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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사람]'극한 상황 신차 테스트' 쌍용차 김종명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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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8-23 09:13:00
"여름엔 영상 50℃ 이상·겨울엔 영하 35℃ 이하 찾아다녀"
"소비자 선택 받는 차가 좋은 차…오지서 쌍용차보면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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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여름에는 영상 50℃가 넘는 곳으로, 겨울에는 영하 35℃ 이하로 내려가는 곳으로 각각 3주씩 떠납니다. 다른 사람들은 여름에는 시원한 곳을, 겨울에는 따뜻한 곳을 찾지만 저희는 반대에요. 극한 상황에서 차량을 테스트하며 성능을 검증해야 안전한 차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이달 초 경기 평택에 위치한 쌍용자동차연구소에서 혹서지역 출장 준비에 한창인 종합평가팀 김종명(39) 선임연구원을 만났다. 김 연구원은 이번 출장에서 팀원들과 함께 중국 신장지역 트루판과 둔황, 걸무 지역을 찾아 쌍용차가 준비 중인 신차를 테스트한다.

 중국 신장 위구르지역에 위치한 투르판은 여름에 최고 50℃까지 온도가 상승하는 곳으로 중국에서 가장 날씨가 더워 '불의 도시'로 불린다. 서유기의 손오공이 500년간 갇혀 있었다는 화염산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둔황 역시 고비사막과 타클라마칸사막에 둘러싸인 지역이고, 걸무는 해발고도 5000㎙에 이르는 고지대로 잠시만 서 있어도 숨이 턱턱 막혀오는 곳들이다.

 "이제는 요령이 생겨서 견딜만 합니다. 중국쪽은 고온다습해서 쉽지 않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그나마 건조해서 햇빛만 잘 가리면 괜찮습니다. 신차가 개발되면 짧은 기간에 16만~24만km를 달리며 내구시험을 하고, 혹서지역과 혹한지역을 찾아 부품이 극한기후에 버틸 수 있는 지, 다른 부품을 써야 할 지를 시험합니다. 저희 팀이 하는 일은 혹서·혹한지역에서 차량을 테스트하는 일이죠."

 김 연구원은 어릴 때부터 막연히 자동차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 자동차과 교사였던 부친은 오토바이, 스포츠카 등을 굉장히 좋아했고, 자동차 정비 현장에도 그를 자주 데려갔다.

 "초등학교 6학년 때는 자동차 영업소를 찾아가서 신차가 나오면 팸플릿을 가져와서 찾아볼 정도로 차를 좋아했죠. 자동차회사에 들어가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동력기계과에 들어갔죠. 대학을 졸업한 후 쌍용차에 입사했고, 입사한 후 자연스럽게 시험 파트 쪽으로 오게 됐습니다."

 입사 후부터 15년째 차량 테스트업무를 하면서 김 연구원은 세상에서 가장 더운 곳, 가장 추운 곳들을 찾아다녔다.

 "여름에는 주로 8월에 3주간 출장을 떠납니다. 주로 중국을 많이 다녔고, 호주·영국·스페인·아랍에미리트 등도 다녀왔죠. 최고 온도 45~50℃ 정도를 찾아다니는거죠. 겨울에는 중국 헤이룽장성 헤이허(黑河)시를 주로 갑니다. 이 곳은 추울 때 영하 35도 이하로 떨어지는 곳이죠."

 차량의 문제를 발견한 후 해결방법을 찾는 것도 그의 업무다.

 "문제가 발생하면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추운 곳에서 시동이 안 걸렸다면 원인을 찾아야 해요. 연료가 얼어서 공급이 안 되는 경우, 배터리 전압이 낮아져 스타트모터가 돌지 못하는 경우, 엔진 자체의 힘이 약해져 시동이 안 걸리는 경우 등이 있는데 이유가 이 중 무엇인지를 찾고, 부품 등을 교체해서 다시 개선 시험을 해 시동이 걸리도록 만들어야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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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혹한상황에서 차량을 테스트하다 도로 한 복판에서 차가 퍼져버렸어요. 엔진룸의 연료펌프와 터보차저를 바꾸지 않으면 차를 움직일 방법이 없었죠. 영하 30도의 기온에 나와서 차량을 수리해 펌프 등을 교체하자니 손의 감각이 없어지더군요. 연료가 손에 다 묻고, 펌핑을 하는데 손에 감각은 없고…. 힘들었죠. 그래도 결국 부품을 바꿔서 계속 운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오지에서 쌍용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을 만나면 보람을 느낀다. 혹서·혹한 지역에서 테스트를 해가며 차량의 성능을 확보했기 때문에 극한기후에서도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차를 다고 다닐 수 있다는 자부심이다. "간혹 혹서·혹한지역에서 쌍용차를 만날 때가 있어요. 그런 지역에서도 저희가 만든 차가 아무 문제 없이 달리고 있는 것을 보면 뿌듯합니다."

 김 연구원은 자신이 테스트한 차중 가장 좋아하는 차로 '티볼리'를 꼽았다. 티볼리는 한때 부채비율이 500%를 넘어설 정도로 경영위기에 시달렸던 쌍용차를 살리고, 국내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열풍을 일으킨 인기 차종이다. 2013년 9215대에 불과했던 소형SUV 시장은 티볼리가 출시된 2015년 8만2308대로 2년 새 9배 가까이 성장했다.

 "티볼리는 기존의 쌍용차와는 완전히 다른 신차였습니다. 프레임이 조금 바뀌고, 부품이 달라진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에 테스트도 굉장히 힘들었죠. 테스트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했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티볼리를 성공시켜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팀원들이 다들 열심이었죠. 결국 양산을 할 때는 모든 문제를 다 개선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차를 소비자들이 많이 구매하고 만족하는 것을 보면서 뿌듯했어요. 첫 차가 나온 이후 새로 나오는 버전마다 다 테스트를 했죠. 앞으로도 티볼리가 더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김 연구원의 생각하는 좋은 차는 '많이 팔리는 차'다.

 "고객이 가장 만족하는 차가 좋은 차죠. 개인적 취향이 다 다르겠지만 결국 많이 팔리는 차가 좋은 차라고 생각합니다. 차가 잘 팔리면 '가격이 싸서 그렇다', '이미지 때문이다', '성능 때문이다' 다양한 분석들을 하지만 결국 전 세계의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차가 좋은 차라고 생각해요. 쌍용차가 경쟁모델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차를 만들고, 그 차가 세계의 모든 곳을 누비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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