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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비나이·최고은·아시안체어샷, 전통을 재정의하다···'문밖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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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8-23 17: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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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문 밖의 사람들 : 문외한(門外漢)' 시리즈 두 번째 공연 기자간담회가 열린 23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참여 아티스트들과 손혜리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사장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시안체어샷 황영원, 이용진, 손희남, 최고은, 손혜리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사장, 잠비나이 이일우, 김보미, 심은용, 최재혁, 유병구. 두 번째 문밖시리즈는 현재 한국 음악 최전선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잠비나이', 최고은, '아시안체어샷'이 참여한다. 공연은 오는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서울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열린다. 2018.08.23.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거문고 소리에 전기 기타가 더해지면 가족 관객 중 부모님들이 아이들 귀를 막고 그랬어요. '시끄럽다'며 빠져나가시고요. 하하."

한국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한 포스트 록 밴드 '잠비나이'는 실험성 강한 음악을 들려준다. 연 평균 50회 이상 해외에서 초청 공연하는 등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팀이다.

지난 2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무대에 선 이후 국내 무대에 오르는 횟수도 점차 늘고 있다. 5월에는 대중음악 축제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8'에도 출연했다.

잠비나이에서 기타, 피리, 태평소를 연주하는 이일우(35)는 23일 "요즘은 공연하면 분위기가 달라졌어요. '저게 거문고'라고 학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설명하며 공연을 보라고 장려하죠"라며 웃었다. "비대중적이고 장르적인 음악이라도 꾸준히 노출할 기회가 오면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가 와요."

잠비나이와 세계 최대 음악 페스티벌인 영국의 '글래스턴베리'에서 노래한 포크 가수 최고은(35), 가장 한국적인 록 음악을 연주한다는 평을 듣는 '아시안체어샷'이 대중과 잇따라 만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31일부터 9월2일까지 서울 다동 CKL스테이지에 펼치는 '문밖의 사람들: 문외한(門外漢)' 시리즈의 두 번째 공연에서 각각 무대를 꾸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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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문 밖의 사람들 : 문외한(門外漢)' 시리즈 두 번째 공연 기자간담회가 열린 23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참여 아티스트들과 손혜리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사장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시안체어샷 황영원, 이용진, 손희남, 최고은, 손혜리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사장, 잠비나이 이일우, 김보미, 심은용, 최재혁, 유병구. 두 번째 문밖시리즈는 현재 한국 음악 최전선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잠비나이', 최고은, '아시안체어샷'이 참여한다. 공연은 오는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서울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열린다. 2018.08.23. chocrystal@newsis.com
전통공연예술의 영역을 확장하고자 하는 새 실험무대다.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이 전통의 숨겨진 매력을 찾아나선다. 세 팀의 이번 국내 무대는 내한공연이라 해도 될 정도다. 그만큼 해외 활약상이 돋보인다.

2009년 서울에서 결성한 잠비나이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국악을 전공한 이일우, 김보미, 심은용 등이 주축이다. 헤비메탈을 연상케 하는 강렬한 사운드를 자랑하면서도 해금 등 국악기에서 뿜어져나오는 선율로 애절함을 안긴다.

세계적인 록밴드 'U2'와 '롤링스톤스' 등을 프로듀싱하고 그래미 어워즈를 5차례 수상한 음악 프로듀서 스티브 릴리화이트는 "트렌드를 좇는 것이 아니라 트렌드를 주도하는 밴드"라고 치켜세웠다. '옐로우 몬스터즈' 등에서 활약한 드러머 최재혁과 베이시스트 유병구가 가세해 5인 밴드 체제로 공연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이들의 음악이 "어렵고 추상적"이라는 시선이 있었다. 이번 공연에 '직관적'이라는 뜻의 '인튜이티브(intuitive)'라는 타이틀을 내건 이일우는 "저희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솔직하게 하는 음악일 뿐이죠"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이 여전히 즐겁다. "그동안 국악 쪽에서는 난해하고 시끄럽다고 하고, 록 음악쪽에서는 국악이라고 정의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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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문 밖의 사람들 : 문외한(門外漢)' 시리즈 두 번째 공연 기자간담회가 열린 23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참여 아티스트인 잠비나이 이일우, 김보미, 심은용, 최재혁, 유병구(왼쪽부터)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두 번째 문밖시리즈는 현재 한국 음악 최전선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잠비나이', 최고은, '아시안체어샷'이 참여한다. 공연은 오는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서울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열린다. 2018.08.23. chocrystal@newsis.com
이일우는 자신들의 음악을 국악이 아니라고 정의하거나 전통음악의 카테고리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을 경계했다. "전통이라는 것은 그 당시 대중이 즐겨 듣는 것인데, 어느 순간 옛것이 돼 버린다"면서"전통은 옛것으로 남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남아야 한다"고 전했다.

