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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화웨이의 5G 진격에…고민 깊어진 韓기업

등록 2018.06.28 19: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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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내년 상용화 시점까지 장비공급 불가능 관측 나와

LGU+, 화웨이 장비 도입 공표…세계 최초 외치는 KT, SKT 고민

中화웨이의 5G 진격에…고민 깊어진 韓기업

【서울=뉴시스】오동현 최선윤 기자 = 내년 3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화웨이의 통신 장비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

 28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와 SK텔레콤은 LTE 통신망을 구축할 당시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의 통신장비를 사용했다. LG유플러스만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뿐 아니라 화웨이 장비도 함께 채택했다.  

 그런데 최근 통신장비 시장에서 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워 세계 1위를 차지한 중국 화웨이가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조짐을 보이면서 KT와 SK텔레콤도 5G 통신장비로 화웨이 제품을 선택할지 고민 중이다.

 A통신사 관계자는 "이전까지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의 장비를 써왔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나 이번에도 비슷할 것 같다"면서도 "화웨이 장비가 포함될 지 여부가 주목된다. 화웨이는 국산장비 대비 가격과 성능 면에서 메리트가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B통신사 관계자는 "아직 통신장비 업체들과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 어떤 장비를 사용하게 될지 언급하기 어렵다"면서도 "화웨이의 장점은 국산 장비 대비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좋다"고 설명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최근 권영수 부회장이 상하이 MWC에서 화웨이 장비를 5G 구축에도 사용하겠다고 공표한 상황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화웨이 장비는 가격이 저렴한데다 기술력도 앞서다 보니 적기에 장비 공급이 가능해 5G 망 구축을 빨리할 수 있다. 품질도 안정적"이라며 화웨이 장비 도입의 장점을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화웨이의 시장 확장은 경쟁업체 입장에서 볼 때 탐탁치 않을 수밖에 없다. 아예 미국 정부는 자국 기업을 지원 사격하기 위해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중앙정보국(CIA) 등 6개 미 정보기관 수장들은 지난 2월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해킹 가능성을 거론하며 화웨이와 ZTE 제품을 사용해선 안 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최근엔 미국 법무부가 화웨이의 이란 제재 위반 여부를 두고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미중 무역전쟁이 통신장비 쪽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이러한 분위기가 국내 통신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삼성전자가 내년 3월 5G 상용화 시점에 맞춰 장비 공급을 하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분위기다.

 현재 국내 통신장비 시장은 삼성전자가 40% 이상 점유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5G 이동통신용 주파수 경매를 마친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가성비를 앞세운 화웨이 장비를 선택할 경우 삼성전자의 입지도 자연스레 좁아지게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9월부터 5G 표준 개발의 단계별 로드맵 수립 주도를 시작으로 5G 표준활동, 특허, 신기술 개발 등에서 글로벌 이통통신사와의 협력 관계 강화를 통해 다양한 통신장비 공급에 나서며 시장 선점에 매진해왔다.

 또 삼성전자는미국 최대통신사 버라이즌과 손잡고 미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들어 버라이즌에 28㎓ 대역의 5G 고정형 무선 액세스(FWA) 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고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의 전파 인증을 받았다.

 그러나 한 통신사 관계자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목표로 삼은 3월 5G 상용화를 맞추려면 국내 장비업체의 준비도 돼 있어야 하는데, 삼성전자가 그 시점까지 맞추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와 고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통신사 관계자도 "우리도 국산 통신장비를 쓰고 싶긴 한데 (상용화가) 늦어진다고 하니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화웨이의 통신 장비는 이미 상용화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통신사들이 화웨이 통신장비 도입을 고민하는 이유다.

 이미 화웨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에릭슨·노키아를 제치고 1위 통신장비업체로 떠올랐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는 28%를 점유해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스웨덴 에릭손(27%), 핀란드 노키아(23%), 중국 ZTE(13%) 순이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점유율은 3%에 불과하다.

 삼성전자가 분위기를 반전하려면 5G 상용화 시점까지 장비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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