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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건설한류④]삼성ENG, 태국은 '홈마켓'…동남아 공략 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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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9-11 07:00:00  |  수정 2018-09-18 09:02:45
능력있는 현지 인재 채용이 관건
지역 커뮤니티와 스킨십 늘려
젊은 PM 선임 업무역량 강화 힘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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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뉴시스】김민기 기자 = "태국을 홈마켓(Home Market)으로 삼아 동남아 지역을 공략 할 생각입니다."(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

 태국 수도 방콕에서 차로 2시간 북쪽으로 달리다보면 70㎞ 떨어진 곳에 왕노이(WangNoi)라는 도시가 나온다.

 왕노이는 '작은 궁궐'이라는 뜻이다. 태국의 기원인 씨암 왕조의 두 번째 수도였던 아유타야 주에 위치하고 있다. 아유타야 주는 과거 동남아 최대 도시였다. 절과 사원이 많고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한국으로 치면 경주와 닮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6월 이곳에 현장을 개설했다. 현재까지 160만 맨아워(Man-Hour) 동안 단 한 번도 사고가 나지 않은 채 무사고로 현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현장이 최대산업공단인 태국 남부 라용에 있다. 이처럼 주변에 민가와 관광지가 있는 지역에 현장이 있는 것은 드문 사례다.

 지난 달 6일 찾은 왕노이 프로젝트 현장은 700여명의 노동자들이 10월 말 완공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었다. 독일에서 엔지니어도 직접 현장에 나와 가스터빈 콤프레서와 발전기를 연결하는 미세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16메가와트(MW)급 가스터빈 콤프레서 3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번 플랜트가 완공되면 태국 남부 라용(Rayong) 가스 생산 단지에서 방콕 등지로 보내는 가스 공급량이 하루 최대 8억입방피트로 늘어나게 된다.

 태국은 전국 사용량의 약 20%를 자체 생산하고 나머지는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다. 중동에서 수입하는 가스는 LNG 터미널을 통해서 온다. 최근 증산 계획에 따라서 가스 압력이 떨어지는 것을 대비해 중간 기착점에 압축기를 설치하게 되면서 이번 프로젝트가 생겼다. LNG 터미널은 방콕에서 70㎞, 공항에서 76 파이프 라인은 400㎞ 정도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EPC(설계, 조달, 시공)에 이르는 전과정을 턴키방식으로 수행했다. 발주처는 태국 국영석유회사인 PTT다. 2015년 기준 매출 66조, 영업이익 2조원에 달하는 태국 최대 에너지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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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의 사업 규모는 1300억원이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해외에서 하는 프로젝트 규모 치고는 크지 않지만 삼성엔지니어링에게는 의미 있는 사업장이다.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도 벌써 현장에 2번이나 다녀갔다.

 현재까지 삼성엔지니어링은 태국에서만 15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PTT와는 20년 가까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 전까지는 국내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규모가 큰 프로젝트만 수주했다. 하지만 중동 수주 시장이 줄어들고 해외 수주가 침체되자 인력이 남기 시작했다.

 그러자 삼성엔지니어링은 본사에서 직업 계약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엔지니어링 현지 법인이 직접 나서 사업을 발굴하고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라도 수주했다. 사업의 연속성을 이어가면서 꾸준히 발주처와의 관계도 쌓고 현지 직원도 채용하면서 꾸준히 채용했다.

 다른 현장에서 일하던 직원들도 프로젝트가 끝난 후 일자리가 사라지지만 새로운 현장이 생기자 다시 채용이 되면서 30년 가까이 삼성엔지니어링에서 일하는 현지 직원도 생겼다.
 
 또 젋고 유능한 30대 후반의 젊은 엔지니어를 프로젝트 매니저(PM)로 선임해 현장 관리를 맡도록 시켰다. 통상 PM은 50대 정도의 부장급이 맡는 게 일반적이지만 어린 나이에 PM를 경험하도록 해 현장 관리와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운영 노하우를 익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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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용의 경우 산업단지다보니 태국의 에너지 기업뿐 아니라 건설 업체도 많이 있어 현장 운영하기가 수월하다. 하지만 왕로이는 아무것도 없는 논밭이라 인력공급 자체도 쉽지 않고 주변에 민가도 있다보니 민원도 많이 발생했다.

 차주경 삼성엔지니어링 PM은 "로컬 커뮤니티와 친해지지 못하면 민원이 많이 들어와 공사 스케줄도 지연될 위험성이 있어 지역 인력을 로컬 슈퍼바이저로 채용하는 등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이 현장 입구에 학교가 있는데 축구교실도 운영하고 우유도 정기적으로 공급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을 총괄하고 있는 차주경 PM도 처음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30대 후반의 젊은 나이였다. 차 PM은 라용에만 7년 동안 일하면서 발주처와의 관계를 꾸준히 쌓아왔다. 대리, 과장 때부터 같이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기술적으로 지원을 해주면서 발주처 직원과 같이 성장해나가고 있다.

 차 PM은 "동남아와 달리 중동은 발주처 직원들이 타국에서 온 용병이라 협조가 잘 안된다"면서 "태국의 경우는 PTT가 젤 좋은 회사다보니 발주처 직원들도 승진 욕심이 있고 우리보다 더 프로젝트를 잘 끝내야하는 목표가 있다보니 협조도 잘되고 신뢰도 더 깊어진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원가 절감 등으로 10~20억원을 줄이고 공기를 단축하기보단 발주처와 오랜 신뢰 관계 구축한 것을 지켜나가기 위해 사업 스케줄과 품질에 가장 신경 쓰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또 다른 특징은 현지 로컬 직원들이 굉장히 많다는 점이다. 한국인 인력이 고작 13명 뿐이고 로컬 인력이 40명이나 된다. 통상 한국인 인력이 50%를 차지하지만 이 현장은 25% 수준이다. 16개 프로젝트를 해본 경험이 있어 과거에 같이 일했던 로컬 인력이 많아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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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PM은 "최근 수주 입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한국인 인력을 줄이고 현지 인력을 채용하는 게 관건"이라면서 "삼성은 프로젝트 경험이 많아 우수한 인력 풀이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전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온만큼 남은 시간 동안 사고 없이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40대 초반의 PM이 처음으로 프로젝트를 맡아 사업을 성공적으로 끝낸다면 앞으로 젊은 인력을 육성하는데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은 태국에서 발주처와 긴밀한 관계를 꾸준히 유지해 홈마켓으로 삼고 이를 발판 삼아 인근 동남아 국가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차 PM은 "회사 차원에서도 중요한 현장에서 한창 써먹어야할 젊은 친구를 PM으로 보내 기회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리스크고 인력이 낭비되는 일"이라면서 "하지만 직접 PM를 해보면서 프로젝트의 큰 그림을 보게 되면 앞으로 더 큰 현장에 가서도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어떠한 리스크도 잘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km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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