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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판 마타하리?…美검찰 "러시아 女 스파이 몸로비까지"

등록 2018.07.19 1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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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검찰, 女 스파이 러시아연방보안국(FSB)과 접촉 주목

女 스파이, 정치컨설턴트와 동거…일자리 대가 성관계도

알렉산드르 토르신 러 중앙은행 총재가 뒤를 봐주기도

【서울=뉴시스】<사진 출처 : 페이스북> 2018.7.17

【서울=뉴시스】<사진 출처 : 페이스북> 2018.7.17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미국 연방검찰이 18일(현지시간) 이번주에 체포한 러시아 여성 마리아 부티나(29)가
러시아 정보요원들과 관계를 갖고 지속적으로 접촉해왔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연방검찰이 이날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부티나는 미 공화당 정치 컨설턴트와 "개인적 관계"를 구축했으며, "특별히 흥미있는 기관에 자리를 제공받는 대가로" 최소 한 명의 다른 사람에게 성관계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데보라 A. 로빈슨 미 치안판사는 이날 오후 열린 심리에서 보석을 허용해 달라는 부티나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티나는 지난 15일 체포됐을 당시 워싱턴을 떠날 계획이었다고 한다. 연방검찰은 그가 단순히 워싱턴이 아니라 미국을 떠날 가능성도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체포 당시 부티나의 아파트에는 이사를 위한 박스들이 가득했고, 그는 최근 러시아로 돈을 송금하기도 했다.

 부티나가 러시아 정보요원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해왔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라고 WP는 전했다. 강력한 후원자가 뒤를 봐주는 숨은 정보요원으로 미국에서 활동했다는 것이다.

 연방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부티나가 러시아 정보요원으로 추정되는 관리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을 다수 확보했다. 

 연방검찰은 부티나가 러시아연방보안국(FSB) 정보요원들과 만나왔고, "미국에 머무르는 동안 FSB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압수한 문건들 중에는 '러시아 애국자들이 섬기는 기관에 대한 마리아의 노트'라는 메모가 있었고, 이 메모에는 "FSB의 고용 제안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연방검찰은 특히 부티나가 러시아 정부의 정보요원으로 활동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3장의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하나는 부티나와 러시아 외교관이 올해 3월 워싱턴 식당에서 저녁을 함께 하고 있는 모습이 찍힌 것이다. 사진에 나온 메뉴판은 클리버랜드 파크에 있는 프랑스 레스토랑 메뉴판과 일치했다고 한다.

 연방검찰은 사진상에서 부티나가 만나고 있는 그 남성은 "러시아 정보요원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의심된다"면서, 사진은 미국의 대러 제재 조치 일환으로 그 남성에게 미국을 떠나라는 명령을 하기 직전에 찍었다고 전했다.

 부티나가 접촉한 러시아 정부 고위 관리는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협력자인 알렉산드르 토르신이라고 연방검찰은 밝혔다. 또 두 사람이 트위터를 통해 부티나가 오직 비밀리에 활동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부티나는 2016년 10월에 올린 트윗글에서 "오직 익명으로!"라고 밝혔고, 토르신은 2017년 3월 메시지에서 "당신은 안나 채프먼을 앞질렀다(You have upstaged Anna Chapman)"고 칭찬했다. 채프먼은 러시아 미녀 스파이로 수년 간 미국에서 활동하다가 지난 2010년 체포됐다. 이후 미국 등 서방 측 스파이로 활동하다 러시아에서 검거된 4명과 맞교환 방식으로 본국에 송환됐고, 영웅대접을 받았다. 모델과 TV 진행자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검찰은 또 부티나가 세르게이 키슬랴크 전 주미 러시아 대사와 함께 있는 사진을 증거로 제시했다. 키슬랴크 전 대사는 2016년 12월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개인적으로 만나 대러 제재 문제를 논의했다.

 부티나는 미국에서 56세 폴 에릭슨이라는 남성과 동거를 하고 있었으며, 이에 대해 "개인적 관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에릭슨은 사우스다코타 주에서 공화당 정치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연방검찰은 부티나가 에릭슨과 동거를 하는 "개인적 관계"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사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문건에서 부티나는 56세인 에릭슨과 함께 살고 있는 것에 대해 "경멸감을 드러냈다"고 연방검찰은 그 이유를 설명했다. 개인적 관계가 아니라, 각종 정보를 빼내기 위한 창구로 이용했다는 연방검찰의 판단이다.

 연방검찰은 공소장에서 "부티나는 적어도 특별히 흥미가 있는 조직에 자리를 얻는 대가로 (에릭슨)이외의 (다른)개인에게 성관계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부티나에게 자리를 제공한 조직이나 그와 성관계는 맺은 특정인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부티나는 특히 미총기협회(NRA) 지도부를 포함해 미 보수진영 핵심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러시아 총리 권리 활동가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고 한다. 그는 미 대통령 선거 당시였던 지난 2016년 5월 NRA 회의에서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시아에 관한 관점에 대해 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간단하게 잡담을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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