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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주년 DG "조성진·정명훈, 탁월한 상상력과 새로운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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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9-03 16:5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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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클레멘스 트라우트만 도이치 그라모폰 사장, 지휘자 정명훈, 피아니스트 조성진(왼쪽부터)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세계 최대 클래식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 120주년 갈라콘서트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이치 그라모폰 120주년 기념 갈라콘서트는 정명훈의 지휘로 오는 12월 6일(조성진 협연)과 7일(안네 소피 무터 협연)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된다. 2018.09.03.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사실 스튜디오 앨범을 이제 3번 녹음해봤어요. 다른 레이블과는 녹음해 본 적이 없어서 비교를 할 수 없죠. 그래서 '이렇게 하는구나' 받아들이고 있어요. 그런데 녹음하면서 큰 불편한 점은 없어요. 단지 제 연주가 마음에 안 들었을 때 마음이 불편했던 정도죠."

피아니스트 조성진(24)은 답변도 본인의 연주처럼 한다. 화려한 치장 없이 겸손하면서도 감성을 건드리는, 애어른 같은 신중함이 묻어난다.

올해로 120주년을 맞은 명문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DG)과 활약 중인 조성진은 3일 더 플라자 호텔에서 DG 120주년 기념 갈라 콘서트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차분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2015년 10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2016년 1월 DG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어릴 때부터 음반을 사서 듣는 걸 좋아했어요. 아마 제 음반의 40%는 도이치그라모폰의 앨범들이었을 겁니다. 명연주자들이 도이치 그라모폰이랑 작업했거든요. 어떤 연주자가 최고의 연주자라고 말 할 수 없듯이, 어떤 레이블이 ‘최고의 레이블’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다만 어렸을 때부터 듣던 레코드 레이블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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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세계 최대 클래식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 120주년 갈라콘서트 기자회견이 열린 3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질문에 답하던 중 멋적은 듯 웃음을 터트리고 있다. 도이치 그라모폰 120주년 기념 갈라콘서트는 정명훈의 지휘로 오는 12월 6일(조성진 협연)과 7일(안네 소피 무터 협연)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된다. 2018.09.03.chocrystal@newsis.com
세계 최대 음반사 유니버설뮤직 그룹의 산하 음반사인 DG는 현존 음반사 중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세상에서 가장 우아한 노란 딱지'라는 별칭에서 알 수 있듯, '노란색 라벨'이 이 음반사를 상징하고 있다.

독일 태생의 미국 발명가 에밀 베를리너(1851~1929)가 그라모폰이라는 이름의 축음기 제조사를 만든 뒤 영국과 독일에 지사를 만들었는데, 1898년 베를리너의 조카에 의해 세워진 독일 지사가 바로 도이치 그라모폰이다.
 
'지휘자의 왕국'이라는 별명답게 카라얀, 번스타인, 아바도, 뵘, 클라이버, 레바인, 바렌보임, 오자와 등이 이 음반사와 일했다. 현재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기돈 크레머, 피아니스트 키신·랑랑·크리스티안 지메르만 등 클래식의 거의 모든 별들이 DG에 소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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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지휘자 정명훈이 세계 최대 클래식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 120주년 갈라콘서트 기자회견이 열린 3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이치 그라모폰 120주년 기념 갈라콘서트는 정명훈의 지휘로 오는 12월 6일(조성진 협연)과 7일(안네 소피 무터 협연)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된다. 2018.09.03.chocrystal@newsis.com
그런 DG가 120주년을 맞아 세계 클래식의 도시를 돌며 기념 공연을 연다. 10월7일 중국 상하이를 시작으로 베이징, 독일 베를린·함부르크·하노버, 홍콩, 영국 런던, 서울, 중국 상하이, 타이완 타이베이, 일본 도쿄에서 기념 갈라 콘서트를 펼친다.

특히 공연기획사 크레디아와 함께 하는 서울 공연은 DG의 생일인 12월6일과 7일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진다.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지휘봉을 든다.

첫날과 두 번째 날에는 각각 조성진과 안네 소피 무터가 협연한다. 조성진은 모차르트 피아노 콘체르토 20번 D단조, 무터는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 G단조를 선택했다. 이틀 모두 2부에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을 연주한다.

모차르트의 27개 피아노 협주곡 중 단연 돋보이는 20번은 조성진이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연주했던 곡이다. 11월 DG를 통해 발매되는 세 번째 앨범에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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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지휘자 정명훈(왼쪽)이 세계 최대 클래식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 120주년 갈라콘서트 기자회견이 열린 3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이치 그라모폰 120주년 기념 갈라콘서트는 정명훈의 지휘로 오는 12월 6일(조성진 협연)과 7일(안네 소피 무터 협연)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된다. 2018.09.03.chocrystal@newsis.com
조성진은 "레코딩을 할 때 생각하는 것은 첫 번째 일단 제가 잘 아는 곡, 제가 잘 칠 수 있는 곡을 하자에요"라고 귀띔했다. "스물 네살밖에 안됐지만 어렸을 때부터 치는 곡이 좀 더 익숙하고 더 잘 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에 모차르트 콘체르토는 2011년 정명훈 선생님과 첫 연주한 이후 계속 연주해왔던 곡이죠. 모차르트 소나타도  열살, 열한살 때부터 해왔던 곡이라서 익숙하게 다가온 작품입니다."

