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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막히고, 비용 늘고…美제조업계,무역전쟁 피해 체감 시작

등록 2018.07.05 10: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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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역 갈등, 제조업 경기 회복세에 찬물

금속제품 제조업체 "매출은 27%↑, 부품 가격은 51%↑"

굴삭기제조업체 "中제품 대체 힘들어…신규 고용 신중"

할리데이비슨 "EU 보복 관세로 생산 시설 해외 이전"

【쿠야호가 헤이츠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미주리주 세인트 루이스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면제를 받으려는 국가들은 나와 직접 협상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2013년 2월 15일, 오하이오주 쿠야호가 헤이츠에 있는 아르셀로 미탈 스틸 공장의 모습. 2018.03.15

【쿠야호가 헤이츠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미주리주 세인트 루이스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면제를 받으려는 국가들은 나와 직접 협상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2013년 2월 15일, 오하이오주 쿠야호가 헤이츠에 있는 아르셀로 미탈 스틸 공장의 모습. 2018.03.15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미국 제조업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경한 무역 정책과 상대국들의 보복 조치로 인한 무역 갈등의 고통을 체감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부과한 관세로 원자재 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상대국의 보복 조치로 수출의 벽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미국 경제가 아직까지는 호조를 나타내고 있지만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기업의 고용과 투자가 위축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이어지고 있다.

 오하이오의 굴삭기 생산 업체 그래돌 인더스트리스의 마이클 헤이버맨 대표는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우리는 지난해 매우 좋은 해를 보냈고 올해도 좋은 해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관세에 대해서는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제조업 생산은 5월까지 전년 대비 1.9% 증가하며 견조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미국 제조업체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이 가져올 파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최근 시장 조사업체 IHS마르키트의 조사에서 대다수의 미국 제조업체들은 행정부의 관세 조치에 대해 "매우 우려된다"고 응답했다. 또 상당수 업체들은 부품·원자재 조달 비용 상승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미국은 오는 6일부터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를 발효할 예정이다. 중국도 같은 규모로 대응할 계획이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유럽연합(EU), 멕시코, 캐나다 등의 보복 조치도 곧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최대 재계 단체인 상공회의소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톰 도너휴 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정부는 어렵게 달성한 경제적 진전을 약화시키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관세는 미국의 일자리와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무역 전쟁으로 이어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제조업체들은 상대국의 보복 조치를 피해 미국에서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데이비슨은 지난달 25일 EU가 미국산 오토바이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일부 생산시설을 해외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다른 나라에 부과한 관세는 오히려 자국 기업에게 독이 돼 돌아오기도 한다.

 오하이오의 금속 제품 생산업체 펜타플렉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27%나 증가했음에도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다. 2016년부터 트럭 판매가 급증하면서 이 회사의 매출도 빠르게 늘고 있지만 원자재와 부품 가격의 60%를 차지하는 철강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의 열연 강판 가격은 지난해 10월 이후 51%나 올랐다.

 데이브 아른트 펜타플렉스 회장은 "지금까지 모든 것이 우리에게 좋았지만 나는 관세 때문에 그것이 끝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며 "사람들이 이 상황에 대해 불안해하기 시작하면 트럭 판매량 자체가 떨어져 매출도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제조업체들은 이제 중국산 수입 부품·원자재 가격을 걱정해야할 처지다. 중국에서 주물 제품을 수입하는 그래돌 인더스트리스는 오는 6일부터 적용되는 25%의 추가 관세율의 영향을 받게 된다.

 헤이버맨 대표는 "중국 업체 대신에 주물을 공급할 수 있는 적절한 미국 공급 업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감원은 하지 않겠지만 채용에 있어서는 신중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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