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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포럼]소득 주도 성장 논란과 향후 방향

등록 2018.08.24 18:58:41수정 2018.09.04 08: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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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24일 서울 중구 삼일대로 라이온스빌딩에서 열린 안민포럼 조찬강연에서 '소득 주도 성장 논란과 향후 방향'을 주제로 강연중이다.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24일 서울 중구 삼일대로 라이온스빌딩에서 열린 안민포럼 조찬강연에서 '소득 주도 성장 논란과 향후 방향'을 주제로 강연중이다. 

【서울=뉴시스】 =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24일 소득주도 성장정책으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고, 분배문제를 명확히 해결할 수도 없기 때문에 소득주도 성장론이란 용어 자체를 쓰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날 안민정책포럼(이사장 백용호)이 개최한 조찬 세미나에 ‘소득주도 성장논란과 향후 방향’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소득주도 성장정책은 수요측면을 자극해 단기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어도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대안은 아니라며 경제성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급측면에 눈을 돌려 기술수준을 향상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한국경제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배문제의 해소가 중요하지만 소득주도성장정책으로는 개선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예컨대 최저임금은 성장정책도 아닌데다 분배문제 해결수단으로도 불명확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최저임금인상으로 고용자의 고용감소, 영세자영업자의 퇴출 등으로 불평등은 더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저소득계층과 고소득계층 간 격차가 더 심화됐다는 통계청의 발표가 당연한 귀결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주제발표 후 가진 토론시간에 최 광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소득주의 성장이란 말은 임금소득, 자산소득, 사업소득 등을 모두 포괄하는 것이 아니고 임금소득만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에 소득주도 대신 임금주도 성장이란 말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정부는 혁신성장을 또 얘기하지만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는 모든 시스템과 제도를 흔들고 있기 때문에 자기모순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분배를 개선시키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제도를 성숙시키기보다 각종 복지정책을 중복으로 도입해 복지정책의 박람회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뉴시스는 이날 김 교수가 발표한 내용을 독점 게재한다. 안민정책포럼은 고(故) 박세일 교수를 중심으로 만든 지식인 네트워크로 1996년 창립됐으며 좌우를 아우르는 통합형 정책 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했던 백용호 이화여대 교수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강연 요약본이다.

:현재 한국의 경제 상황을 판단해보면 경제 성장 여력 감소와 분배적 문제가 공존해 있다. 소득주도성장은 우리가 당면한 이러한 두가지 문제 (분배와 성장)를 연결시켜 논의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은 특히 분배 문제 개선을 통해 경제 성장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도로 생각된다.

 분배의 개선이 중요한 경제 성장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소득주도 성장에서와 같은 방법의 수요 측 정책이 우리가 원하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소득주도성장의 일부 정책들은 분배적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결책이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잠재·경제성장률 하락, 공급측 요인 커

 현재 한국의 잠재성장률과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주요 이유는 공급 측 요인이 크다. 현 상황에서 경제 성장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보다 공급 측면에 눈을 돌려 기술 수준을 향상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득 주도 성장의 가부를 떠나서 현재 한국 경제에서 불평등의 해소와 분배문제의 개선은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분배 문제와 관련해서는 먼저 어느 정도의 분배 개선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

 분배 개선 수준이 정해지면, 분배 개선이라는 직접적인 목표 하에 분배 문제를 원하는 수준까지 명확히 개선시킬 수 있고, 다른 부작용이 적은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저 임금·EITC, 경제성장의 문제 아냐

 현재 소득 주도 성장 하에 진행되고 있는 최저 임금, EITC 등 정책들은 사실 경제 성장 문제라기보다는 분배문제, 노동자문제, 복지문제와 더 많이 관련된 정책들이다.

 그러한 정책을 시행하면서 경제 성장을 주요 정책 목표로 하지 말고, 보다 관련된 분배문제, 노동자문제, 복지문제와 관련해 정책 목적을 명확히 설정한 후, 어떤 정책을 사용했을 때 그러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를 먼저 숙고해야 한다.

또 그러한 정책들이 거시 경제적으로 중요한 효과를 미치는 경우 추가적으로 그 장단점을 고려해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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