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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정책의 틀, 다시 짜자②] 세계는 숨가쁜 산업혁명中…한국號 미래 준비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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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9/06 14:01:00
스타트업 메카 탈바꿈한 美뉴욕·中선전
제2 디지털 혁명 확산 나서는 독일 등
국가 명운 걸고 신산업 육성 지원 나서

우리는 산업정책 실행력·지속성 측면서
경쟁 상대국에 밀리면서 뒷걸음질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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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미국)=뉴시스】김종민 기자 =  뉴욕이 4차 산업혁명 흐름 속에 IT산업, 스타트업의 산실로 자리잡았다. 사진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뉴욕 시내 전경. jmkim@newsis.com
【뉴욕(미국)·선전(중국)·베를린(독일)·서울=뉴시스】김종민 오동현 김지은 이종희 기자 = "뉴욕은 정말 스타트업을 시작하기에 좋습니다. 제가 쓰는 이 곳 공용 사무실은 맨해튼의 한복판에 있지만 1인당 한달 170달러(약 19만원) 정도로 저렴하고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찾아간,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서 대여섯 블럭 떨어진 뉴욕 웨스트 27번가의 투박한 느낌의 오래된 빌딩 6층 사무실. '테크 허브(Tech Hub)'란 명칭의 공유사무실 안은 젊은 스타트업 창업가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뉴욕에선 이 같은 스타트업을 위한 공유사무실이 넘쳐난다. 인터넷, 전용 책상, 회의실의 유무에 따라 적게는 월 50달러에서부터 많게는 월 1000달러정도까지 선택의 폭도 다양하다. 사무실에 대한 수요도 많아 변두리 브루클린쪽뿐 아니라 맨해튼의 오래된 빌딩들도 내부를 개조해 이 같은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수도' 이자 금융 패션 미디어의 도시 뉴욕이 서부의 실리콘밸리 못지 않은 IT스타트업의 산실로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실리콘 앨리'다. 뉴욕 맨해튼 서쪽 및 남쪽 구역 일대에 밀집한 스타트업 지역을 일컫는 용어다.

모바일 건강관리 업체인 눔(Noom), 위치기반 SNS서비스인 포스퀘어(Foursquare) 등이 이 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실리콘 앨리는 극심한 경쟁 속에서 기술력만으로는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최근 IT 산업의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IT와 서비스를 융합, 확실한 차별화를 꾀해야 고객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이 그 것이다.

10년 전인 2008년 스타트업으로 출발, 지금은 세계 최대 건강관리 앱이자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공식 인증을 받은 유일한 모바일 헬스케어 업체인 눔이 대표적이다. 모바일로 식단 운동량을 기록하고 영양사와 운동처방사를 통해 혈압 당뇨 체중 등 3가지 분야에서 건강상태를 체계적으로 관리, 미국내 4000만명을 비롯해 독일 일본 한국 등 전세계에서 47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우리는 AI(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휴먼 코칭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70여명의 헬스트레이너를 고용해 24시간 전화나 채팅으로 상담을 해주면서 4개월간 집중지도를 해줍니다. 이런 과정에서 수집된 정보들은 다시 AI를 통해 학습해 더 정확한 코칭을 해주는데 사용됩니다. 우리의 경쟁력은 AI을 기반으로 한 사람이며 서비스입니다."

한국에서 대학을 중퇴하고 미국에서 건너가 구글 엔지니어 출신들과 회사를 창업한 정세주 눔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모바일 헬스케어 기술력을 기반으로 실제 사람이 달라붙어 코치해주는 감성을 더해 성공적인 행동변화 프로그램을 만들어낸게 성공의 비결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리콘 앨리엔 미래의 눔이 될 기업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고 있다. 뉴욕시에 따르면 현재 집계된 스타트업의 수만 1만2121개에 이른다.

◇中 스타트업의 '메카' 선전(深圳)

 '대중창업, 만중창신(大衆創業, 萬衆創新)'

중국 정부가 '많은 사람이 창업하고 창조와 혁신하자'는 의미로 내세우는 스타트업 정책이다. 이로 인해 대륙 전역에서 거대한 창업 붐이 일고 있다. 

