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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타케 지사코 "사랑에 무릎꿇지마, 자유·자립이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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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8-29 18:23:16
소설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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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타케 지사코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납득하고 싶어서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다. 할머니 인생의 철학을 꼭 써야 겠다고 생각했다."일본 작가 와카타케 지사코(64·若竹佐子)가 29일 소설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출간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와카타케는 늦깎이 작가다. 지난해 제54회 문예상을 사상 최고령인 63세의 나이에 수상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올해 일본 대표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받으며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반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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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타케 지사코, 번역가 정수윤
어렸을 때 소설가가 꿈이었지만, 결혼 후 아이를 낳고 키우며 엄마와 아내로서의 삶을 살았다. 55세가 되었을 때 남편이 뇌경색으로 갑자기 사망했다. 큰 슬픔에 빠져 한동안 집에 틀어박혀 지내던 그녀를 소설이 구원했다.

"남편의 죽음을 허무하게 하지 않고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이 소설이다. 생각지도 못하게 문예상에 이어 아쿠타가와상까지 받게 됐다. 한국에서 책이 출판된다는 것도 감격스러운 일이다.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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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주인공은 74세 여성 모모 코씨다. 남편을 떠나보낸 후 홀로 남겨진 모모씨는 타인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에 온전히 귀기울인다. 그녀가 눈부신 자유를 발견하게 되는 과정을 절절하면서도 통쾌하게 그려냈다.

"여성은 아내, 어머니 등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마음껏 날개를 펼수 없는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할머니'라는 존재는 사회에서 요구받는 역할 같은 게 없다. 거기에서 자유롭게 해방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와카타케는 "할머니가 살고 싶은 방향대로 의지대로 살아갈 수 있다. '나는 나를 따른다'는 할머니 철학을 표현하고 싶었다. 또 나는 아직 싸울 수 있다. 자기 안에 있는 약한 모습, 여자를 낮게 바라보는 남성 위주의 사회하고도 싸워나갈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일본은 자신을 억제하고 꿈과 희망 같은 것을 억누르고 살아가는 분위기다.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 늙음이라고 하는 것은 고독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독은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도 볼 수 있다. 결코 늙음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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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남겨진다는 것은 더 이상 누구에게도 소속되지 않고,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사랑보다 자유다, 자립이다. 더는 사랑에 무릎 꿇지 말라 그래. 사랑을 미화시켜선 안 돼. 인생 금방 옴짝달싹 못 하게 된다 첫째로 자유. 셋, 넷은 건너뛰고 다섯째로 사랑. 그쯤의 문제야."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수많은 엄마들이 그런 사기에 호락호락 잘 넘어가는 건, 자식의 인생에 너무 밀착한 나머지 자식이 느끼는 생의 공허를 본인의 책임이라고 한탄하기 때문이야. 그만큼 긴 세월 엄마라는 존재로 살았어. 엄마로밖에 살 수 없었지. 자신보다 소중한 자식은 없다. 자신보다 소중한 자식 같은 건 없다. 나오미, 엄만 이 말을 몇 번이고 거듭 내게 들려줘야 한다고 생각해." 정수윤 옮김, 168쪽, 1만3800원, 토마토 출판사

 와카타케는 "부모는 부모 인생이 있고, 자식은 자식 인생이 있고 손자손녀는 손자손녀의 인생이 있다"며 "엄마는 '자식이 최고다'라고 보통 생각하기 쉬운데, 부모가 자식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아이들에게 관심을 쏟는 것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부담과 중압감으로 다가올 수가 있다. 자식보다 본인이 중요하다는 자세는 자식에게도 고맙고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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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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