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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선박 환경규제' 맞서 고도화율 제고 '활발'

등록 2018.08.13 09: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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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질유를 휘발유로 전환하는 고도화설비 비중 높여 수익성 제고 움직임

중국 정유업계 고도화되고 있어 국내도 경쟁력 향상 위해 투자 늘려나가

국내 정유 4사, 3조5천억원 투자 계획…현대오일뱅크, 고도화율 40% 올려

정유업계, '선박 환경규제' 맞서 고도화율 제고 '활발'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국내 정유업계가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연료 황함량 기준 인상 등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도화설비 비중을 높이고 있다.

 중질유 등 중간제품을 휘발유, 경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고도화설비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제고하는 한편 선박용 저유황유 수요 확대에도 차질없이 대응하려는 움직임이다.

 또 중국 정유업계가 갈 수록 고도화되고 있다는 점도 자극제가 되고 있다. 고도화시설에 대한 투자를 지금 늘리지 않을 경우 향후 사업을 펼치는 데 애로를 겪을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1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국내 정유업계는 2020년까지 약 3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고도화설비 비중을 현재 25% 수준에서 4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8000억원의 정유공장 증설 작업 중 2400억원이 투자된 SDA(Solvent De-Asphalting, 일산 8만 배럴) 공정을 완공했다.

 SDA는 잔사유에 프로판, 부탄, 펜탄 등 용매를 혼합해 아스팔텐 성분을 제거한 후 DAO(De-Asphalted Oil)를 추출한다.현대오일뱅크는 DAO를 고도화 설비 원료로 투입해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달부터 정유설비와 고도화설비 증설 마무리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증설 작업이 완료되면 일일 정제능력은 56만 배럴에서 65만 배럴로 늘어난다.

 또 고도화설비 용량은 하루 16만5000 배럴에서 21만1000 배럴까지 증가한다. 고도화설비 용량과 단순정제능력 간 비율을 나타내는 고도화율은 기존 39.1%에서 40.6%까지 높아진다.

 IMO의 선박연료 규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이 회사의 설명이다.

 현대오일뱅크의 고유황 중질유 생산비중은 2%에 불과하고 SDA 및 고도화설비 증설 작업이 완료되면 경질유 생산을 더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에쓰오일도 고도화설비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미래 먹거리 창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에쓰오일은 4조8000억원이 투입된 잔사유고도화시설(RUC)·올레핀다운스트림시설(ODC)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지난해 20%대 초반 고도화율이 30%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에쓰오일은 이 설비의 가동으로 고유황 중유가 거의 생산되지 않아 IMO 규제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시범 운영이 되고 있는 증설 공장 가동이 정상화될 경우 연간 6000억원 이상의 추가 영업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이 회사의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의 경우 아직 고도화시설 투자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향후 투자계획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 다수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올해 정기보수를 통해 23.7% 수준이었던 고도화율을 29.2%까지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GS 칼텍스는 아직 고도화 설비 투자 계획을 확정짓지 않았지만 지난해말 기준으로 34% 수준의 고도화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고도화비율이 높으면 값싼 중질유를 이용해 비싼 휘발유를 생산할 수 있어 유가가 떨어져도 회사의 수익성은 낮아지지 않는다"며 "중국이 설비고도화를 통해 제품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국내 정유사의 고도화 시설 투자 확대 배경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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