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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 “가기 전부터 두드려 맞아 선수단 사기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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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8-31 20: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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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끈 신태용 전 감독이 월드컵 뒷이야기를 일부 공개했다. 준비 과정의 아쉬움, 세계무대를 경험하며 느낀 점도 털어놨다.

신 전 감독은 31일 서울 세종대학교 광개토관에서 열린 '2018 한국축구과학회 컨퍼런스'에서 강연했다. 귀국 인터뷰를 끝으로 자취를 감춘 신 감독의 첫 공식일정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1승2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독일과의 최종전에서 2-0 승리를 거두긴 했으나 스웨덴(0-1), 멕시코(1-2)에 연거푸 패하면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특히 스웨덴전은 지나친 수비 위주의 경기운영으로 논란을 낳았다.

신 전 감독은 “다들 가장 아쉬운 경기로 스웨덴전을 꼽는다. 왜 독일전처럼 하지 못했냐고도 말씀한다. 나는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스웨덴을 분석했을 때 스웨덴이 월드컵에 참가하는 팀 중 높이가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초반에는 상대 지역까지 올라가서 강하게 압박하자고 주문했고, 잘 통해서 상대가 당황하며 힘들어했다. 그러나 박주호가 부상으로 나가면서 수비 조직력이 와해됐다”면서 “상대는 윙포워드가 가운데로 들어오면서 측면 수비수의 오버랩을 활용해 공간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그러니 손흥민과 황희찬까지 밑으로 내려와 수비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우리가 역습을 제대로 못 나간 것은 아쉽다. 그러나 우리가 선제 실점을 하면 역전이 힘들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독일과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도 가능했다. 우리가 이기는 시나리오는 완성됐지만 멕시코가 스웨덴에 패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신 전 감독은 “우리가 독일을 2-0으로 이겨야 16강 진출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2-0이 되고 나서 벤치에 물어보니 다른 경기 스코어가 3-0이라고 해서 나는 멕시코가 3-0으로 이기는 줄 알았다”면서 “우리가 16강에 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스웨덴이 3-0으로 이긴다고 하더라. 어쨌든 나는 마지막 경기에만 집중하고 올인했다”고 돌아봤다.

일부 선수들을 향한 과도한 질타에도 소신을 밝혔다. “우리 세대에게 가장 힘든 문제”라고 답한 신 전 감독은 “(2차전이 끝난 뒤) 장현수에게 ‘잘 잤느냐’고 물어보니 장현수는 ‘어젯밤 한 숨도 못 잤다. 내가 팀에 보탬이 안 돼 독일전에 안 뛰었으면 한다’고 말했다”는 장현수와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장현수에게 ‘SNS 보니?’라고 물었고, 장현수는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래서 나는 ‘그래, SNS 보지 마라. 나는 너보다 더하다. 우리 독일전 열심히 치르고 한국 돌아가면 같이 대표팀에서 물러나자’고 했다. 그랬더니 장현수가 생각을 해보겠다고 하더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 전 감독은 “이미 가기 전부터 많이 두드려 맞아 선수단에 사기 저하가 왔다. 개인적으로 부탁하지만 대회 전까지는 선수들이 잘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줬으면 한다”고 청했다.

축구협회의 지원에 대해서는 “불편함 없이 도움이 받았다”는 신 전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월드컵에 진출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최소한 대회 2년 전부터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컨퍼런스에 참석한 유소년 지도자들에게는 “우리 선수들은 10대 중반까지 각종 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다가 어느 순간 사라지고 없다. 지도자들이 먼 미래를 보고 선수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hj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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