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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화재' BMW 520d, 알고보니 국토부 선정 '최고 안전한 차'

등록 2018.07.30 08: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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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해명 황당…"신차 평가했기 때문"

【서울=뉴시스】 29일 오전 0시 28분께 강원도 원주시 판부면 금대리 중앙고속도로 춘천방면 305㎞ 지점 치악휴게소 인근에서 주행 중인 BMW 520d 승용차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 등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불은 20여 분 만에 진화됐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주행 중 화재사고가 계속되는 BMW 520d 승용차는 리콜 결정이 내려졌다. 2018.07.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29일 오전 0시 28분께 강원도 원주시 판부면 금대리 중앙고속도로 춘천방면 305㎞ 지점 치악휴게소 인근에서 주행 중인 BMW 520d 승용차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 등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불은 20여 분 만에 진화됐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주행 중 화재사고가 계속되는 BMW 520d 승용차는 리콜 결정이 내려졌다. 2018.07.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희정 기자 = 잇단 화재로 최근 리콜을 결정한 BMW 520d는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가장 안전한 차'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언제든 화재가 날 수 있는 위험한 차종을 지난해 가장 안전한 차로 꼽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토부의 자동차 점검 및 평가시스템이 엉터리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평가대상 11개 차종 가운데 BMW 520d에 대해 '올해의 안전한 차' 최고 점수를 줬다. BMW 520d는 2013년 안전도평가 종합등급제 시행 이래 역대 최고점수인 99.1점을 기록했다.

당시 국토부는 BMW 520d와 벤츠 E220d가 "사고예방안전성 및 보행자안전성에서 타 차종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아 높은 안전도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BMW 520d는 '사고예방안전성' 항목에서 17점 만점에 15.9점을, '보행자안전성'에서 25점 만점에 23.2점을, '충돌안전성'에서 60점 만점에 60점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말까지 최근 8개월 간 BMW 28대가 주행 중 불에 탔으며, 이 가운데 19대가 520d 모델이었다.

지난 26일 국토부가 뒤늦게 리콜 실시를 발표한 이후에도 사흘 뒤인 29일 강원도 원주시 중앙고속도로에서 BMW 520d 승용차가 주행 중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이렇게 위험한 차종을 '최고 안전한 차'로 선정한 데 대해 국토부는 "신차를 평가해서 그렇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30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신차일 때는 좋은 평가가 나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엔 생각치 못했던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며 "오래되면 엔진오일이나 타르 등 뭐가 막혀서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29일 오전 0시 28분께 강원도 원주시 판부면 금대리 중앙고속도로 춘천방면 305㎞ 지점 치악휴게소 인근에서 주행 중인 BMW 520d 승용차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 등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불은 20여 분 만에 진화됐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주행 중 화재사고가 계속되는 BMW 520d 승용차는 리콜 결정이 내려졌다. 2018.07.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29일 오전 0시 28분께 강원도 원주시 판부면 금대리 중앙고속도로 춘천방면 305㎞ 지점 치악휴게소 인근에서 주행 중인 BMW 520d 승용차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 등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불은 20여 분 만에 진화됐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주행 중 화재사고가 계속되는 BMW 520d 승용차는 리콜 결정이 내려졌다. 2018.07.29. [email protected]

국토부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불이 났다고 바로 행정조치 취하기는 어렵다"며 "유의미한 화재 사고 수가 나온 이후에는 BMW측과 협의해 원인을 어느정도 특정했다"며 대응이 늦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3~4년 이상 지난 차들도 결함이 누적되면서 불이 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추적시스템이 없고, 국토부도 움직이지 않는다"며 "사고가 띄엄띄엄 발생했으면 운전자 관리 문제로 몰아버렸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계속 불이 나고 있는데, 늦지 않았다고 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미국에서는 사고 2건의 공통분모가 생겨도 정부가 움직인다. 또 징벌적 보상제가 있어 자동차 제조업체에 대한 벌금이 천문학적이다. 사고가 나면 기업이 알아서 움직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BMW측은 엔진에 장착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결함으로 고온의 배기가스가 유출됐고, 이로 인해 플라스틱 재질인 엔진커버 등에 불이 붙어 화재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GR은 미세먼지 원인인 질소산화물을 저감시키는 장치다.

BWM 리콜 대상은 2011년 8월~2016년 7월 생산된 520d 3만5000여 대, 2013년 2월~2016년 8월 생산된 320d 모델 1만4000여 대 등 42개 차종 10만6317대다.

EGR 모듈 개선품 교체 등 본격적인 리콜은 8월 중순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차량 수가 많아 리콜에만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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