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 인터뷰

[인터뷰]이준원 싱가포르거래소 이사 "韓기업들 상장해 동남아 진출 교두보 마련하세요"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18-09-03 05:00:00
거래소 유일 한국인, 韓기업 상장유치 위해 고국 방문
"올해부터 한국 기업 상장 본격화 예상"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한국 기업 상장을 유치하기 위해 방한한 이준원 싱가포르거래소 한국세일즈 총괄 이사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이사는 싱가포르거래소의 최초, 유일의 한국인이다. 이 이사는 "올해부터 한국 벤처기업의 싱가포르거래소 상장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싱가포르거래소 상장을 통해 동남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2018.09.02.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싱가포르는 현지 기업이 오히려 역차별당한다는 불만이 나올 정도로 제도, 세제, 언어 등 모든 비즈니스 환경이 글로벌한 수준으로 구축된 명실상부 동남아 허브 국가입니다"

이준원(44) 싱가포르거래소(SGX) 한국세일즈 총괄 이사는 지난 30일 뉴시와 만나 "이같은 싱가포르에 상장하면 동남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 며 한국 기업들의 상장을 적극 추천했다.

뉴시스는 한국 기업 상장 유치를 위해 고국을 방문한 이 총괄 이사를 이날 여의도 콘래드호텔 라운지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이사는 SGX에서 최초이자 유일한 한국인이다. 최근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싱가포르에서 상장 러브콜을 건 주인공이기도 하다. SGX에서 약 3년 전부터 한국 시장을 대상으로 파생상품, 지수, 마켓데이터 및 채권상장·매매 시스템 멤버십, IPO 등의 영업을 전담하고 있다.

이 이사는 국내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졸업한 토종 한국인이다. 증권가 IT 부문에 사회 첫발을 내디뎌 3년여간 경력을 쌓다가 아예 해외영업으로 업무를 전환했다. IT 전문성을 접목해 기관들을 대상으로 해외영업을 하다 보니 고객 만족도가 높았단다. 7년 동안 해외영업을 천직으로 알고 일하던 그에게 뜻하지 않은 행운이 찾아왔다. 2015년 SGX의 제안으로 기존보다 2~3배 뛴 수억 원의 연봉을 제안받은 것이다. 직급도 차장에서 이사로 수직 상승했다.

당시 한국쪽 영업을 확대하기로 결정한 SGX는 홈페이지에 공고를 띄워 한국인을 대상으로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두 달 동안 이뤄진 공개 채용에도 원하는 인재를 찾지 못했고 평소 한국을 방문해 이 이사를 눈여겨봤던 SGX 관계자가 그를 추천한 것이다. 그렇게 이 이사는 SGX 사원증을 발급받은 첫 한국인이 됐다.

기존 SGX 해외영업부 아시아 부문에는 일본, 중국, 대만, 인도, 중동 담당자는 있었지만 한국 담당자는 없었다. 한국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방이자 관심 밖이었던 것이다. 그러다 한류 열풍 고조로 연예계뿐만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쪽으로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자 SGX도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고, 그 첫번째 단계로 이 이사를 전격 채용한 것이다. 

내달이면 SGX와 함께한 지 꼭 3년을 맞은 이 이사는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한국 기업 IPO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파생상품, 지수, 주식, 채권에 이어 해외영업의 가장 마지막 단계라고 할 수 있는 IPO까지 활동 범위를 넓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이사의 이번 방한도 지난달 28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한국벤처캐피탈협회와 함께 'SGX IPO 콘퍼런스 코리아 2018년'을 개최하기 위해서였다. SGX가 한국에서 대형 IPO 행사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가 출범해 행사 분위기는 한껏 더 고조됐다.

이 이사는 "이번 행사에서 제조업, 헬스케어, IT, 소비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온 14개 국내 업체가 SGX 상장 의향을 타진했다"며 "올해부터 한국 기업의 SGX 상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SGX에 상장된 한국 기업은 팬오션, 스팩맨엔터테인먼트, 어니언텍 등 3곳에 불과하다.
 
