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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병역특례제, 폐지가 능사는 아니다

등록 2018.09.05 16: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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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병역특례제, 폐지가 능사는 아니다

【서울=뉴시스】김지현 기자 =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축구대표팀은 금의환향했다. 축구팬들은 선수들의 이름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환호했고 선수들은 메달을 목에 걸고 공항에서 환영행사를 가졌다.

 하지만 같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야구대표팀에게는 박수가 많이 나오진 않았다. 야구대표팀은 공항에서 입국할 때 힘겹게 딴 메달을 목에 걸지도 않았다.

 왜 이렇게 다른 모습일까. 원인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게 주어지는 병역특례 혜택에 있다. 축구대표팀은 대부분 23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됐고 손흥민 등 와일드카드는 단 3명이다. 팀 구성에 별반 논란의 소지가 있을 리 없다.

 반면 나이 제한이 없는 야구대표팀은 입대 시기를 최대한 미루면서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 출전해 병역 면제 헤택을 노린 것으로 의심이 가는 선수들어 더러 포함돼 있다. 더구나 아시안게임의 상대국들은 대부분 아마추어 선수들로 구성돼 프로야구 선수로 팀이 짜여진 우리나라에겐 금메달이 '떼 놓은 당상' 격이었다. 많은 국민이 화난 부분은 여기다.

 현재 청와대 게시판에는 병역특례제와 관련한 국민청원이 350여건 가까이 올라온 상태다. 다양한 의견 가운데에는 병역특례제 폐지나 수정을 언급하는 청원 의견도 상당수다. '병역' '군' '복무' 같은 단어가 포함된 기사에 달린 댓글 숫자는 며칠 새 폭증하고 있다.

 이럴 바엔 메달리스트에 대한 병역 혜택을 아예 없애야 한다는 글도 상당수이고, 빌보드차트에서 1위에 오른 가수 방탄소년단 멤버들도 병역을 면제해줘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그러나 잠시 생각해보자. 분명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의 상위 입상자가 주는 국민적 감동은 적지 않다. 이들이 시상대 맨 위쪽에 올라 애국가를 들으며 태극기를 바라보는 모습은 국내외 우리 국민들에게 용기와 자부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이 장면을 위해 4년간 그들이 흘린 땀방울의 가치는 말할 수 없이 소중하다. 따라서 스포츠를 통해 국위를 선양한 선수들에게 병역특례란 보상을 주는 것은 이미 국민적 합의물이라고 봐도 손색이 없다.

 다만 스포츠 종목이 갈수록 다양화하고 있고, 우리 체육계는 세계 수준에 비줘봐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해왔다는 점에서 '금메달리스트=병역면제 혜택'이란 등식의 각론적 수정은 필요해졌다. 이번 야구대표팀의 경우를 봐도 그렇다.

 병역특례제 논란이 거세지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민의 지혜를 모아 가장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병무청 등 군 관계당국의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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