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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생각] "현재를 새롭게 할 미래의 힘을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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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8-16 15:19:46  |  수정 2018-08-16 15:5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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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허종호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모두가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한다. 기업의 미래를 전망하고 주식에 투자하고, 다가올 한 해를 그려보며 연 초에 목표와 계획을 세워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려왔던 대로 미래가 현실로 다가왔는지 돌아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다. 일개 개인의 인생에도 미리 생각지 못했던 돌발요인은 너무 많고, 지키지 못한 계획들은 비현실적인 것으로 판별될 때가 종종 있다.

 그래도 미래를 지속해서 내다보고 대비하다 보면 그간 고려하지 못했던 차원도 계획에 반영하게 되고 인생의 돌발요인에 대한 임기응변도 늘게 된다. 미래는 어쩔 수 없다고 차치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예측하고 대비하려는 노력의 결과이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는 그동안 여러 번의 정권을 거치면서 과연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역량을 제대로 키워왔을까? 일단 30년, 4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이고 총체적인 미래상은 그려본 적은 거의 없다. 법률에 따라 수립되는 5~10년 단위의 각종 중장기 계획안은 상황변화에 따른 복잡성과 불확실성에 대한 고려 없이 이전 정부의 계획과 거의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청와대의 국정과제도, 국회의원도, 지방정부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은 “계획 따로, 실행 따로”이다.

 우리나라는 미래를 예측하고 대책을 세운다고 하지만 왜 선택한 미래로 나아가지 못할까? 우리나라가 미래를 예측하고 전략을 수립 및 실행하는 과정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일까? 두 가지로 답해 보았다.

 가장 먼저 우리나라는 미래를 내다보는 자원이 부족하다. 기상청의 인력, 재정적, 기술적 자원이 풍부할수록 날씨예측은 정교해지기 마련이다. 미래는 대강의 추상적인 이미지나 순진하게 희망하는 단일한 이상향이 아니다. 미래로 가는 시간 위에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외부 흐름과 더불어 단순한 미래 예측을 불가능하게 하는 여러 돌발적인 요인들이 혼재해 있다.

 따라서 미래는 전문적인 연구 주제이며 지속해서 살펴봐야 하는 모니터링의 대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미래연구 전문 인력과 예산, 연구 자료는 매우 한정적이다. 뒷받침할 전문가와 자료가 풍부하지 못하다 보니 장기적인 비전과 목표가 종종 단순히 의지적 선언인 경우가 많다.

 미국의 대표적인 미래연구 기관인 우드로윌슨센터는 매년 300억이 넘는 예산을 바탕으로 광범위한 연구 네트워크 및 풍부한 자료를 통한 미래전망과 관련 정책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신뢰할 수 있는 미래의 모습을 보게 된다면 현재의 행태는 바뀌기 마련이다. 현재의 좌충우돌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크게 줄일 수 있다. 미래연구에 대한 투자 수익은 현재부터 배당되는 셈이다.

 또 다른 이유는 우리가 융합적인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래는 부처별로 오지 않는다. 그간 미래전망과 중장기 전략은 기획재정부 및 과학기술 관련 부처를 중심으로 산업경제, 과학기술, IT 기술 등의 분야에 국한된 부분적, 단기적, 편향적 연구가 다수였다.

 일부 선도적인 공공 미래 연구기관 또는 정부 부처의 미래연구 또는 추진은 부처별 분업이나 물리적 협업 차원을 벗어나지 못한 채 단기과제 성격으로 이루어져 통합적인 미래전략 추진 역량이 축적되지 못하고 있다.

 중앙정부에 미래전략을 총괄하는 미래기획위원회가 있던 때도 있었으나 당시에도 기획재정부 등 미래 관련 기관들과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협력적 교류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기획재정부 내 미래분석 부서인 장기전략국이 범부처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도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인구 전망을 기초로 정치, 외교, 산업, 경제, 과학기술, 환경, 에너지, 보건의료, 복지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중장기뿐만 아니라 보다 먼 미래를 내다보는 미래 연구가 기본적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훨씬 중요한 것은, 이러한 연구들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융합적이고 총체적인 미래상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는 점차 복잡다단해지기 때문에 우리가 미래에 만날 난제들은 모두 융합적인 미래 예측에 의해서만 식별이 미리 가능할 것이고 융합적인 전략이 아니고는 해결하지 못할 성격일 것이다. 분야 간 미래상을 상호 반영하고 다른 분야에 영향을 미칠 돌발요인을 공유해가며 대한민국의 미래상을 지속해서 수정, 발전시켜가야 한다.

 이러한 융합적인 미래 조망은 다가올 난제들에 대처할 시간을 벌어주어 복잡한 문제에 갑작스러운 주먹구구식 대책이 아닌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수립을 위한 여건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전 지구적인 미래 예측을 배경으로 국민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 대한민국이 나아갈 큰 방향을 정권에 상관없이 30년, 40년의 긴 호흡으로 총체적으로 제시하고 그에 기반을 둔 국정과제 수립과 나아가 법정계획까지 일관되게 수립되고 추진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과연 과욕일까.

 갈 곳을 잃은 배는 조타를 수시로 바꾼다. 비전이 없는 조직은 회의가 많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는 개인은 귀가 얇아진다. 우리는 현재를 바꿀 수 있는 미래의 힘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봐야 한다. 나아갈 방향이 명확하지 않은 국가는 그만큼 현재의 여러 돌발요인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현재의 당면과제에 급급하게 된다. 우리가 미래를 내다보고 사용하는 역량을 키워야 하는 이유이다.

허종호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johoe@nafi.re.kr)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샌디에고 보건학 박사
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조교수

 hs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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