트로폴리탄/필립 드 몬테벨로/1977~2008(31년 재직), 도쿄도 사진미술관/ 후쿠하라 요시하루/ 2000.11~2016.3(약 16년 재직)관장이 장수하며 미술관을 이끈바 있다.

 마리 관장의 임기는 따지고 보면 석달 남았다. 연임이냐 아니냐는 3개월전에 통보된다. 2015년 12월 14일 부임됐기 때문에 9월경이면 결정난다. 연임 여부가 결정되면 9월 공모절차는 진행되지 않는다. 2015년 미술계 내로라하는 인사 15명이 접수했지만, 당시 '적격자 없다'며 4개월간 진행된 관장 공모가 백지화된 바 있다. 

 마리 관장은 “해외 유수 미술관은 성공적 성과를 내거나 좋은 리더십을 보여준 관장이라면 최소 10년은 관장직을 수행하며 미술관을 이끈다”며 연임 의지를 드러냈었다. 올 초 '2018 전시 라인업'을 발표하면서다. 그는 "본격적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미술관으로 도약시키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더 일하고 싶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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