그 중에서도 1980년 8월 중국 최초의 경제 특별구역으로 지정된 선전시는 젊은 청년들이 창업을 꿈꾸는 최고의 도시로 꼽힌다. 도시 곳곳에 창업을 독려하는 시진핑 주석의 메시지가 눈에 띌 정도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제2의 텐센트를 꿈꾸는 스타트업들이 자라나고 있다. 선전시의 창업자수는 176만명에 달하며 지난해 스타트업만 1만개사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선전시 인구가 1252만명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어림잡아도 10명 중 1명 이상이 창업을 한 셈이며, 거의 매일 30곳 이상의 신생업체들이 생겨나는 꼴이다.   

평균 연령 33세인 선전시는 경제 특별구역 선정 38년 만에 GDP(1억9억000만 위안→2조 2438억 위안)가 약 1만배 상승했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IT·인터넷·바이오·로봇·웨어러블 등 신흥산업이 GDP의 40.9%를 차지한다.

우제좡 중국 정치협상회의 위원은 "중국 GDP가 현재 8000달러 수준인데, 1만 달러를 돌파하려면 전체적으로 국민이 창업을 많이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선전시뿐 아니라 중국 전역에서 창업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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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중국)=뉴시스】오동현 기자 = 중국 스타트업의 메카로 불리는 선전시는 평균 연령이 33세인 젊은 도시다. 제2의 텐센트, 화웨이, DJI, BYD 등을 꿈꾸는 스타트업이 지속적으로 탄생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대중창업, 만중창신(大衆創業, 萬衆創新)' 정책으로 선전시는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은 선전시 난산소프트웨어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텐센트 본사 건물. odong85@newsis.com
◇중견기업 탄탄한 독일…디지털 전환도 긍정적

 독일의 정통 프리미엄 가전업체 밀레는 독일 중견기업의 성공신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기업 경영 철학은 도드라진다.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 60% 이상을 독일 밀레 공장에서 직접 생산할 정도로 장인 정신이 강하다. 제품의 핵심인 모터는 1만 시간의 테스트를 거치고 모든 제품은 20년 내구성을 보장한다.

역사가 깊은 브랜드라면 디지털 전환 속도가 늦을 것이라 지레 짐작하지만 10년 전부터 스마트홈 개념을 도입했다.

지난 5일 폐막한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인 IFA에서는 식기의 오염도에 따라 세제 양을 조절해 자동 투입하는 식기세척기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사용자 편의를 위해 아마존의 음성 제어 서비스인 알렉사와도 연동하는 등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개방형 전략을 택했다.

◇위기 실감 못하는 한국

 김호원 서울대 교수는 "우리 경제가 죽어가고 있는데 스스로 느끼질 못하고 있다"며 "IMF시절에는 정부가 청와대에 위기대응반을 신설할 정도로 자각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과거 1990년대 IMF나 1980년대 오일쇼크 처럼 거대한 위기가 닥쳐오고 있는 상황임에도 위기라고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우리 스스로 위기라고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과거와는 달리 경제 위기가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오일쇼크의 경우 석유수급의 문제였으며, IMF는 외환 유동성의 문제였다. 지금 한국 경제의 위기는 특정한 요인때문만이 아니다. 내부 구조적으로 저출산 고령화 문제로 불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미국 중국 독일의 사례에서 보듯 세계적으로 4차산업혁명이라는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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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독일)=뉴시스】김지은 기자 = 독일 프리미엄 가전 밀레(Miele)가 지난 1일(현지시간)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8에서 밀레만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집약한 세계 최초의 혁신적인 신제품들을 대거 공개했다. 디지털 기술을 독일 제품의 기존 장점에 통합함으로써 산업의 디지털화가 지배하는 새로운 경쟁 환경에서도 산업 선도자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kje1321@newsis.com
세계 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 저성장이 지속됐다. 각국은 재정 금융정책만으로 저성장에 대응하는 것에 한계를 느껴 기술혁신이나 4차산업혁명에 관한 인프라 조성 등을 새로운 경제 동력으로 삼았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산업정책이 부활하면서 선진국들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김 교수는 "선진국은 산업정책을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적용할 것인지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한국은 학계부터 산업정책이 필요한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문제는 우리 경제에 산업정책이 실제로 계획되고 있고 집행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 산업정책을 인정하지 않은채 관행적으로 진행하면서 정책의 시점, 접근 방법, 내용, 실행력 확보, 일관성, 지속성이란 측면에서 경쟁 상대국과 뒤쳐지고 있다는 평가다.

더욱이 현재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산업 대부분은 1970~80년대 산업정책의 결과로 탄생한 것이고, 상당수 IT 관련 부품 소재 산업 역시 1998년 출범한 김대중 정부때 씨앗이 뿌려진 만큼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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