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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퀸' 정선민이 본 北 로숙영 "공격 타고나,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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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8-20 06:00:00
"농구에서 제일 중요한 가드와 센터 포지션, 북측 선수들이 주도"
"박지수 합류하고 로숙영 녹아든다면 일본·중국 넘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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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민 신한은행 코치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에서 북한의 로숙영(25)이 단연 화제다.

182㎝의 포워드 로숙영은 인도네시아, 대만과의 조별리그 2경기에서 평균 27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종횡무진 활약했다. 2경기에서 모두 단일팀 최다 득점자다. 연장 끝에 패한 대만전에서는 홀로 32점을 몰아치는 무서움을 보여줬다.

장신선수가 부족한 어려운 상황에서 로숙영은 포스트업과 돌파, 슈팅, 스텝 등 안정적인 기술로 상대를 공략했다. 동료를 살리는 패스 능력까지 겸비해 일당백이나 다름없다.

'바스켓 퀸' 정선민(44)의 눈에 로숙영은 어떻게 보였을까.

정선민 신한은행 코치는 20일 "대만과의 경기를 특히 유심히 봤다. 우선 일대일 능력과 순간 판단력, 득점력이 타고난 선수처럼 보였다. 개인기와 득점력이 매우 좋았다"고 평가했다.

로숙영은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 아시아컵에서 경기당 20.2점으로 득점왕에 올랐다. 검증된 득점기계다.

앞서 이병완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신임 총재가 "북한 선수의 리그 참가를 희망하고 기대한다"고 언급한 가운데 관계자들은 "(리그에 온다면) 로숙영의 연봉은 무조건 3억원"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자프로농구는 선수 연봉 최고액이 샐러리캡(12억원)의 25%인 3억원을 초과할 수 없다. 최고 연봉자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정 코치도 "한국에 와서 뛸 수 있다면 당연히 그 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3억원이 전혀 아깝지 않은 선수"라고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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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인도네시아)=뉴시스】추상철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예선전 남북단일팀과 인도네시아의 경기가 열린 15일(현지시각)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농구 경기장에서 남북단일팀 로숙영(북측)이 드리블하고 있다. 2018.08.15. scchoo@newsis.com
그러나 정 코치는 개인의 능력보다 현재 단일팀 구성과 전력에서 로숙영이 맡은 역할과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 냉정하게 바라봤다.

정 코치는 "공격력과 기술이 매우 좋은 선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현 구성에서 보여준 수비나 조직적인 이해도는 아직이라는 인상이 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로숙영이 돋보이는 것은 기술이 워낙 좋고 득점을 많이 올리기 때문이다. 함께 뛰는 한국 선수 3명이 조직적인 것에 집중하며 (대신) 궂은일을 하고 있어 한국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기량이 많이 처지는 것으로 보이는 경향도 있다"고 했다.

해석하기 나름이다. 한국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로숙영을 지원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고, 틀에 박혀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풀이도 가능하다. 정말 기량이 못 미치는 것일 수도 있다. 분명한 건 짧은 훈련기간 탓에 코트에 있는 5명이 유기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정 코치는 "포지션의 특성을 볼 때, 빅맨인 로숙영은 보다 궂은일과 수비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 선수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커서인지 모르겠지만 사실 대만전 연장 동점 상황에서 대만 센터를 놓친 로숙영의 수비 실책이 컸다고 본다. 기본적인 수비가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승부처에서 보여주는 수비력이 진짜다. 분위기, 체력 등이 위태로울 때, 선수의 진짜 수비력이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단일팀 경기력에 대해선 "농구에서 제일 중요한 포지션인 가드(장미경)와 센터(로숙영)를 북측 선수 2명이 주도하고 있다. 대만전에서 외곽슛이 터지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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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인도네시아)=뉴시스】추상철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남북단일팀의 예선전 첫 경기를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각)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셈파카 푸티 체육관에서 남북단일팀 북측 로숙영(왼쪽), 장미경이 버스에 탑승해 있다. 2018.08.14 scchoo@newsis.com
아시아 여자농구가 일본, 중국의 양강 구도로 자리 잡았지만 정 코치는 조심스레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뛰고 있는 박지수(20·라스베이거스)의 합류 여부와 로숙영의 적응력이 변수다.

그는 "로숙영이 과거에 더블포스트 전술을 해봤는지, 순간적인 하이-로우 플레이에 익숙한지 매우 궁금하다"며 "익숙하고 빨리 적응할 수 있다면 매우 긍정적이다. (박)지수가 합류해서 로숙영과 팀 전술을 바탕으로 잘 녹아든다면 일본과 중국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단일팀은 20일 인도, 21일 카자흐스탄을 상대한다.

정 코치는 WKBL 통산 득점(8140점) 1위, 리바운드(3142개) 2위, 스틸(771개) 3위, 어시스트(1777개) 5위, 블록슛(246개) 10위 등 대단한 기록을 남긴 파워포워드 겸 센터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상은 역대 최다인 7회 수상했다.

또 태극마크를 달고 2000 시드니올림픽 4강, 2002 세계선수권대회 4강에 일조했다. 박지수에 앞서 WNBA에 진출한 한국 선수 1호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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