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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채현일 구청장 "영등포 발전 마중물될 것…서남권 종가 명성 되찾겠다"

등록 2018.07.15 12:17:02수정 2018.07.15 15: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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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행정관-서울시장 정무보좌관 지낸 화려한 스펙

구정비전 '탁트인 영등포'…일상민원 구민소통통해 해결

'광화문 1번가' 벤치마킹 '영등포 1번가'로 정치적 협치

영등포고가 철거후 '랜드마크'…정부·서울시와 '다문화' 해결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청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07.15.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청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07.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손대선 박대로 기자 = 1960년대만 해도 영등포구는 서울 서남권 최대 자치구였다. 강서구와 관악구, 그리고 구로구가 영등포구에서 분리되어 나갔으니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크기뿐만 아니다. 영등포구는 70~80년대까지만 해도 교통과 상업의 핵심인 서울 최대의 부도심(副都心)이었다.

 2000년대에 이르러 영등포구는 도시의 외곽으로 밀려났다. 한때 이 지역 발전을 견인하던 경공업은 쇠락했고 상업지구는 활력을 잃었다. 지역별 소득격차도 커졌다. 정치·금융 중심지인 여의도만 번성할뿐 나머지 지역은 정체를 거듭했다. 한때 100만명에 육박하던 인구는 이제 38만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민선 7기 서울 자치구청장중 가장 젊다(70년생). 젊은 나이지만 국회의원 보좌관으로서 수십년 동안 여의도정치에서 잔뼈가 굵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행정관, 박원순 서울시장 정무보좌관 등을 역임하는 등 스펙도 화려하다.

 6.13지방선거를 통해 그가 선출직 공무원으로 변신한 것은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영등포구민들의 기대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뉴시스는 지난 12일 영등포구청장 집무실에서 채 구청장을 만나 그가 내놓은 영등포의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봤다.

 채 구청장은 청와대와 서울시에서 쌓은 스펙이 구민들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다는 말에 공감했다. 

 채 구청장은 "서울에서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중 혼자 출마했고 혼자 당선됐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을 모신 사람으로서도 당선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문재인정부와 박원순의 서울시로부터 유기적인 네트워크와 적극적인 협력을 이끌어 영등포구를 발전하고 도약하도록 하는 마중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등포는 70~80년대 큰 도심으로서 '서남권 종가댁'이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영등포는 교통과 산업의 중심지였다. 그 상징성으로 영등포역, 영등포시장 등이 많았는데 그 이후 도약과 발전이 약간 주춤하지 않냐는 주민들의 아쉬움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채 구청장은 "선거 과정에서도 새로운 영등포로 '탁 트인 영등포'를 얘기했다. '탁 트인 영등포'는 구민과 소통하는 것이다. 기타 각종 현안들 교통, 교육, 주거, 환경, 주차, 쓰레기 문제 등 일상적 민원이 제대로 탁 트이도록 해결하겠다고 캠페인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향후 4년 동안 구정운영의 미래 비전으로 '탁 트인 영등포'를 내세웠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청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07.15.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청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07.15. [email protected]

채 구청장은 "각종 영등포 각종 현안에 대해서 새로운 변화 욕구가 컸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여론조사도 해보고 정책 간담회를 했다. 현안을 해결하는 용어중에 '탁 트인'이 나왔다. 탁 트인다는 것은 소통과 협치를 하겠다고는 것이다. 산적한 현안 해결할 때 정책적으로 협치하겠다는 것이다. 이번에 영등포 1번가를 만들어 그 구민 목소리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채 구청장은 '광화문 1번가'를 벤치마킹해 영등포 1번가를 만들고 청와대 국민청원 제도를 본받으려고 한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신이라는 특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광화문 1번가와 청원제도를 보면서 저건 꼭 지역에 가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동시에 "문재인 정부 출신이고 박 시장을 모신 사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잘하는 게 소통이고 박 시장은 협치를 꾸준히 했다"며 "영등포 1번가를 만들면서 다양한 이야기가 모인다. 생활쓰레기 문제 같은 작은 생활민원이 있는가 하면 중장기적인 일자리 경제 문화 같은 얘기도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 목소리를 모아 부서에서 그걸 가지고 각 분과 전문가 40~50명 선임해 공무원들과 난상토론을 한다"며 "그러고 나서 대책이 마련되면 제가 발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구민의견이 난립하다 구정운영에 되레 해를 끼칠 있을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역기능 있다고 했는데 그건 운영의 묘라고 본다"며 "어떤 제도든지 쓰는 사람이 누구냐, 그리고 지역 특성에 따라 다르다"고 반박했다.

