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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서영호 KB證 리서치센터장 "회장들, 대학후배한테처럼 주주에 관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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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8-31 05:00:00
"주주에 대한 무관심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근본 원인"
"美中 무역전쟁 장기적으로 긍정적...韓 구조조정 촉진 계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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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KB증권 서영호 리서치센터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에서 뉴시스통신사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8.08.31.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주주 중에 A 회장 만난 사람 있을까요. A 회장이 대학교 후배들한테 하는 것만큼만 주주들과 접촉해도 주가가 그렇게까지 떨어지지는 않았을 거예요."

서영호(53)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27일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증시 저평가 굴레를 탈피할 방안에 대해 묻자 대학 후배 사랑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진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30위권 기업의 회장 사례를 들며 이같이 답했다.

한국 증시의 흐름을 보면 글로벌 증시가 오르면 뒤늦게 찔끔 오르고 글로벌 증시가 빠지면 급락하는 경향을 띤다. 바로 외국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기업 가치를 실제보다 낮게 평가하는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그 배경이다. 통상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3대 요인으로 남북 분단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 만성적 저배당,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이 꼽히지만 서 센터장은 주주에 기업 대표들의 무관심이 더 문제라고 꼬집었다.

서 센터장은 "B 회장과 그룹이 평소 주주들과 활발히 교류해왔다면 상반기 추진한 지배구조 개편이 해외 사모펀드의 공격에 그렇게 힘없이 좌절됐겠냐"며 "해외에서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자사의 현황과 목표에 대해 주주들과 활발히 소통하는데 반해 국내 기업 대표들은 주주들에 도통 관심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선진 증시의 상장사들은 소통의 일환으로 자체적으로 보수적으로 전망한 실적치를 내놓고 확정치는 전망치를 웃도는 패턴이 반복되며 투자자들과 신뢰를 쌓아가는데 반해 국내에서는 실적 전망치를 내놓는 기업이 드물다라고 비판했다.

서 센터장은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 상장사의 실적을 제대로 예상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아무리 한목소리로 호실적으로 전망해도 후려쳐서 받아들인다"며 "증권사들이 상장사 실적 전망치의 정밀성을 높이는 노력을 강화하는 것도 맞지만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실적 전망 가이던스를 제시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촉구했다.

아울러 "한국은행이 내놓는 물가, 경제성장률, 환율 등에 대한 목표치와 전망치도 정확도를 높여야 우리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가시성(visibility)이 높질 수 있다"며 "시장은 불확실한 것을 가장 참지 못하며 예측 가능성이 확보될 때 제대로 평가해 준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증시 전망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좋지 않다"라고 서 센터장은 잘라 말했다. KB증권은 올해 하반기 코스피 전망치로 2260~2800을 내놓았으며 내년 전망치는 오는 11월께 발표할 계획이다.

서 센터장은 "지금은 거시경제, 펀더멘털이 아니라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대형 이벤트가 주도하는 장세다"며 "이럴 때 사라, 팔라라는 판단을 제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나마 미국 경제가 지금 호조세가 가장 뚜렷하다"며 "환 헤지가 되지 않은 미국의 주식 등 금융상품을 사는 것이 현재 상황에선 최선의 투자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미중 무역 갈등은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무역전쟁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누구도 알 수 없지만 미국이 단순히 대중국 무역수지를 줄이려는 것이라기보다 중국이 경쟁자가 되지 못하게 제압하려는 목적"이라며 "중국이 굴복할 때까지 분쟁이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미중 무역전쟁 시나리오 가운데 최악은 중국이 미국에 끈질기게 대항하는 것"이라며 "갈등 기간이 길어질수록 한국 경제와 증시에 미치는 피해는 커지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서 센터장은 그러나 미중 무역갈등이 한국경제에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관측했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당장은 IT, 화학, 조선 등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미국이 중국의 전면적 개방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다면 한국에 기회라고 봤다.

서 센터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분쟁을 통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달러 체제로의 포섭, 무역·금융 시장 실질적 개방, 지적재산권 보호 등 죽의 장막을 열라는 것"이라며 "트럼프가 성공하면 미국 기업과 함께 한국 기업들도 중국 시장 개방에 따른 수혜를 누릴 수 있다"라고 평했다. 가령 중국 시장에서 미국 할리우드 영화 복제판 유통이 근절되면 한국 영화도 자연스레 판권을 보호받을 수 있고, 미국 은행들과 함께 한국 증권사도 중국 현지에 진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미국의 개방 요구로 중국의 시장 질서가 재정립되면 그동안 중국의 해외 기술 및 노하우 베끼기, 기술이전 강요 등으로 성장하지 못했던 국내 제조업체, 서비스업체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성장이 정체되다시피 한 저수익 산업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보다 덜 고통스럽게 구조조정을 하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즉 미국이 한국에도 통상 압력을 가해 마치 미국 대 한국을 포함한 비미국으로 이해관계가 나누어져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한국은 미국과 이해관계가 같다는 분석이다. 서 센터장은 "중국은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일대일로 정책을 통해 여러 나라들을 규합하고, 유럽과도 연합 전선을 구축하려고 했지만 한국을 포함해 대부분의 선진국은 중국을 개방시키려는 미국과 이해관계가 같다"며 "중국은 미국에 대항 수단이 많지 않고, 손잡은 나라 대다수가 경제규모가 크지 않음에 따라 미국이 승전보를 울릴 확률이 높다"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도 서 센터장은 성공 투자를 위해 한국 투자자들이 바꿔야 할 인식으로 주식 투자에 기대하는 과도한 수익률을 꼽았다. 그는 "국내 투자자들은 부동산, 적금, 펀드 등 다른 금융상품과 달리 주식은 수익률이 2배, 3배가 되길 바란다"며 "물론 주식의 특성상 변동성이 매력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공부를 통해 좋은 주식을 선정해 산 후 장기간 보유해 거래 비용을 낮추는 것이 ‘이기는 투자’의 정석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환기했다. 

◇ 서영호 센터장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90년 신영증권에 애널리스트로 입사,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은행업 등 금융업 전문 애널리스트로 도이치모건그렌펠, 대우증권, ABN 암로, JP모건 등에서 활약했다. 특히 JP모건에 입사한 후 약 3년 만인 2004년 30대의 나이로 JP모건 서울지점 리서치센터장으로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2016년에는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통합법인인 'KB증권'의 첫 리서치센터장으로 선임된 후 줄곧 조직을 이끌고 있다.

 min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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