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銀 군인 궁사 이우석 "내가 부족했다…야구 말 많은데 양궁은 투명해"

등록 2018.08.28 13:5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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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 발에 金 놓쳐…노골드로 병역혜택 못 받아

김우진 "병역? 우석이와 나의 대결"

【자카르타(인도네시아)=뉴시스】추상철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남자 단체 결승 경기가 열린 27일(현지시각) 오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양궁경기장에서 대한민국 이우석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2018.08.27. scchoo@newsis.com

【자카르타(인도네시아)=뉴시스】추상철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남자 단체 결승 경기가 열린 27일(현지시각) 오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양궁경기장에서 대한민국 이우석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2018.08.27. [email protected]

【자카르타=뉴시스】박지혁 기자 = '이등병 궁사' 이우석(21·국군체육부대)에게 너무 잔인했던 마지막 한 발이다.

이우석은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양궁장에서 벌어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 결승전에서 선배 김우진(26·광주시청)에게 세트스코어 4-6(27-27 28-26 26-27 29-29 26-27)으로 패해 은메달에 만족했다.

김우진의 마지막 화살이 10점에 꽂히면서 두 선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김우진은 2010 광저우대회 이후 8년 만에 개인전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활짝 웃지 못했다. 후배 이우석이 마음에 걸렸다. 이우석은 국가대표 선발 포인트 1위로 개인·단체·혼성전에 모두 출전했지만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현역 군인 신분인 이우석이 금메달을 땄다면 병역혜택에 따른 조기 전역이 가능했다.

이우석은 "내가 부족했다. (김)우진이 형의 실수가 있긴 했지만 나보다 좀 더 나은 경기를 했기 때문에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우승한 김우진은 앞서 "(마지막 발에서) 병역이나 이런 건 일절 생각하지 않았다. 하나도 없었다. 본인(이우석)과 나의 대결이다"며 "외적인 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쐈다"고 했다.

이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쐈고 결과는 내가 우승한 것으로 됐다. 상대는 많이 아쉬웠겠지만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후배를 격려했다.

일부 종목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 병역혜택을 노려 특정 선수를 발탁했다는 논란이 계속되는 것을 감안하면 양궁대표팀의 접근 방식은 신기할 따름이다.

이우석은 "요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려) 군대를 빼는 걸로 말들이 많지 않나. 밀어주기를 한다. 야구 같은 경우는 선수를 넣어서 그런 얘기도 많은데 양궁은 워낙 선발전 방식부터 투명하게 했고 개인 실력으로 올라온 것이기 때문에 그런 문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뉴시스】추상철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양궁 남자 리커브 개인전 결승 경기가 열린 28일(현지시각)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양궁경기장에서 대한민국 이우석과 맞대결서 승리를 거둬 금메달을 딴 김우진이 손을 흔들고 있다. 2018.08.28. scchoo@newsis.com

【자카르타(인도네시아)=뉴시스】추상철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양궁 남자 리커브 개인전 결승 경기가 열린 28일(현지시각)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양궁경기장에서 대한민국 이우석과 맞대결서 승리를 거둬 금메달을 딴 김우진이 손을 흔들고 있다. 2018.08.28. [email protected]

이어 "누가 우승하든 서로 축하했을 것이다. 내가 우승을 했으면 우진이 형이 축하해줬을 것이다"며 "내가 우승한 우진이 형을 축하해 줄 것이다"고 보탰다.

이우석은 입대 시점으로 보면 계급이 일병이지만 아직 훈련소를 수료하지 않아 이등병이다. 2019년 11월 전역 예정이지만 군 복무 단축으로 인해 9월경으로 앞당겨질 예정이다.

그는 "내가 한 것이고, 내가 이룬 것이기 때문에 담담히 받아들이겠다. 남은 군 생활도 열심히 하겠다. 어차피 한국 남자라면 갔다 와야 하는 곳이다. 군대가 그렇게 나쁜 곳이 아니다"며 웃었다.

이어 "단체전에서 마지막에 내가 실수해 형들에게 미안하다"며 "아시안게임이 마지막이 아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년 후에 도쿄올림픽이 있다. 열심히 노력해서 국민들 앞에 찾아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보탰다.

마지막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금메달을 못 딴 것이라고 생각한다. 운동, 심리 모두 열심히 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잘했다. 부족했다. 더 열심히 해서 다음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금메달을 딴 김우진은 이우석이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조용히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금메달에 대한 기쁨보다 이우석에 대한 미안함이 더 커보였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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