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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軍 고위 간부의 계속된 몹쓸 짓…"적은 내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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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8/24 0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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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군 고위 간부의 부하 여군 성추행 사건이 또 터졌다. 이번에는 해병대 대령이다. 잡으라는 귀신은 못 잡고 애꿎은 부하 여군의 허리춤을 잡는 등 씻기 힘든 상처를 남겼다.

 최근 군에서는 영관 장교는 물론 장성에 이르기까지 지휘관급 간부들의 성군기 문란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3일 해군 준장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 만취한 여군을 성폭행 했다.

 지난달 9일과 23일에는 육군 준장과 소장이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공군 중령도 지난달 11일 성추행 사건으로 보직 해임됐다. 이번 해병대 대령의 성추행까지 한 달 보름 동안 언론에 드러난 것만 4건이다.

 육·해·공군 가릴 것 없이 약속이나 한 듯 돌아가며 사고를 일으키고 있다. 군내 성군기 문란 행위가 비단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라고 하지만 결단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더욱이 군을 통솔해야할 지휘관급 인사가 행위의 주체라면 그 책임은 더욱 무거워야 한다.

 군은 성군기 사건이 터질때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목청을 높여왔지만 불과 얼마 후면 또 같은 유형의 사건이 발생하곤 했다. 군의 성 관련 대책이 별반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최근 국방부는 온통 변화의 소용돌이에 서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기무사를 해편했고, 장병들의 병역 의무기간을줄이면서 병역 대체 복무 방안도 강구 중이다.

 또 '2018 국방백서' 발간을 앞두고 '북한정권과 북한군을 우리의 적'이라고 간주한 개념을 수정하는 방안과 휴전선 인근 GP를 철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장병들의 정신 무장을 해제하는 위험한 조치라고 날선 반응이 나오고는 있지만 한반도 평화무드에 발맞춰 군의 체질개혁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군 내부의 기강 바로세우기다. 군 성범죄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이같은 정신무장 수준이라면 어떤 개혁적 조치를 취하더라도 '백약이 무효'에 해당할지도 모른다.

 '주중적국(舟中敵國)'이라 했다. 적은 항상 우리 안에 있는 법이다. 더구나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지켜야 할 군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군기확립은 군의 가장 기본적이면서 끝까지 유지해야 할 필수 요소다. 대대적인 군 개혁에 앞서 선행돼야 할 내부 과제가 아닐 수 없다.

 ohj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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