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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쟁점'으로 떠오른 필수공익사업장 두고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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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7-18 13:36:31
항공사 노조 "과점 체제 붕괴…오너 일가 '갑질' 맞서러면 폐지 필요"
항공사 "파업하면 당장 물류 운송 차질…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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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동조합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와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의 공동주관으로 열린 '함께 가자 갑질 격파 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갑질 총수 퇴진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번 집회는 각종 갑질 사태가 터진 이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사 노조의 첫 공동집회다. 2018.07.14.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한주홍 기자 = 항공업계의 '필수공익사업장 폐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소속 대한항공 노조와 아시아나항공노조는 오너 일가의 갑질과 전횡의 배경에는 필수공익사업장 지정이 있다며 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항공사에서는 이를 폐지할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맞서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6년 12월 항공운수업을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해 파업 등의 단체행동권에 제한을 뒀다. 정부는 파업 등으로 업무가 정지될 경우 국민 생활과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에 대해 공익사업으로 지정하고 있다. 철도나 수도, 전기, 가스, 석유정제, 병원, 통신사업, 항공운수업이 여기에 해당된다. 

◇항공사 과점 체제 무너져…필공사업장 폐지해야

항공사 내부에서는 이 같은 필수공익사업장 지정이 오너 일가의 독점적 지위와 횡포를 가능하게 한다며 해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회항'이 일어났을 당시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필수공익사업장 지정을 철회해야 조 전 부사장 전횡 같은 오너경영의 폐해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종사노조는 "대한항공을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한 노조법이 폐지돼야 재벌의 독단적이고 안하무인적인 경영행태를 바꿀 수 있다"며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후 회사에 대한 견제력이 약화됐다"고 말했다.

최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과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으로 항공사 오너의 갑질 논란이 일면서 필수공익사업장 폐지는 또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카카오톡에 개설된 아시아나항공 익명 채팅방에서 한 직원은 "필수공익장은 국적항공사(대한민국에 소속되어 있는 항공사)가 하나, 두 개이던 시절에 생긴 법"이라며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고 시대에 따라 법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새롭게 만들어진 민주노총 소속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는 아예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들은 "전 세계에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로 노동자의 방패인 파업권을 제한하고 있다"며 "파업권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회사와 협상 테이블에서 힘의 불균형으로 인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전국공공운수노조가 발간한 '항공운송사업 필수공익사업-필수유지업무제도 적용실태와 문제점 및 대안' 보고서 역시 항공사의 과점 체제가 무너져 필수공익사업장 유지 필요성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항공운송업이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된 2006년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항공시장을 지배했지만 지난해 기준 국내 국적항공사는 9개로 늘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외에도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이 설립됐다. 국내 취항 외항사도 49개에서 84개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국제선 이용 승객을 수송하는 비중도 점차 줄고 있다. 2005년에는 두 항공사의 수송분담률이 62.17%에 달했지만 2016년에는 45.07%로 떨어졌다.

보고서는 화물 운송 파업 역시 과거에 비해 두 항공사의 화물 운송 수송 분담율이 떨어져 과거만큼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항공편이 늘어났고 국내 운송의 경우 KTX나 SRT같은 고속철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파업으로 인한 국민경제 피해 막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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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에서는 국민경제 피해를 막기 위해 필수공익사업 지정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항공운수사업의 경우 국가기간사업인 동시에 다른 교통수단으로 대체가 어려워 업무가 정지될 경우 국가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입힌다는 것이다.

LCC 등 항공사가 대폭 증가했지만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하고는 장거리 운항이 힘든 것 역시 문제다. LCC는 소형기를 기반으로 국내선 및 단거리 국제선 여객을 주로 담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이 2016년 12월 파업한 당시 국제 여객노선 24편, 화물노선 12편, 제주노선 78편, 내륙노선 144편 등 총 258편이 결항됐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만약 항공운수사업이 필수공익사업에서 제외돼 대형 항공사의 전면 파업이 가능하게 될 경우중·장거리 국제노선의 여객·화물 운송을 대체하기 어렵고 이는 고스란히 항공편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h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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