"누군가는 저희 음악이 전통국악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어떤 면에서 저희는 전통음악이 맞다고 생각해요. 현대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창작을 하고 실험하죠." 그러면서 한국의 기악 독주곡으로 정점에 있는 '산조'는 예전에 없었던 것이지만, 실험을 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했다. "실험을 해서 소통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전통이죠."

 자신들은 국악기가 베이스지만 국악기를 국악과 무관한 악기라고 여기며 작업한다. "국악기를 쓴다고 5음계를 꼭 쓰거나, 드럼을 굿거리장단으로 치거나 하지 않아요. 국악기를 국악기가 아닌 것처럼 하다 보니 할 수 있는 것이 더 열리더라고요."

해외에서 각광 받다가 국내 무대에 설 때 환호가 적으면 "씁쓸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이일우는 그래도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수긍했다. "장벽을 부수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는 태도다. "전통 악기로 소통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면 장벽이 허물어나가고, 씁쓸한 현실이 달콤한 현실로 바뀌지 않을까 해요."

판소리를 공부한 후 록 밴드에서 활동하다가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한 최고은은 2014년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에 서며 국내에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발매한 음반과 동명 타이틀인 '유목증후군(Nomad Syndrome)'을 공연명으로 내세운 그녀는 '오늘의 아리랑'을 들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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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문 밖의 사람들 : 문외한(門外漢)' 시리즈 두 번째 공연 기자간담회가 열린 23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참여 아티스트인 최고은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두 번째 문밖시리즈는 현재 한국 음악 최전선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잠비나이', 최고은, '아시안체어샷'이 참여한다. 공연은 오는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서울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열린다. 2018.08.23. chocrystal@newsis.com
최고은은 "소위 아리랑이라고 하면, 흔하고 뻔해서 '아리랑'이라고 이야기했을 때 아리랑이라고 느끼게 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운 작업"이라면서 "그래서 제가 겪고 있는 요즘이 아리랑 그 자체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이번 공연은 그것을 나누고 공감하는 순간"이라고 소개했다.

최고은 역시 잠비나이처럼 전통은 현재까지 이어지는 것이라고 봤다. "김치나 된장처럼 지금 사람들에게도 같이 이야기될 수 있도록 동의를 이끌어낸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상에서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김치가 김치만두가 되고 김치 전골이 되는 것처럼 음악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죠."

아시안체어샷은 2015년 KBS 2TV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 '탑밴드' 시즌 3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한국적인 정서를 기반으로 사이키델릭하면서 폭발적인 사운드를 선보인다. 지난 1년간 영국, 스페인, 벨기에 등지에서 공연하며 호평 받았다.

이번에 '아시안체어샷: 두드리다'라는 타이틀로 공연한다. 아시안체어샷 기타리스트 손희남(36)은 "전통 음악, 록 음악을 어렵게 느끼는 분들의 문을 두드려서 마음을 열어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보컬과 베이스를 맡는 황영원(35)은 가야금을 배우며 전통음악을 톺아보고 있다.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의 웹진 '월간 공진단'에 가야금 배움의 후기도 연재하고 있다. "가야금을 공부하면서 전통에 매료되고 있다"면서 "이번에 태평소 등 국악기와 협업도 마련돼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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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문 밖의 사람들 : 문외한(門外漢)' 시리즈 두 번째 공연 기자간담회가 열린 23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참여 아티스트인 아시안체어샷 황영원, 이용진, 손희남(왼쪽부터)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두 번째 문밖시리즈는 현재 한국 음악 최전선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잠비나이', 최고은, '아시안체어샷'이 참여한다. 공연은 오는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서울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열린다. 2018.08.23. chocrystal@newsis.com
손혜리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사장은 "'문밖의 사람들' 공연에 참여하는 뮤지션들은 음악 속에 우리의 오리지낼리티를 가득 담고 있다"면서 "젊은 세대들도 굉장히 좋아하는 팀이다. 우리 음악의 다른 파워를 전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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