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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쉰살인데 뮤지컬에서 주역···무엇을 어찌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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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8-12 14: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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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건강을 위해 하루에 2만보씩 걷다가 대상포진에 걸렸어요. 하하. 인터넷에서 '50대부터 대상포진을 조심하라'는 내용의 기사를 봤는데,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해왔거든요. 그런데 또 여전히 무대에만 서면 달라져요."

올해 쉰 살이 된 배우 유준상(49)이 쉴 새 없이 뮤지컬 무대에 오르고 있다. 10월28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국내 초연하는 라이선스 뮤지컬 '바넘: 위대한 쇼맨'에서 타이틀롤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을 연기한다. 뮤지컬 '삼총사' 10주년 기념 공연을 끝내자마자 출연한다. 그와 비슷한 연배에 뮤지컬 무대에 주역으로 나서는 배우는 드물다. 

"'바넘 : 위대한 쇼맨'은 제가 50대에 들어 새로 하게 된 첫 뮤지컬이죠. 부담도 있지만 승부욕도 생기는 이유에요. 7일 개막공연 무대에 제가 올랐는데, 예순 살까지 이 기량 그대로 무대에 서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벌써부터 10주년을 해보고 싶은 공연입니다."

1980년 초연한 뮤지컬로 실존 인물인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1810~1891)의 삶을 모티브로 삼았다. 평가가 엇갈리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미국 쇼비즈니스의 창시자로 인정받지만 거짓말쟁이이자 인종·장애인 차별주의자, '노이즈 마케팅의 원조'로도 통한다. 

지난해 말 개봉한 휴 잭맨(50) 주연의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이 바로 바넘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영화와 뮤지컬은 이야기 전개는 물론 넘버도 같지 않은 별개 작품이다.

유준상은 "바넘이라는 한 사람의 인생을 이야기하면서 관객들이 자신의 생을 스스로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랐다"면서 "바넘을 절대 미화시키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기꾼을 영어로 찾아보니, 여러 뜻이 포함돼 있더라고요. 환상적인 느낌을 만들어주는 부분도 있어요. 그런 다양한 뉘앙스가 잘 섞였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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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준상은 연습을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다. "제가 살아온 인생과 겹친다"는 것이다. 유준상은 드라마와 연기로 얼굴이 크게 알려졌지만 무대가 고향이다. 1995년 연극으로 연기판에 들어와 무대 위에서만 20년 넘게 살아왔다.

특히 1997년 '그리스' 이후 뮤지컬에 꾸준히 애정을 드러내온 '1.5세대 뮤지컬배우'다.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영화 연출 전공으로 입학했으나, 진작부터 뮤지컬배우를 꿈 꿨다. 당시에는 뮤지컬 지망생이 없어, 연기 관련 학과에는 제대로 된 뮤지컬 커리큘럼도 없었다.

유준상은 "무대에 쏟은 정서와 시간이 '바넘 : 위대한 쇼맨'에 나와요. 나이듦에 대한 인정도 있고, 나이와 상관없이 일어서야겠다는 희망도 있죠. 오랫동안 함께 해온 서커스 단원들과의 이야기도 있고요"라고 전했다. "대사도 워낙 많아, 템포가 조금만 어긋나도 대사와 가사를 모두 놓쳐요. 20년 동안 공연해 온 시간이 없었으면 도전할 수 없는 작품입니다."
 
유준상의 음악을 향한 애정은 잘 알려져 있다. 기타리스트 이준희(29)와 함께 결성한 듀오 '제이앤조이 20' 멤버이기도 한 그는 최근 솔로 디지털 싱글 '서든리'를 발표했다. 사랑을 기다리는 심정을 유쾌하게 풀어낸 곡이다. 박효신(37), 존 박(30)의 작곡가로 한국에도 알려진 영국 솔 밴드 '마마스건'의 보컬 앤디 플래츠가 작곡했다. "플래츠가 칭찬을 해줬어요. 너무 감미롭게 잘 불렀다고요"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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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살아가는 유준상은 매일 공연 일지도 쓰고 있다. '무대에 오르면서 느꼈던 감정들, 미흡한 부분들을 기록'했다. "제가 감당할 수 있는 한 계속 뮤지컬을 하고 싶어요. 젊은 앙상블 친구들의 엄마들이 동년배이기는 한데, 지금까지는 다행히 민폐를 안 끼치면서 하고 있죠. 요즘에는 아이돌들이 뮤지컬에 많이 나온 덕분에 중학생 팬들도 생겼어요."

바넘에 대한 갑론을박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지만, 상반되는 의견을 내는 이들 사이에서도 일치되는 평가는 '대단한 협상꾼'이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객석을 상대로 한 유준상의 협상술은 무엇일까.
 
"관객들이 반응을 안 해도 분위기가 좋은 날이 있는 반면, 관객들이 박수를 쳐도 에너지가 느껴지지 않는 날이 있죠. 그럴 때는 저부터 다시 정신을 차리고, 무대 뒤에서 다른 배우들을 격려하기 시작해요. '죽을힘을 다해서 가자'라고요. 그러면 객석의 분위기가 다시 좋아지고, 배우들도 안심을 하죠. 오랫동안 무대에 올라 좋은 점이에요."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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