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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프로듀스48, 투표수가 다 아니다···엿보며 키운 보람·재미

등록 2018.09.01 16:26:13수정 2018.09.01 17: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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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프로듀스48, 투표수가 다 아니다···엿보며 키운 보람·재미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약 3개월에 걸친 장정 끝에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의 한·일 걸그룹 육성 프로젝트 '프로듀스48'의 최종 데뷔 멤버 12명이 가려졌다.

8월31일 마지막 방송에서 향후 2년6개월 동안 '아이즈원(IZ*ONE)'이라는 팀명의 프로젝트 걸그룹 멤버로 활동할 댄싱여가수들이다. 국민 프로듀서(시청자) 공모로 작명한 아이즈원에는 '열 두 빛깔의 별들이 하나가 되듯, 소녀들이 하나가 되는 순간'이라는 뜻이 담겼다.

스타쉽의 장원영이 1위로 뽑혀 센터로 활약하게 된다. 2위는 HKT48 미야와키 사쿠라, 3위는 스톤뮤직 조유리, 4위는 위에화 최예나, 5위는 스타쉽 안유진, 6위는 HKT48 야부키 나코다. 7위는 울림 권은비, 8위는 에잇디 강혜원, 9위는 혼다 히토미, 10위는 울림 김채원, 11위는 얼반웍스 김민주, 12위 WM 이채연이 차지했다.

'프로듀스48'은 '프로듀스' 시리즈 3번째 프로그램이다. 이 시리즈는 2016년 여성 프로젝트 그룹 '아이오아이'를 탄생시킨 '프로듀스 101' 시즌1, 지난해 남성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을 결성시킨 '프로듀스 101' 시즌2 등을 거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올해 '프로듀스48'은 한국과 일본 합작으로 앞선 시즌과 차별화했다. 일본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가 프로듀싱한 'AKB48'과 '프로듀스101' 시스템을 결합한 프로젝트다.

 시작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파급력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초점]프로듀스48, 투표수가 다 아니다···엿보며 키운 보람·재미

'프로듀스48' 최종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 3.1%를 기록했다. '프로듀스 101' 시즌1과 시즌2는 각각 4%와 5%대를 찍었다.

센터가 된 1위 득표수에서도 관심도가 드러난다. '프로듀스48' 1위인 장원영의 최종 득표수는 약 33만표였다. '프로듀스101' 시즌 1위 전소미의 약 85만표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고 시즌2의 1위 강다니엘이 받은 약 157만 표의 5분의1에 불과하다.

 여성 아이돌보다 남성 아이돌의 팬덤이 강하다. 최근 남성 아이돌의 주 팬층인 20~30대 여성은 문화, 엔터테인먼트계 의 큰손으로 통한다. 투표는 물론 아이돌 알리기 이벤트 등에도 열심이다. 반면 여성 아이돌의 주 팬층인 남성은 '팬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보다 '관람'하는 것에 그친다.

일본 아이돌이 낯설었다는 시각도 있다. AKB48은 '프로듀스101'과 비슷한 콘셉트로 2006년부터 운영됐다. 매년 팬들을 대상으로 총선거를 열어 최고 인기멤버를 뽑는다. 그룹 내 멤버별로 순위도 매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마니아 위주로 인기를 누린 팀이다. 게다가 방송 전 AKB48가 일본 우익 걸그룹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일부 한국 팬들 사이에서 반감을 사기도 했다.
[초점]프로듀스48, 투표수가 다 아니다···엿보며 키운 보람·재미


엠넷은 "AKB48은 정치색과 무관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라고 적극 해명하기도 했다.

대체로 한국 연습생들과 일본 연습생들의 실력 차이가 큰 것도 반감을 샀다. 이번에 데뷔조로 뽑힌 미야와키 사쿠라, 야부키 나코는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으나 일본 연습생들의 평균 실력은 낮게 평가받았다.

미야와키 사쿠라의 강력한 라이벌이자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누린 마츠이 주리나가 건강을 이유로 중도 하차하면서 김이 빠지기도 했다. 그녀는 일본 활동도 중단했다.

아울러 순위 변동이 커 긴장감을 스스로 없앴다는 비판도 듣고 있다. '프로듀스 101' 시즌1에서는 순위권과 순위권에 근접한 멤버들 사이에서만 순위 변동이 일어나다보니 팽팽한 긴장감이 유지됐다.

이번 '프로듀스 48'에서 유력한 데뷔 예상 멤버였던 플레디스 이가은, 큐브 한초원이 탈락하자 볼멘소리도 나온다. 특히 이가은은 2012년 애프터스쿨 싱글 '플래시백'으로 데뷔한 뒤에도 신인 걸그룹에 다시 도전한 터라 응원하는 팬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초점]프로듀스48, 투표수가 다 아니다···엿보며 키운 보람·재미

눈에 띄는 화려한 외모를 갖추지는 못했지만 실력을 인정 받아 꾸준히 순위가 상승, 최종 멤버로 발탁된 WM 이채연 등 일부 연습생의 성장 서사를 발견한 점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이돌 그룹 일원이 되고 싶고 실력도 충분하지만, 자격지심에 항상 한발 뒤로 물러나 있고 망설이는 모습을 보인 그녀는 결국 당당히 12인에 뽑혔다.

'프로듀스' 시리즈가 지난 시즌들에 비해 화제성에서 뒤쳐졌어도, 여전히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자신이 응원하는 연습생이 성장하고 순위가 올라가는 감동과 쾌감에서 찾을 수 있다.

오디션 형식의 모든 프로그램은 성장 드라마다. 시청자는 '프로듀스 48' 속에서 성장하는 연습생에게 감정 이입을 한다.

아이돌 그룹을 제작하는 중견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아이돌그룹 육성 과정의 특징은 모든 멤버에 이야기를 부여하며 대중 각자에게 자신 만의 멤버를 만들게 하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공감이 개입할 여지가 생긴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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