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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최윤정, 이제 인생을 압니다···10년 만의 출연 '코시 판 투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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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9/04 06: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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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코시 판 투테'는 모차르트의 3대 '오페라 부파' 중 하나다.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성공에 이어 모차르트가 남긴 마지막 코믹 오페라다. 외형상 가벼워 보이나 내용의 무게는 절대 그렇지 않다.

국립오페라단이 6~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새로운 감각으로 해석한 '코시 판 투테'를 선보인다.

국립오페라단이 이 작품을 정기공연으로 선보이는 것은 17년 만이다.

배경은 원작의 18세기 이탈리아 나폴리가 아니라 1950년대 미국 할리우드를 연상시키는 곳이다.

럭셔리 부티크에서 유쾌한 연애 사기 소동이 펼쳐진다. 피오르딜리지와 도라벨라는 패션 디자이너이자 디렉터인 데스피나의 부티크에서 일하는 평범한 자매다. 그녀들의 남자친구 페란도와 굴리엘모는 부유한 가정의 자제들이다. 상류층 노인 돈 알폰소는 연인의 사랑을 시험해보고자 한다.

국립오페라단 버전 '코시 판 투테'는 '로맨틱 코미디 오페라' 장르의 외피를 쓴다. 하지만 사랑은 유혹과 속임수에 흔들리는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이 인물들의 이면에 숨어 있다.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소프라노 최윤정(42)은 10년 전 이 작품으로 프랑스에서 데뷔했다. 10년 만에 한국에서 같은 작품에서 피오르딜리지를 연기하게 된 것을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그간 삶이 많이 달라졌어요. 10년 전에는 결혼했지만 아이가 없었죠. 그간 딸 아이가 생겼는데 덕분에 삶이 풍부해졌어요. 덕분에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오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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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르딜리지는 두 자매 중 언니다. 진중한 성격으로 정숙한 여인이 되기를 꿈꾼다. 하지만 사랑 고백에 장난이 섞였을지라도 거기에 흔들리는 순수한 마음을 지녔다.

"처음 '코시 판 투테'에 출연했을 때는 순수한 마음을 발산했어요. 이번에는 그 안에 있는 고뇌를 더 고민하죠. 사랑이라는 감정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요."

아리아와 레치타티보의 끈끈한 연결이 모차르트 이탈리아어 오페라의 특징이다. 레치타티보는 선율을 아름답게 부르는 아리아보다 '대사 내용'에 중점을 둔다. 이런 아리아와 레치타티보의 유기적인 연결이 극의 생명력을 좌우한다.

그간 음악적으로도 성숙한 최윤정은 과거 '코시 판 투테'를 할 때 그저 깨끗하게 불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이번에는 음과 음 사이를 끊지 않는 '레가토'에 신경 쓴다고 했다. "예전에는 딱딱하고 기계적으로 노력했지만, 이번에는 가사가 내포한 내용을 중심으로 음들이 유연하게 연결되도록 합니다."

최윤정은 한양대 음대 성악과를 나왔다. 이탈리아 밀라노 주세페 베르디 콘서바토리오에서 성악과와 예술가곡과를 수석 졸업하고, 토스카니니 재단 오페라 솔리스타 과정을 마쳤다. 이탈리아 술모나 마리아 카니글리아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1위로 입상했다. 파리 국립오페라에 소속된 아틀리에 리릭에 동양인 최초로 발탁돼 활동하던 2006년 후원단체 카르포가 선정한 최우수 단원이 됐다.

필립 조르당, 토마스 헹엘브로크, 크리스토퍼 호그우드, 실뱅 캉브를랭 등 세계적인 지휘자들의 지휘로 파리 국립오페라 오케스트라, 베네수엘라 시몬 볼리바르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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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국가에서 활약한 최윤정은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영어, 한국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하다. 독일어로도 최소한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이런 언어 능력은 오페라 내용의 맥락과 뉘앙스를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녀는 "언어가 기본이 되지 않으면 소리 자랑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텍스트의 의미 전달이 중요하고, 그것을 음으로 적확하게 표현했을 때 관객과 더 소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텍스트를 톺아보는 데 탁월한 최윤정은 프랑스에서 오페라 연출가, 메조소프라노와 함께 헨델 오페라의 여성 캐릭터를 해석하는 공연을 앞두고 있다. 헨델 오페라의 아리아를 모으고, 그 속에서 다양한 여성 캐릭터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다. 무대에는 최윤정과 메조소프라노만 오른다.

"신인 때는 무조건 잘하고 싶었어요. 관객에게 '잘 보여야지'라는 마음 때문에 놓치고 가는 것이 많았죠. 이제 오페라 안에 삶이 다 녹아 있다는 것이 보여요. '코시 판 투테'도 마찬가지죠. 하룻밤에 인간의 정신적인 것, 육체적인 것이 모두 들어 있거든요."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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