이 이사의 주 공략 대상은 우선 규모 측면에서 한국거래소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시장에 등판하기에 이르지만 잠재력이 풍부한 벤처사다. 싱가포르 주식시장은 한국과 비슷하게 성숙 기업을 위한 메인보드(Main board)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등을 위한 카탈리스트(Catalist)로 양분돼 있다. 카탈리스트는 특별한 상장 요건이 없고 SGX가 승인한 스폰서, 즉 현지 IB 14곳이 자체적으로 상장을 타진한다. 경쟁력 있는 한국 기업을 위한 상장의 문이 SGX에 더 크게 열려 있는 셈이다.

현재 SGX에서 거래되는 기업은 745개(시가총액 약 800조원)로 해외 소재 기업이 개수로는 40%, 시총 기준으로는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글로벌화에 가장 성공한 증시로 평가받는 이유다. 또 SGX 상장의 매력은 싱가포르의 세계적인 금융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최대 투자 중심지이자, 세계 주요 국가들의 국부펀드 투자 중심지다. 현금성 자산 300억원 이상의 초 거액 자산가를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보유한 나라다. 또한 자본 유출입을 통제하는 시스템이 없고 자본소득세나 배당소득세 또한 부과하지 않는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한국 기업 상장을 유치하기 위해 방한한 이준원 싱가포르거래소 한국세일즈 총괄 이사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이사는 싱가포르거래소의 최초, 유일의 한국인이다. 이 이사는 "올해부터 한국 벤처기업의 싱가포르거래소 상장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싱가포르거래소 상장을 통해 동남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2018.09.02.  suncho21@newsis.com
이 이사는 "한국거래소에 상장하기에 이른 업체들은 SGX에 상장해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누리며 자본력을 확보해 더욱 빠르게 사업을 키울 수 있다"며 "상장 비용이 다른 아시아 신흥국 거래소보다 비싸겠지만 그쪽은 인프라가 뒤떨어지며 홍콩거래소의 경우에는 대형 중국 기업들 장악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이 현실적으로 큰 관심을 받기 힘들다"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SGX에 상장한 후 한국거래소에 이중상장(Dual listing)을 한다면 각 증시에서 주가 차이가 발생한 데 따른 차익거래 수요로 자연스레 유동성을 높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업종 측면에서는 동남아 시장 진출 확대를 목표로 한 소비재, 음식료 프랜차이즈, 뷰티, 헬스케어 등의 업체들이 SGX에서 좋은 밸류에이션을 책정받을 수 있다고 이 이사는 권했다. 가령 싱가포르에 가면 꼭 들려야 하는 식당으로 꼽히는 칠리크랩 전문 식당 '점보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점보그룹은 2015년 11월 SGX 상장시총이 1300억원에서 약 3년 만인 현재 2500억원으로 갑절로 불었다. 싱가포르에서의 인기와 공모금 320억원으로 동남아 전역으로 영업을 확대해 성공한 것이다. 동시에 싱가포르 인구의 70% 이상인 화교의 입소문을 타고 점보 레스토랑은 중국까지 사업을 키웠다.

이 이사는 "한국의 음식료 프랜차이즈업체들은 높은 경쟁력을 지녔지만 국내에서는 자산 평가 방식 때문에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싱가포르에서 유명세를 타면 동남아 진출이 훨씬 용이하다는 것을 집중 홍보하며 한국 기업들에 미팅 요청 전화를 돌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  이준원 이사는

▲홍익대 컴퓨터공학과 학사·석사 취득 ▲HSBC IT개발팀 사원 (2004년 1월~2004년 12월) ▲삼성선물 IT개발팀, 국제영업팀 대리 (2005년 3월~2009년 2월) ▲신한금융투자 글로벌파생영업부 과장 (2009년 3월~2010년 3월) ▲ 한국투자증권 해외투자영업부 차장 (2010년 4월~2015년 9월) ▲싱가포르거래소 한국세일즈 총괄 이사 (2015년 10월~현재)

 mint@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