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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인의 리뷰]마블영화 선입견, 내려놓자···'앤트맨과 와스프'

등록 2018.07.01 0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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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인의 리뷰]마블영화 선입견, 내려놓자···'앤트맨과 와스프'

【서울=뉴시스】 김가윤·류병화·박민기·옥성구·임얼·천민아 기자 =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어벤져스3)로 1000만 관객을 달성한 마블 스튜디오가 또 다른 히어로를 앞세워 여름 극장가를 두드린다.

4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하는 '앤트맨과 와스프'는 2015년 '앤트맨'의 속편이다. '시빌 워' 사건 이후 히어로와 가장 사이에서 갈등하는 '앤트맨'과 새로운 파트너 '와스프'가 역시 새로운 빌런 '고스트'와 싸우는 이야기다.

전편에서 호흡을 맞춘 폴 러드(49)와 에반젤린 릴리(39)는 '앤트맨'과 '와스프'를 연기한다. 마이클 더글러스(74)는 '행크 핌 박사'역이다.미셸 파이퍼(60)가 '재닛 반 다인', 로런스 피시번(57)이 '빌 포스터 박사', 해나 존 케이먼(29)이 '고스트'로 등장한다. 페이턴 리드(54)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6인의 리뷰]마블영화 선입견, 내려놓자···'앤트맨과 와스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20번째 작품이다. '어벤져스3'와 내년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4'의 연결고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블랙 팬서'(약 540만명), 4월 '어벤져스3'(약 1120만명) 등 올해 개봉한 마블 영화들처럼 흥행에 성공, 마블 영화 한국 누적관객 1억명을 돌파할 수 있을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국내 개봉한 마블 영화 19편의 누적관객은 9531만4445명이다.

6월28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이 118분짜리 작품이 '속편 징크스'를 깨고 마블 영화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것인지, 뉴시스 수습기자 6명이 함께 보고 따로 평했다.
[6인의 리뷰]마블영화 선입견, 내려놓자···'앤트맨과 와스프'

◇"마블 히어로가 달라졌다"(김가윤 기자)

세계 평화를 위해 가족도, 애인도 뒤로 한 채 전투에 뛰어드는 히어로는 '앤트맨과 와스프'에서 찾을 수 없다. 앤트맨은 더 이상 가족을 잃지 않기 위해 전투를 그만두고, 와스프는 과거에 잃어버린 가족을 되찾기 위해 싸운다. 동료 히어로와의 유대감보다는 가족애가 부각됐다. 서로를 위한 '작은 영웅'이 된 셈이다.

등장인물에게서 인간미도 느껴진다. 악당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행동한다는 프레임에서 '고스트'는 벗어났다. 딸을 인질로 잡아 앤트맨을 압박하려던 고스트는 빌 포스터 박사의 만류를 받아들인다. 빌 포스터 박사는 행크 핌 박사, 앤트맨, 와스프를 묶어놓고 협박하는 와중에도 딸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을 수 있게 한다.

기존의 마블 영화처럼 스케일이 크거나 전투신이 화려하진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담고 있는 메시지는 더 쉽게 와닿는다. 마블 세계관을 잘 모르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이야기다.
[6인의 리뷰]마블영화 선입견, 내려놓자···'앤트맨과 와스프'

◇"완벽한 악인은 없다"(류병화 기자)

주인공 앤트맨, 행크 핌 박사는 어떤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무뚝뚝하게 얼굴 전면을 가린 수트를 착용하는 빌런 '고스트'는 생김새와 다른 캐릭터다. 자신이 앤트맨과 와스프를 저지하려는 이유를 계속 설명하고 고뇌한다.기존의마블 영화와 달리 가족 테마를 다룬다. 왜 가족에 초점을 맞춘 슈퍼히어로 무비인지 알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앤트맨을 포함한 주인공들이 움직이는 이유는 모두 가족을 위해서다. 곤충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격한 폭력성이 없어 가족 단위 관객들이 불편하지 않게 관람할 수 있다.

무겁고 심각한 갈등보단 재치있는 장면들로 관객들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영화에 빠져들 수 있도록 만든다. 마블 영화를 한 편도 보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즐겁게 볼 수 있다.
[6인의 리뷰]마블영화 선입견, 내려놓자···'앤트맨과 와스프'

◇"히어로는 없고 실소만 남았다"(박민기 기자)

영화를 보는 내내 히어로는 보이지 않았다. 마블다운 영웅의 등장, 웅장한 액션은 없고 그 빈자리는 실소가 대신 채웠다.
감독이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앤트맨과 주변인물들을 중심으로 한 가족애와 액션, 관객들을 웃게 할 개그다.

문제는 이 세 가지를 다 우겨넣다 보니 죽도 밥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점이다. 주연부터 조연 배우들까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개그를 던진다. 웃긴 상황은 물론이고 관객들이 몰입해야 될 장면에서도 농담을 한다.

