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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차' 안에 갇히는 아이와 반려동물들…"잠깐도 안 돼"

등록 2018.07.07 14: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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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서 4시간 동안 차 안에 갇힌 아이 사망

'잠깐이면 괜찮겠지' 안일한 대응, 절대 금물

美, 매년 30~40명 아이 찜통차 사고로 사망

온도 급상승…창문 열어놔도 공기 순환 미약

가스제품·전자기기 사고도 주의…"화약고"

'찜통차' 안에 갇히는 아이와 반려동물들…"잠깐도 안 돼"

【서울=뉴시스】이예슬 안채원 기자 = 경남에서 3살 짜리 아이가 혼자 차 안에 갇혀있다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여름철 '찜통차'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다시금 강조되고 있다.

 뜨겁게 달궈진 차 안에서 어린 아이나 반려동물이 목숨을 잃는 사고는 매년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소식으로, '잠깐이면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도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지난 4일 오전 경남 의령군에서는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에 주차된 차량에서 4시간 가량 방치된 3살 짜리 아이가 열사병으로 숨졌다.

 A(63)씨는 외손자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기 위해 차량 뒷 좌석에 태우고는 이를 깜빡 잊고 본인 직장으로 들어가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의식을 잃은 아이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목숨을 잃었다.

 유사한 비극적 사고는 여러 번 발생했다. 지난 2016년 7월에는 전남 광주에서는 유치원생이 폭염 속 통학버스에 8시간 가량 갇혀있다가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사고도 아니다. 지난해 6월 미국 텍사스에서는 10대 엄마가 1·2살 짜리 아이들을 15시간 동안 차량에 방치한 탓에 사망한 일이 있었다. 미국에서는 매년 30~40명의 아이가 찜통차 사고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워낙 많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차에서 내리기 전 뒷좌석을 다시 한 번 살펴보라는 의미에서 '잠그기 전 다시 보자(Look Before You Lock)'는 문구를 적은 스티커를 붙이는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깜빡 잊거나 고의로 방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찜통차 사고가 얼마나 위험한지 몰라서 일을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폐쇄된 공간에선 공기 흐름이 가라앉게 되고 온실효과와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한다"며 "생물체는 산소가 부족해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사고방식도 금물이다. 김 교수는 "차에 있는 아이들이나 반려동물을 생각해 창문을 조금 열어놓으면 괜찮겠지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 위험하다"며 "창문을 조금 열어놓는 것만으로는 공기 흐름이 미약하다. 외부 온도가 30도를 넘어가고 직사광선이 차 안에 내리쬐면 기대한 만큼의 공기 순환 및 공급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여름철 차안은 마치 '화약고'와 같다는 점도 기억해 둬야 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차량의 대시보드가 고온의 직사광선에 노출될 경우 표면온도는 무려 90도까지 상승한다. 가스라이터나 탈취제 등 가스제품이나 전자기기가 직접·장시간 노출될 경우 폭발 사고의 위험이 있다. 여름 휴가철에는 캠핑을 즐기는 이들도 많은데, 차 안에 부탄가스를 두는 것에도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김 교수는 "아이가 갇히는 것만 위험한 게 아니라 스프레이 계통으로 인한 사고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보통 트렁크에 자동차 용품을 많이 넣어두는데, 여름이 되면 폭발의 위험이 있는 용품들은 빼놓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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