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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이 클렘, 신의 한 수 전수···한국발레 원포인트 레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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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8-09 15:29:58  |  수정 2018-08-09 16: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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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단 교수 안드레이 클렘(Andrey Klemm)이 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18 한·프발레예술협회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을 지도하고 있다.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박세은은 파리 오페라 발레로 오기 전에도 경험이 많았다. 실력이 뛰어날뿐만 아니라 성격도 굉장히 좋다. 윤서후는 연수단원일 때부터 좋은 것을 빨리 받아들이는 장점이 있었다. 머리가 굉장히 좋다. 강호현은 젊고 아름답다. 가능성이 큰 무용수다."

세계 명문 발레단에 속한 뛰어난 무용수도 클래스에 참여한다. 몸을 푸는 것은 물론, 자신도 모르게 흐트러져 있는 자세 등을 교정하는 시간이다.

5~9일 예술의전당에서 워크숍을 연 러시아 출신 안드레이 클렘(51)은 세계적인 명문 발레단인 파리 오페라 발레에서 클래스를 담당하는 교수다.

1669년 설립된 세계 최고(最古) 발레단인 파리오페라발레는 영국 로열발레단,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등과 함께 세계 발레계를 호령하고 있다. 파리 오페라 발레 교수가 한국에서 워크숍을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00년 국립발레단 출신 김용걸(45·2009년 퇴단·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이 한국인 무용수 중 처음 입단하면서 우리나라와 인연을 맺었다. 이 발레단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무용수는 3명이다.

최근 무용계 아카데미상 격인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고 여성무용수를 받은 박세은(29·제1무용수), 지난해 정단원이 된 윤서후(19), 올해 9월부터 정단원으로 활약할 강호현(22)이다. 이들 모두 클렘 교수의 클래스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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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단 교수 안드레이 클렘(Andrey Klemm)이 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chocrystal@newsis.com
해외 워크숍 등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클렘 교수가 일본 워크숍 중 틈을 내 한국을 처음 찾았다. 오영주 한국-프랑스 발레 예술협회 회장이 다리를 놓았다. 러시아 발레의 뿌리가 박힌 한국에서 프랑스 발레를 접할 수 있는 드문 기회여서 학생들 사이에 관심이 높았다.

클렘 교수는 "한국 학생들은 매우 특별하다. 쉬는 시간에도 멈추지 않는다. 하하. 하루 종일 노력하는 것에 감명을 받았다. 워크숍에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 준비가 잘 돼 있더라"며 흡족해했다. "파리에서 연 클래스에 한국인 학생들이 참가했는데 뛰어나더라. 오영주 선생이 보낸 학생들이다. 바쁜 와중에도 한국인 학생들을 더 만나고 싶어 시간을 냈다."

볼쇼이 발레 학교를 졸업한 클렘 교수는 발레 강국 러시아의 양대 발레단인 마린스키와 볼쇼이 사이에서 새로운 발레를 선보인 모스크바 국립 클래시컬 발레단의 무용수로 활약했다. 독일 베를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지에서 발레 클래스를 열었고, 2006년 처음 파리 오페라 발레와 게스트 강사로 인연을 맺었다.

당시 파리 발레 오페라 출신의 스타 무용수 마누엘 레그리, 이 발레단 에투알(수석무용수) 출신으로 현재 예술감독인 오렐리 뒤퐁 등 내로라하는 무용수들이 지켜보고 있어 잔뜩 긴장했다고 돌아봤다. 그의 수업이 마음에 든 파리 오페라 발레는 한 달 계약을 1년으로 연장했고, 2007년 영구 계약을 맺었다. 매일 클래스를 열고 있는데 러시아 출신으로 프랑스와는 다른 발레 스타일과 에너지로 인기다.   

김용걸 교수와도 친분을 자랑한다. 그는 파리 오페라 발레에 군무로 입단, 솔리스트로 활약했다. 클렘 교수는 "김용걸은 정말 훌륭한 발레리노다. 그 덕분에 한국에 이미 발레 전통이 잘 잡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멈추지 않았던 무용수"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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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단 교수 안드레이 클렘(Andrey Klemm)이 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18 한·프발레예술협회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을 지도하고 있다. chocrystal@newsis.com
뛰어난 무용수들을 연이어 배출하고 있지만, 발레학교를 비롯해 한국 발레의 기초 시스템은 부족한 편이다. 클렘 교수는 "오영주 선생이 하는 것처럼 좋은 교수, 뛰어난 무용수를 초빙해서 클래스를 열고 클래식 발레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은 유난히 집중력이 좋았다. 한 발로 중심을 잡고 반대쪽 발을 들어올리는 아라베스크, 축이 되는 다리의 무릎으로 발끝을 올리는 파세 등 단순한 동작에도 자신 이야기가 배어 있었다. 짧은 시간에도 클렘 교수는 이를 끌어냈다.

다른 직업보다 은퇴 연령대가 낮은 무용수들에게 클렘 교수 같은 교사는 제2의 삶의 롤모델이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교사의 자격 조건은 무엇일까. "풋 워크를 잘 봐야 해요. 더 중요한 건 기술적인 고집이 아니라 무용수가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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