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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배구단 광주유치 재점화 "때늦은 손짓" vs "충분한 명분"

등록 2018.09.03 11: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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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이전 4년됐지만 본사 따로, 배구단 따로"

인프라 충분, 전용구장 리모델링, 파급 효과 커

훈련-시합-거주지 원거리, 팬층 흡수 장담 못해

한국전력 배구단. (사진=뉴시스DB)

한국전력 배구단. (사진=뉴시스DB)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한국전력 배구단의 연고를 광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제기되면서 한전배구단 광주유치론이 3년 만에 재점화될 지 관심이다.

 배구계 안팎에서는 "버스 떠난 뒤 때늦은 손짓"이라는 부정론과 "충분한 명분이 있다"는 주장이 양존하고 있다.

 3일 지역 정가와 배구계에 따르면 광주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 소속 정순애(더불어민주당·서구2) 의원은 최근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한전이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로 이전한지 벌써 4년이 됐지만, 배구단은 수원시와의 계약 등을 이유로 연고지를 옮기지 못하고 있어 '본사 따라, 스포츠단 따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광주시가 2014년 한전배구단 유치의향서를 제출했고, 한전은 이듬해 10월 '광주 이전'을 원칙적으로 표명했음에도 전용경기장과 부대시설 등에 대한 이견으로 유치가 무산된 상태"라며 "수원시와의 연고지 계약이 내년 4월 만료되는 만큼, 배구단 이전을 적극 추진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전배구단 유치 시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파급 효과가 크고 배구, 농구 등 동계스포츠 불모지인 광주에 새로운 즐길거리·볼거리를 제공할 뿐 아니라 관광·숙박·요식업 등 지역 경제 활성화와 유소년 배구, 생활체육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담겨 있다.

 지역 배구계의 인프라 등 명분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초·중·고·대학팀에 이어 실업팀까지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고, 생활체육 동호회 240여개, 교직원 배구팀 80여개가 운영되고 전국 유일의 좌식배구(장애인배구)팀이 구성되는 등 저변이 탄탄하고 활성화돼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들고 있다.

 염주체육관을 배구장으로 리모델링하면 전용경기장 논란도 잠재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전 럭비단이 2년 전 연고지인 전남으로 이전했고, 한국도로공사 배구단이 3년 전 본사 소재지를 따라 경북 김천혁신도시로 이전한 점도 광주 유치의 당위성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갑수 광주시 배구협회장은 "프로팀이 오면 초등에서 프로까지 전 단계에 걸쳐 팀을 갖추는 셈이어서, 프로구단 유치는 마지막 퍼즐"이라며 "올 상반기 배구인을 중심으로 600여명이 서명에 동참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서명운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반대론과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우선, 거리문제가 걸림돌이다. 리그경기 등 대다수 경기가 수도권에서 열려 장거리 이동에 따른 컨디션 난조 등이 우려된다. 또 실력있는 연습파트너 역시 수도권에 몰려 있어 친선경기나 연습경기 등을 위해 또 다시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는 부담이 만만찮다.

 선수들과 코치진은 물론 구단 사무국 직원 대부분이 상당수가 거주하고 있는 점도, 버스로 3시간 남짓 소요되는 '남쪽 도시'로의 이전에 발목을 잡고 있다.

 전용경기장 문제도 난제다. 리모델링이 아닌 그럴싸한 전용경기장을 신축할 경우 최소 수백억원이 필요해 재정적 부담이 클 수 있다.한전이 수도권에 직영 체육관을 신축키로 한 점도 '때늦은 유치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전배구단이 2008년 프로배구 남자부 준회원으로 가입한 이후 10년동안 수원을 기반으로 성장했고, 홈경기 만원관중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열성적 팬들도 적지 않은 상황에서 광주·전남이 수도권의 두터운 팬층을 흡수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본사와 배구단이 두 곳으로 나뉘어 한 지붕 두 가족 마냥 지내야 해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만 이전 문제의 경우 찬반 양론으로 갈려 쉽지 만은 않은 문제다. 합리적인 해결책을 강구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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