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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생각] “한반도 미래를 위한 절실한 협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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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7-18 11:25:23  |  수정 2018-07-23 10: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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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ㅣ 유재광  국회 미래 연구원 부연구위원 (외교/안보/북한)
문재인 정부 이후, 남북한 관계의 개선과 통일은 모든 논의들의 핵심 화두이다. 이 상황에서 남북한 관계의 미래 그리고 나아가서 한반도의 명운이 걸린 통일의 미래는 어떠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너무 자연스러워 보인다. 구체적으로 남북
 한 관계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점진적으로 큰 무리 없이 개선될 것인가? 이렇게 개선된 남북한 관계는 과연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통일이라는 민족사적 염원의 성취로 자연스레 이어질 것인가?

  이러한 거시적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미래’라는 아주 일반론적인 현상의 복잡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든 정치 사회적 현상의 미래는 어떤 특정 변수 혹은 이들의 상호작용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남북한 관계개선, 나아가서 통일이라는 일견 단순해 보이는 현상도 수많은 예측 가능한 또는 예측치 못한 변수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의 한 결과일 것이다.

 불과 2년 전만 보더라도 미국에서 트럼프 리더십의 등장과 이 리더십 하의 미국이 한국전쟁이후 70여년의 적대관계를 지속해온 북한과 평화회담을 할 것이라고 누가 예측을 했을 것인가? 바꿔 말하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남북한 관계 개선 그리고 통일에 관한 낙관론도 상당히 조심스레 접근 할 필요가 있다.

 남북한 관계가 개선되지 말고 통일을 미뤄야 한다는 냉전 식 회의론을 말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가능한 한 모든 경우의 수 그리고 완전 예측치 못한 돌발변수나 충격 등도 한국 대북 및 통일 정책의 미래를 설계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미래학에선 우리의 다가올 미래가 크게 큰 거시적 흐름 혹은 트렌드, 전혀 예측치 못한 돌발변수 그리고 내생적 변수인 정치 행위자들의 정책이라는 세 가지 변수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 예측한다. 이런 미래학의 시각을 남북한 관계 및 통일의 미래에 적용해 본다면, 우리 정부가 정교한 남북 화해 및 통일 정책을 입안하고 이를 실행한다고 해서 평화와 통일이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앞으로의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일단 미국과 북한의 화해 무드가 양국의 외교적 접촉을 통한 신뢰관계의 회복을 통해 일관되게 지속되어야 한다. 이러한 거시적 흐름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다음으로는 이 평화를 향한 과정에 예측치 못한 돌발변수 혹은 충격이 없어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 남북미 화해과정에서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로 북한의 급변사태가 일어난다고 하자. 김정은 리더십은 치명타를 입고 여러 대안 정치세력들이 등장 및 경쟁할 것이고 북한의 정치 및 경제 상황은 극단의 혼란으로 치달을 것이다.

여기에 중국과 미국의 직간접적인 군사 개입도 예상할 수 있다. 이 경우 이제 발걸음을 띤 평화를 향한 과정이 어떤 한반도의 미래로 귀결될지는 전혀 모르는 일이다. 따라서 북미화해라는 외부 트렌드가 지속되고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가 개입 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남북 관계 및 통일의 미래는 우리 정부의 능력과 의지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유의할 점은 남북 화해와 통일을 향한 정부의 정책은 많은 국내정치적 제약에도 직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와 여당은 과거 대북 화해협력에서 상당한 진전을 보였지만 이에 못지않게 일방주의, 투명성의 부재, 상호성의 부재라는 쓴 경험을 맛보았다. 북한에 대한 불신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비판적인 야당과 시민사회는 현재의 대북 평화 협력 정책이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는 곧 외부적인 화해협력의 모멘텀이 유지되고 돌발변수의 개입이 없더라고 우리 스스로의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에 대한 의지와 능력이 국내정치적 갈등의 벽을 넘지 못하면 제한적 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한국의 정치권과 국민들이 상이한 북한에 대한 인식에도 불구하고 합의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사실관계는 존재한다. 북한에 대한 오래된 감정적 싸움을 잠시 내려 둔다면, 우리는 남북관계 개선과 종국적인 통일이 군사적 대립과 대결보다 바람직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좀 더 합리적이고 비용 절감적인 미래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지난 2-3년간 일어난 북한의 극단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과 한국과 미국의 한 치의 양보 없는 강경 대응은 결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라는 미국도 한국도 주변 강대국들도 원하지 않는 비현실적이고 위험한 상황으로 귀결 되었다. 이 경험을 통해 우리는 지난 70년간 남북한 적대감이 강대강의 군사대치 나아가서 무력 충돌로는 해결 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생생하게 깨닫게 된 것이다.

 미래학에서 예측한 대로 남북 화해와 통일은 한반도가 겪을 여러 가지 미래들의 하나일 뿐인 것은 자명하다. 앞으로 우리정부의 정책이 극단적인 군사대결정책으로 돌아간다면 한반도의 미래는 21세형 냉전으로의 복귀라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실익이 없다 판단하고 과거의 대결체제로 돌아가면 북한은 좀 더 대담한 핵 및 미사일 도발을 할 것이며 이는 미국의 더욱 강력한 군사적 응징으로 현실화 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우리가 냉철하게 대비해야 하는 한반도 미래의 한 모습이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북한의 급변사태라는 돌발변수는 엄청난 혼란과 위기 그리고 불안정성을 증폭 시킬 것이기에 이 상황역시 남북한 관계의 가능한 미래로 설정하고 대비해야 한다. 따라서 남북한 관계와 통일의 미래는 단수가 아닌 ‘복수’이다.

 이러한 복수의 미래중 지금은 그 어느 때 보다 남북관계 개선 및 통일을 향한 미래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70년의 적대 관계를 이어온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시작 하였고 북한의 급변사태 가능성도 생각 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상황에서 정치 지도자들과 국민들은 평화와 통일 이라는 특정한 미래를 향해 가는데 더욱더 포괄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여당과 통일을 옹호하는 시민사회는 북한에 회의적인 야당과 반북단체들에 군사적 강대 강 대치의 위험성 및 비현실성 그리고 통일이 가져다 줄 실익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회담을 앞두고 공화당 매파의원들을 설득하는 정도의 노력도 현재 한국 정치 지형에서 관찰되지 않고 있다. 한쪽은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에 대한 희망만을 강조하고 있으며 다른 한쪽은 이에 대한 비판에 몰두해 오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민의의 대변기관인 국회는 ‘협치’를 제 일선의 정치적 목표로 강조하기 시작했다. 북미 화해가 열어주고 있는 기회는 국내정치 지도자들의 남북관계 개선 및 통일에 관한 정책적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하지만 이 능력의 발휘는 민주주의라는 제도적 틀 안에서는 정파 간의 협치 없이는 불가능하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중심으로 설득을 기본 원리로 하는 협치 와 타협의 정치가 어느 때보다 시급히 요구되는 이유이다.   

국회 미래 연구원 부연구위원 (외교/안보/북한)
오하이오 주립대 (OSU)국제정치학 박사
연세대학교 언더우드 국제학부 (UIC) 강사
대표논문: Chung-In Moon & Chaekwang You, "The ARF EEPs: Achievements
         Limitations and Prospects," Global Governance 23 (3) (2017)

 hs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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