비슷한 유형의 농담이 계속되니 점점 식상해지고, 나중엔 관객들에게 웃으라고 강요하는 것 같다. 마치 개그맨 공채 시험장을 보는 듯하다. 한국영화로 치면 주연부터 조연까지 모두 유해진만 배치한 셈이다. 공격수만 있고 스토리를 이끌어갈 중재자는 없다.

감독의 웃음 욕심이 과하다보니 몰입에 방해가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지금까지의 마블 시리즈가 보여준 히어로의 진지한 모습도, 입이 떡 벌어질 화려한 액션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 와중에 줄거리는 급하게 전개됐고 내용은 개연성이 떨어졌다.

또 양자 터널을 만들어 양자영역으로 건너가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데만 급급했다. 말 그대로 12세 관람가. 한가한 주말, 초등학생이 부모 손을 잡고 나와서 보기에 좋은 영화다.
[6인의 리뷰]마블영화 선입견, 내려놓자···'앤트맨과 와스프'

◇"가족들이 함께 보면 좋을 영화"(옥성구 기자)

기존의 히어로물과 달리 세상이 아닌 가족을 구한다. 가족을 구하는 내용인 만큼 화려한 액션보다는 유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체와 물건 사이즈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앤트맨과 와스프의 능력은 액션에서마저 유머러스한 느낌을 준다.

세상을 파괴하려는 강력한 악당은 등장하지 않는다. 시공간이 사라지는 양자영역으로 가는 기술 쟁탈전이 치열하지만 선악 구도를 명확하게 가르지는 않는다. 오히려 고스트와 빌 포스터 박사에게 인간적인 연민이 느껴지기도 한다. 전작을 보지 않은 관객도 앤트맨 특유의 유머를 만끽할 수 있을 것 같다.
[6인의 리뷰]마블영화 선입견, 내려놓자···'앤트맨과 와스프'

◇"화려한 액션신으로 지루할 틈 없다"(임얼 기자)

양자터널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사라진 오색빛깔의 영역으로 뛰어든다. 이유는 두 단어로 설명된다. 가족, 사랑. 이성적인 생각에 앞서 많은 사람들이 애틋하고 따뜻한 감정을 먼저 느끼게 만드는 단어들이다. 가슴이 먼저 반응하는 이 감정을 이성과 합리의 영역인 과학공간에서 풀어낸 작품이다.

하지만, 신비롭게 그려낸 양자영역 만으로 '아내를, 엄마를 구한다'는 내러티브를 끌어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주인공들과 빌런 일행이 펼치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액션신들이 관객들에게 마블 만의 톡톡 튀는 매력을 고스란히 전한다.

사물을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는 '페이징' 능력을 지닌 고스트와 크기를 자유자재로 변화시킬 수 있는 앤트맨, 와스프가 싸우는 액션신은 역동적이고 화려하다. 여기에 또 다른 빌런인 암시장 딜러, '소니 버치'(월턴 고긴스) 일당과 펼치는 길거리의 추격전은 또 다른 재미다. 틈틈이 보이는 주인공들의 위트 넘치는 대사와 제스처를 찾아보는 것도 또 다른 흥미요소다.
[6인의 리뷰]마블영화 선입견, 내려놓자···'앤트맨과 와스프'

◇"가족애 느껴지는 따뜻한 영화"(천민아 기자)

개미만큼 작아져 순간 사라지며 적의 공격을 피하거나, 추격자의 차 밑으로 들어갔다가 원래 사이즈로 돌아오는 등 흥미진진한 액션 장면이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정말 주목해야 할 것은 이들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다. 바로 '가족에 대한 사랑'이다. 기존의 마블 영화에서 볼 수 없는 가족 테마를 전면에 내세웠다.

와스프의 어머니 재닛 반 다인을 양자 영역에서 구출하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사건들이 영화의 전체 뼈대다. 와스프와 아버지 행크 핌 박사는 30년 간 재닛 박사를 그리워했다. 강산이 세 번 바뀔 세월이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꼬마였던 와스프가 재닛 박사만큼 나이가 들고, 행크 핌 박사의 머리에 하얗게 눈이 내릴 때까지도 그랬다.

흰머리 할아버지는 아내를 찾기 위해 죽음을 불사하고 미지의 원자 영역으로 뛰어들었다. 와스프는 마블 시리즈 사상 최강의 여성 빌런으로 일컬어지는 고스트에 굴하지 않고 맞서 싸웠다. 이들을 움직이고 싸우게 만든 건 이전까지 마블시리즈가 그랬듯 복수심, 영웅심이 아닌 평범한 '사랑'이다. 우리 곁에서 볼 수 있는, 어쩌면 우리 자신인 그런 가족의 사랑이다.

yoon@·hwahwa@·minki@·castlenine@·limeol@·[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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