이번 앨범에서모차르트 피아노 콘체르토는 캐나다 출신의 야닉 네제 세겡이 지휘하는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녹음했디. "너무 즐겁게 녹음할 수 있었어요. 제가 100% 만족했다고는 말 못하지만, 오케스트라가 너무 잘했어요. 저번 쇼팽 드뷔시 레코딩보다는 스튜디오 레코딩에 더 적응된 것 같아서 지난 앨범보다는 조금 더 만족스럽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클레멘스 트라우트만 DG 사장은 "이 곡은 모차르트가 굉장히 힘든 시기에 쓴 작품"이라면서 "조성진 씨가 연주하는 모차르트는 굉장히 에너지가 넘칠 뿐 아니라 그 시기에 모차르트의 감성을 반영해주듯이 슬픈 에너지를 함께 묻어나와서 너무나 아름다운 음반이 나왔다"고 귀띔했다.

조성진이 2011년 1월 정 지휘자가 지휘한 서울시향과 처음 협연한 곡이기도 하다. 정 지휘자는 조성진의 연주를 그가 열세살일 때 처음 들었다고 기억했다. "어느 호텔에서 있었던 행사에서 조성진이 쇼팽 스케르초를 쳤어요. 그 때 듣고 '여태까지 이렇게 재주 있는 아이를 본 적이 없다'고 판단했죠. 이후에 서울시향하고 솔리스트로는 협연을 제일 많이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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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클레멘스 트라우트만 도이치 그라모폰 사장이 세계 최대 클래식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 120주년 갈라콘서트 기자회견이 열린 3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클레멘스 트라우트만 도이치 그라모폰 사장, 지휘자 정명훈, 피아니스트 조성진. 도이치 그라모폰 120주년 기념 갈라콘서트는 정명훈의 지휘로 오는 12월 6일(조성진 협연)과 7일(안네 소피 무터 협연)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된다. 2018.09.03.chocrystal@newsis.com
조성진이 어릴 때부터 완벽한 피아니스트라고 생각했다는 정 지휘자는 그가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기쁘다고 흐뭇해했다. 본인 역시 피아니스트이기도 한 정 지휘자는 "너무 잘하고 레퍼토리 같은 것도 너무 쉽게 해요. 저 비해서는요. 하하. 빠르고 쉽게 하는 것 같습니다. 마치 자녀가 잘 커가는 것을 보는 것이 기쁘듯이 음악가들이 똑같이 잘 자라는 것을 보는 것이 기쁘고 만족합니다"라며 즐거워했다.

정 지휘자는 1990년 DG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메시앙의 투랑갈릴라 교향곡을 시작으로 30여장이 넘는 음반을 발매했다. 2011년에는 당시 음악감독으로 재직하던 서울시향의 도이치 그라모폰 음반 발매 계약을 이끌어 내며 총 9장의 음반을 녹음했다.

이번 무대에는 서울시향도 함께 한다. 정 지휘자는 2015년 말까지 10년 동안 서울시향을 이끌었고 2016년 8월 롯데콘서트롤에서 서울시향과 재회했다. 이번에 약 2년4개월 만에 다시 만난다. 정 지휘자는 "음악감독으로 일하는 것하고 객원지휘자로 일하는 것은 굉장히 차이가 난다"고 차별점을 뒀다

"제가 자녀가 3명인데 그들이 다 손주를 낳았어요. 마치 손자와 소녀를 보듯, 서울시향이 그렇게 보여요. 아무 부담없이 예쁘기만 하죠. 제 아들은 자녀들을 어떻게 키우는가 걱정인데, 그 걱정 때문에 책임감이 어떨 때는 무겁죠. 교육을 시키고 그럴 땐 힘들 때도 있다. 저는 그 힘든 것이 없어졌어요. 그래서 아주 재밌게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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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클레멘스 트라우트만 도이치 그라모폰 사장, 지휘자 정명훈, 피아니스트 조성진(왼쪽부터)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세계 최대 클래식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 120주년 갈라콘서트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이치 그라모폰 120주년 기념 갈라콘서트는 정명훈의 지휘로 오는 12월 6일(조성진 협연)과 7일(안네 소피 무터 협연)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된다. 2018.09.03.chocrystal@newsis.com
트라우트만 사장은 정 지휘자와 조성진을 높게 평가하면서 "새로운 아티스트를 영입할 때 가장 기본으로 보는 것은 장인정신이다. 다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상상력이 필요하다. 항상 녹음할 때마다 그 레퍼토리에 새로운 것을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명훈 지휘자는 파리에서나 드레스덴에서나 서울시향이나 녹음할 때마다 새로운 해석을 주셨기에 함께 할 수 있었어요. 특히 메시앙 녹음의 경우 메시앙이 정 지휘자의 스승이었기 때문에 그런 관계나 감성 등이 반영돼 굉장히 독특한 색을 낼 수 있었죠. 조성진 씨의 경우도 드뷔시 앨범 냈을 때 동료들과 기자들이 많이 얘기했어요. '조성진이 이 드뷔시 앨범으로 이렇게 완전히 새로운 해석을 낼 수 있을지는 몰랐다. 정말 새롭고 놀라웠다'라고요."

조성진은 클레멘스 사장과 꽤 가까운 사이라고 여긴다며 수줍게 웃었다. "같이 베를린에 살고 있고, 몇 번 제가 고민 있다고 식사하자고 하면 흔쾌히 수락해주셔서요. 하하.  그래서 일한다 이런 느낌은 들지 않아요." 클레멘스 사장은 "모든 관계의 기본은 신뢰라고 생각한다. 성진 씨와는 지난 3년간 신뢰를 기반으로 좋은 관계를 만들어왔다"고 화답했다.

DG는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뿐만 아니라 녹음 기술도 선도해왔다. 1907년 첫 12in 레코드 개발, 1951년 롱 플레잉 레코드(LP) 도입, 1983년 대량 생산 CD 출시 시작 등이다. DG의 역사가 곧 클래식 음악 녹음의 역사라는 평을 들어왔다. 하지만 클레멘스 사장은 "기술은 혁신의 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뛰어난 아티스트들이 만들어낸 음악을 전세계 모두에게  들려줄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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