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사회일반

국내 첫 영리병원 녹지국제병원 설립 찬반 ‘격론’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18-07-30 17:42:48
반대 측 “영리병원 들어서면 비영리병원까지 영향”
찬성 측 “형평성보다 지속가능성에 무게 중심 둬야”
오는 9월 중 공론조사 결과 제주지사에게 전달할 것
associate_pic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30일 오후 제주시 농어업인회관에서 ‘녹지국제병원 관련 지역별 도민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찬성과 반대 측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2018.07.30. bsc@newsis.com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개원 여부를 판가름할 공론조사가 30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위원장 허용진)는 이날 제주시 농어업인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도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

허용진 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지난 2월 1일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여부와 관련해서 제주도민 1068명이 숙의형 정책 개발 청구를 했고, 이에 따라 제주도는 2차례에 걸친 심의 끝에 공론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토론회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허 위원장은 “공론화 과정을 통해 도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지혜를 모을 것”이라면서 “오는 31일 서귀포에서 토론회를 연 이후 3000명의 도민을 대상으로 1차 공론조사를 시행하게 되며 200명 규모의 도민 참여단을 모집해 집단토론으로 공론을 모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설을 반대하는 측 발제를 맡은 우석균 인도주의실천 의사협의회 대표는 “영리병원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경쟁을 통해서 의료비가 더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미국의 경우 영리병원의 의료비가 19% 더 높다”면서 “주주와 경영진에게 높은 이윤을 배당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associate_pic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30일 오후 제주시 농어업인회관에서 ‘녹지국제병원 관련 지역별 도민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많은 도민들이 참여해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2018.07.30. bsc@newsis.com

우 대표는 “영리병원은 가격이 비싼데도 의료의 질이 낮다. 영리병원의 사망률이 비영리병원보다 1.2배 높다는 것이 증거”라면서 “영리병원은 수익을 내야 해 진료 인력을 줄이고 환자 1인당 진료 시간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 대표는 “영리병원이 들어서면 주변 비영리병원의 의료비도 폭등하게 만드는 뱀파이어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하는 한편 “중국 녹지그룹은 부동산기업으로 병원을 경영한 경험이 전무한 점도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녹지국제병원 개설에 찬성하는 신은규 동서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지속가능성이 중요한 이슈임에도 우리는 형평성만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미국 의료기관이 들어오면 건강보험이 와해된다고 하지만 사실을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우리는 영리병원으로 창출된 이익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데 신경써야 한다”면서 “불모지였던 땅을 개발한 녹지그룹이 과실을 가지고 가겠다는 것인데 여기서 중단되면 피해보상 소송금액을 제주도민이 부담해야 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찬성 측 토론자로 나선 고태민 제주도의회 전 의원도 의견을 보탰다. 그는 “녹지국제병원은 법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고 진행하는 사업”이라면서 “공론조사 결과가 심의 결과와 다르게 나올 경우 제주도의 신뢰도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associate_pic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30일 오후 제주시 농어업인회관에서 ‘녹지국제병원 관련 지역별 도민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한 제주도민이 패널들에게 질문하고 있다. 2018.07.30. bsc@newsis.com

반면 오상원 제주도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 위원은 “녹지국제병원은 미래의료재단이라는 국내의료 법인이 사실상 운영한다는 의혹이 있다. 이는 명백한 불법”이라면서 “녹지그룹은 서귀포 헬스타운에 투자를 중단하고 헬스케어타운 입주자들에게 사기 분양으로 소송을 당하고 있는 회사”라고 비판했다.

오 위원은 “지난 2014년 12월 녹지그룹은 제주도와 500억원의 농수산물을 수입하기로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1억원을 수입한 것이 전부”라면서 “헬스케어 타운 내 호텔에 임금채불하고 9명을 부당해고 한 기업이 제주도에 어떤 기여를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공공병원에서 일하는 노동자라고 밝힌 박경득씨는 “병원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환자를 이용하고 돈을 벌 수 있다”면서 “건강보험공단 등의 견제와 감시를 받아야 그것이 불가능하지만 영리병원은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녹지그룹은 지난 2015년 사업계획이 승인됐고 시설이 준공된 만큼 숙의형 정책사업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이날 토론회를 보이콧했다.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는 오는 9월 중 공론조사 결과를 담은 권고안을 제주도지사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녹지국제병원은 중국 녹지그룹이 778억원을 투자해 서귀포시 토평동 제주헬스케어타운에 46병상 규모로 지어졌으며 지난 2017년 7월 완공됐다.

 bsc@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사회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