 채 구청장은 "영등포는 소통이 필요하다. 그동안 그런 부분에서 부족한 측면 있었다"며 "제가 구민 38만명을 다 만나지는 못한다. 18개 동센터에서 제안할 수 있게 하고 또 구청과 타임스퀘어 앞에서도 사람들이 와서 제안을 하게 했다. 처음에는 이게 뭐냐 했는데 지금은 속도가 올라가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를 통해 제가 생각하는 소통과 협치, 문재인과 박원순이 바라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 구청장은 "2018년은 지방선거는 지방분권과 지방자치의 질을 도약시키는 중요한 계기"라며 "소통 협치하는 영등포에 외부적 동력, 즉 국회와 서울시와 정부의 지원을 받아와 변화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6.13지방선거를 준비하는 동안 영등포구의 시대정신을 많이 준비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청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07.15.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청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07.15. [email protected]

채 구청장은 "영등포의 시대정신은 체인지다. 사람을 바꿔야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영등포에서 바꿔야할 게 많다"며 "영등포에 십수년 살면서 느낀 게 주거환경, 교육, 문화, 4차 산업 일자리, 미래 먹거리...(중략)...주민들을 만나면서 느낀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강남의 영동대교가 무슨 뜻인 줄 아는가. '영등포의 동쪽'이라는 뜻이다. 서초구 우면동은 영등포구의 우면동이었다. 영등포가 강남의 원조인 셈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분구가 되면서 이렇게 됐지만 영등포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역사성 있고 전통 있고 구민들의 자긍심도 강하다"고 말했다. 

 채 구청장은 "영등포는 호남이나 충청에서 올라오는 길목이다. 토박이들이 많다. 영등포민의 자긍심을 살리고 싶다. 필요하면 직접 발로 뛰고 선택과 집중하겠다. 가장 젊은 구청장이라 체력도 자신있다"고 웃어보였다.

 그는 당선 이후 한때 자신의 주활동무대였던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을 3일 동안 순찰(?)했다고 한다. 한솥밥 동료가 관할 자치구청장으로 변신해 찾자 많은 이들이 반가움과 격려의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채 구청장은 "국회의원을 한 70~80명 만난 것 같다. 정세균 의장도 만났다. 재밌어 하시고 격려하시면서 불편한것 있으면 말하라고 했다"며 "몇 군데 돌면서 벌써부터 예산 협조 팁을 받았다. 여의도에 계신 국회의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은 채현일 영등포 구청장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영등포 고가를 철거한 뒤 이 일대를 영등포구의 랜드마크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채 구청장은 "고가차도가 한때 산업화시대인 80~90년대에는 필요했지만 지금 21세기 4차 산업 디지털시대에는 유물이 된 것 같다"며 "거기가 상습 정체 구간인데다 미관도 안 좋다. 그쪽 근처는 상권도 상당히 죽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통만 해도 그렇다. 고가 밑으로 차를 운전하다 보면 길이 6~7군데로 갈라진다"며 "얼마나 복잡한지 도로별로 색깔을 칠해 놨다. 나도 가끔 길을 잃고 헤맬 정도다"고 지적했다. 

 이어 "왜 이렇게 복잡하게 됐을까. 왜 이렇게 답답하게 해놨을까. 이 부분을 몇몇 전문가들과 상의해보니 서울시나 외부에서 철거를 계획했지만 안됐다"며 "철거한 그 지역에 무엇을 넣을지는 공모를 하던 내부 검토를 해서든지 영등포의 도약과 변화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를 하나 넣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교통흐름을 개선하고 주변상권, 주거환경을 개선하도록 하겠다"며 "한마디로 '탁 트이게 하는' 것이다. 과거의 유물을 없애고 영등포가 도약하고 점프하는 상징적 조형물을 만들어서 영등포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청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07.15.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청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07.15. [email protected]


 영등포구는 예부터 노숙인, 쪽방촌 거주민 등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채 구청장은 "취약계층 발달장애인, 그 외에 어르신이나 여성이나 유아 등에 대한 복지는 당연하다"며 "기존 해오던 것은 계속 하되 이제는 그걸 뛰어넘어 더 미래세대를 위한 복지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하반기에 예산이나 사업계획 짤 때 점검하겠다. 생산적인 복지를 할 게 뭐있는가. 혹시 복지예산이 약간 중복되거나 부정수급은 없는지. 복지에 생산성을 따질 수는 없지만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영등포구는 서울 자치구 중 외국인 비중이 가장 높다. 경제사정이 어려워지다 보니 다문화를 바라보는 일반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채 구청장은 다문화 문제에 대해 "사람도 제도도 그렇고 결국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다. 그걸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것은 지도자와 공직자의 기본"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 주거문제도 있고, 문화적인 환경, 상업 환경이 많이 바뀌고 있다.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쓰레기 문제, 주차 문제도 있는 것 같다"며 "이런 난제를 어떻게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풀어갈지 고민하겠다. 지역 주민들과 공무원, 필요하면 서울시나 정부와 논의해서 이 부분을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채 구청장은 끝으로 "가장 젊은 구청장의 장점은 체력과 열정 그리고 구민에 대한 헌신"이라며 "구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소통하고 구민과 함께 영등포를 바꾸겠다. 1400여명 영등포 공무원과 함께 손을 잡고 자랑스러운 영등포, 탁 트인 영등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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