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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CIO 후보 5명 압축…면면 살펴보니

등록 2018.08.22 17: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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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준 BNK금융지주 글로벌총괄부문 사장, 서류심사서 가장 좋은 평가

주진형 한화證 전 사장 낙점설 논란…박능후 장관 "인선개입여지 없다"

전광우 전 이사장"기금수익률 올릴 수 있는 전문성이 CIO 핵심 요건"

국민연금 CIO 후보 5명 압축…면면 살펴보니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1년 넘게 비어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후보자 면접심사 결과 5명이 추려졌다. 이르면 내달 최종 선임이 점쳐지는 가운데 누가 최종 낙점을 받을지 주목된다.

22일 국민연금공단 등에 따르면 기금이사추천위원회는 CIO 공개모집에 지원한 30명 중 서류전형 통과자 13명을 대상으로 전날 면접심사를 진행했다.

밤늦게까지 이어진 회의에서 평가를 마친 위원회 위원들은 안효준 BNK금융지주 글로벌총괄부문 사장,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장부연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관리부문 대표,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이승철 전 산림조합중앙회 신용상무 등 5명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게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 CIO 후보들 가운데 서류심사에서 이들중 안효준 BNK금융지주 글로벌총괄부문 사장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사장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대표를 모두 역임한데다 주식운용 부문을 중심으로 금융에 전문성이 뛰어난 것은 물론 글로벌 경력이 탄탄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안 사장은 서울증권 애널리스트로 금융투자업계에 첫발을 내디딘 후 뉴욕지점장, 해외운용팀장을 역임했다. 또 대우증권에서는 홍콩지점 주식운용팀장을, 국민연금에서는 주식운용실장을 맡았다. 시카고 카길과 호주 ANZ펀드운용에서 펀드 매니저로 활동하기도 했다. 대표로 교보악사자산운용과 BNK투자증권을 이끌었으며 지난해 11월부터는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부문장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BNK투자증권 관계자는 "국제 감각이 뛰어나고 금융시장에 정통하다"며 "직원들을 인격적으로 대하는 등 내부적으로 인품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2013~2016년 한화투자증권 사장 재임 시절 매도 리포트 확대, 고위험 주식 선정 발표 등의 파격 행보로 '증권업계의 돈키호테'라는 별명을 얻은 인물이다. 특히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국내 기관 중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내 관심을 끌었다.

또 2016년에는 더불어민주당 총선정책공약단 부단장과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 등을 역임했다.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1차 청문회 당시 참고인으로 출석해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조직폭력배처럼 행동한다'는 발언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러한 개혁 성향은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지만 전문성은 부족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주 전 사장은 경력이 전략기획·마케팅·리테일 분야에 치우쳐 있고 기금운용 경험이 없다는 평가가 있다. 또 주 전 사장이 CIO로 부적합하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한 것도 부담이다. 주 전 사장 시절 한화증권 직원이었다고 소개한 청원인은 "임직원들과의 대화는 자신의 지식만을 뽐내며 모멸감을 주기 일쑤였다"라고 폭로했다.

신탁사와 자산운용사에서 활동을 한 장부연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관리부문 대표는 채권 전문성을 바탕으로 연금·법인 마케팅, 경영관리에서 두루 경력을 쌓았다. 맵스자산운용에서는 CIO 상무보를,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는 채권마케팅본부 본부장·연금마케팅본부 본부장 상무, 법인마케팅부문 대표 전무, 경영관리부문 대표 부사장, 기금솔루션부문 대표 등을 거쳤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현대증권, 동방페레그린증권, SK증권, 메리츠증권 등 증권업계에서 13년간 기업분석 및 영업을 담당했다. 또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 사단법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연구소장 등을 맡고 있다. 현재는 업의 지속가능 경영수준을 평가하는 싱크탱크인 서스틴베스트를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기 국민연금 CIO가 갖춰야 할 주요 조건으로 기금운용 전문성, 조직안정을 위한 리더십, 정치·경제권력의 외풍에 휘둘리지 않을 독립성 등을 꼽았다.

전광우 전 국민연금 이사장은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최고 책임자인 만큼 기금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전문성이 가장 핵심적인 요건"이라며 "또한 기금운용본부 조직이 많이 흔들린 만큼 조직을 안정화할 수 있는 리더십이 있어야 하고, 정치·경제권력에서 입김에서 벗어나 투자 원칙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이 하루빨리 선임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금이사추천위원회는 복수 이상의 후보자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게 추천하게 돼 있다. 지난 6월 27일 '적격자 없음' 결론을 내리고 재공모에 들어간지 두 달여 만에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인사검증을 한 차례 더 거친 뒤 공단 이사장은 최종 후보자 1명을 낙점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임명하게 된다.

기금이사 임기는 2년이며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다. 5월 말 기준 약 634조원 규모에 달하는 국민 노후자금인 국민연금 기금의 관리·운용 업무를 총괄한다. 지난해 7월 강면욱 전 본부장이 물러난 뒤 줄곧 공석 상태였다.

한편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불거진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내정설'에 대해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인선에 개입할 여지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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