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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산수' 김기창 부인 '우향 박래현 42주기 판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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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9-11 19:37:15
청작화랑, 부부전 이후 30년만...미공개작등 30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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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래현 회상 E_에칭, 메조틴트_40 x 51cm _동판화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서울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우향 박래현 42주기 판화전`이 11일 열렸다.
 
 우향 박래현(1920~1976)의 1971~1972년 제작된 `태고`, 맷방석 문양을 변형한 `고담` 등을 찍은 판화 30점을 전시했다.  사후 미공개작 15점도 포함됐다.

 '우향의 판화전'은 1995년 시몽갤러리 전시 이후 23년만에 열리는 전시다. 명성이 있지만 작품이 많지 않은 탓에 희소가치가 높아 눈길을 끈다.

 손성례 청작화랑 대표는 "우향과 청작화랑은 지난 1988년 운보 김기창과 부부전을 열며 인연을 맺었다"며 "이번 판화전은 박래현의 말년기 작품들로 거의 원화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우향 박래현은 근대기 여성화가 첫 세대 작가로, '바보 산수'로 유명한 한국화가 운보 김기창(1914~2001) 부인으로도 유명했다.

 결혼전 촉망받는 신 여성 화가였다. 1944년 동경여자미술학교 일본화과를 졸업하고, 조선미술전람회(선전)에서 최고상인 ‘창덕궁상(昌德宮賞)’, 1956년 국전에서 '노점'을 출품해 ‘대통령상’을 받았다. '노점'은 박래현이 남편인 김기창과 함께 한국전쟁 당시 친정인 군산에서 피난 생활을 하고 있을때를 그린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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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기 작품들은 일본화풍의 채색화가 지배적이었으나, 해방 후 운보 김기창과 결혼하면서 달라졌다. 김기창과 결혼은 당대 화제였다. 일본미술학교를 졸업한 박래현과 청각장애에 초등학교만 졸업한 김기창의 연애사는 '미술계 전설'로 남아있다.

 당시 선전의 추천작가였던 김기창에게 인사를 하러 간게 인연이었다. 휜칠한 김기창의 외모에 종아리가 예쁜 박래현에 서로 반했지만, 청혼은 여자가 먼저했다. 가진게 없어 주저하던 남자는 "결혼 후에도 화가로 살 수 있게 해달라"며 사랑 고백을 한 박래현에 푹 빠졌다.

  "각자의 예술세계를 인정하되 간섭은 하자말자"는 약속과 함께 1946년 남산 민속박물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1년후 국내 최초로 부부전시도 열었다. 운보는 아내가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도록 배려했다. "넓은 세상에서 마음껏 작업하고 싶다"는 우향은 1969년 혼자 미국 유학을 떠나 뉴욕 프랫 그래픽센터와 봅 블랙번 판화연구소에서 새로운 조형 작업을 실험했다. 동판을 긁고 파서 색을 입혀 한국적 소재를 기하학적으로 풀어내는 추상판화는 한국 작가 최초 시도였다. 1974년까지 뉴욕에 머물며 판화와 타피스트리 작업에 몰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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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바다의 현상_에칭_38 x 44cm_1971_동판화.

   운보가 조선 민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바보 산수'시리즈로 한국화단의 독보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했다면, 우향은 전통 동양화를 타파하고 새로운 조형실험을 거듭하면서 한국화의 신경지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신여대 교수를 역임했다.

 이번 전시에는 우향이 간암 진단을 받고 한국으로 돌아와 병상에서 그린 마지막 드로잉 작품도 첫 공개됐다. 22일까지.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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