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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40대 女, 경찰 도움으로 36년 만에 가족 상봉

등록 2018.08.05 13: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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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정보 검색 통해 지적장애 딸 찾아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70대 노부부가 경찰 도움으로 실종됐던 딸과 36년 만에 상봉했다.

 5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월 '36년 전 잃어버린 딸을 찾아달라'는 정모(76·여) 씨의 신고가 접수됐다.  

 정씨는 생활고에 시달리며 장애가 있는 다른 자녀를 돌보느라 딸을 찾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특히 실종된 딸에게는 지적장애가 있어 더욱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며 힘든 세월을 보냈다. 

 그러나 남편이 말기암 투병생활을 하면서 정씨는 뒤늦게라도 딸을 찾기로 마음을 바꿨다.

 정씨는 경찰에 '1982년 4월 재래시장에 일을 하러 나가 집을 비운 사이 집에 있던 딸(당시 6세)이 사라졌다'며 신고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정씨의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재래시장 주변을 중심으로 탐문했다.

 또 실종 당시 인상착의를 근거로 실종아동 데이터베이스 등을 조회했지만, 정씨의 딸 나모(44·여) 씨의 행적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어머니 정씨로부터 채취한 유전자 정보를 실종아동 전문기관에서 관리 중인 유전자 정보와 일치 여부를 조회했으며, 유사한 유전자 정보를 가진 최모(40·여) 씨를 찾았다.

 2차 유전자 검사를 통해 최씨는 36년 전 실종됐던 정씨의 딸 나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나씨는 지난 2006년 1월 장애인 복지사에 의해 발견, 경찰의 보호조치로 경기 파주시의 한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생활하게 됐다. 그 곳에서 나씨는 자신의 나이와 이름을 잃은 채, 최씨로 12년 째 살고 있었다.

 지난 4일 오후 나씨와 36년 만에 재회한 가족들은 경찰에 거듭 감사의 뜻을 표했다.

 나씨의 어머니 정씨는 "고통 속에서 지낸 36년이었다. 이제 다시 한 가족으로 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서부경찰서 실종수사전담팀 관계자는 "지역 내 장애인 권익 옹호기관과 연계해 실종자에 대한 법률적 조치를 제공하며, 행정보호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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