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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또 다른 인증서, '뱅크사인'이 아쉬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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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8-27 15:41:17  |  수정 2018-09-04 09:17:28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뱅크사인이 뭐죠?". 은행권이 27일 선보이는 블록체인 공동 인증서 '뱅크사인'에 대한 은행 이용자들 대다수의 반응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 블록체인 기술을 끌어들여 새로운 인증 시스템을 야심차게 내놓은 것인데 아직까지 홍보가 덜 된 탓에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뱅크사인은 번거로운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시스템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일단 은행권의 설명을 들으면 그럴싸하다.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데이터를 중앙 집중된 곳에 저장하는게 아니라 분산화시키는 만큼 뱅크사인은 보안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기존 공인인증서보다 우수하고, 비용적인 면에서도 효율적이라고 내세운다. 이용자 입장에서도 뱅크사인 인증서를 한차례만 발급하면 은행 3곳(산업은행·씨티은행·카카오뱅크)을 제외한 모든 은행에서 사용할 수 있다. 3년까지 연장없이 이용할 수 있어 편의성도 높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인증서 이용없이 모든 금융권에서 업무를 볼 수 있길 기대했던 이용자라면 다소 아쉽게 됐다. 기존 공인인증서와 구동방식이 거의 비슷해 여전히 번거로운데다 은행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기존 공인인증서를 사용할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시킨 것은 좋은데 은행권만 사용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술은 보안성 측면에서도 크게 뛰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기술 면에서는 다소 나아졌을 수는 있지만 이용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공인인증서의 독점 체제를 깨고 민간 인증시장의 저변을 넓히게 된 점에서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은행을 넘어 다른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까지 시스템이 확대될 여지도 있다. 그러나 이미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자체 인증 시스템으로 거래가 가능한 은행까지 출현했다. 은행들도 저마다 인증서 없이 거래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가운데 뱅크사인이 얼마나 이용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은행만의 리그'로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대세' 기술 도입에만 그치고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치열한 고민이 없는한 이름만 다른 제2, 제3의 뱅크사인이 또 나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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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조현아기자

 ha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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