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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개브리얼 제빈 '비바 제인'·이치은 '보르헤스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논쟁'·임경선 '곁에 남아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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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9-12 16: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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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비바, 제인

정치 지망생인 20대 여자 아비바 그로스먼은 하원의원 에런 레빈의 인턴이 되어 일하던 중 어리석은 실수를 저지른다. 하원의원과 불륜관계가 된 것. 우연한 사고로 그 불륜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그녀의 인생은 다시 일어설 수 없을 만큼 무너져버린다. 그렇게 자신에게 몰아닥친 상황에 좌절하고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분투하는 여성의 선택들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미국 작가 개브리얼 제빈이 썼다. 5개 장으로 이뤄져 있고 장마다 화자가 다르다. 5명의 화자는 세대와 처지가 다르지만 모두 여자다. 그 속에는 한때의 어리석은 선택을 만회하려고 애쓰는 여성 자신, 딸을 막아서기에 급급한 그녀의 어머니, 또다른 여성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정치인의 아내 등이 포함된다. 연령적으로는 10대에서 60대까지 폭넓게 걸쳐져 있다. 서술 방식도 각 인물의 특성에 맞게 다채롭게 변주된다. 1인칭 시점으로, 3인칭 시점으로 서술되는 장이 있는가 하면, e-메일로만 이루어진 장도 있다. 엄일녀 옮김, 400쪽, 1만4800원, 루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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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논쟁 

1998년 '권태로운 자들,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이다'로 제22회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한 이치은씨의 첫 소설집이다. 시간과 기억에 관한 기묘한 이야기 10편이 실려 있다. 기억이라는 소재를 다룬 전작 '키브라, 기억의 원점'에서 풀어놓은 생각들은 표제작 '보르헤스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논쟁'에서 조금 더 직설적으로 재조립되고 있다. 시간을 소재로 쓴 '마술 사진기'나 장소·상황에 대한 상상력으로 쓴 '바리케이드', 기다림·죄책감·수집 등을 다룬 작품들이 한 데 묶였다. 작가는 "나는 책을 제외하고선 물건을 수집해 본 적이 없지만, 비슷한 물건·소재들을 집합적으로 나열했을 때 가끔은 마술적인 효과가 난다는 걸 알고 있다"고 한다. 살바도르 달리의 '불꽃놀이(Tableau d’associations folles)'는 얼마나 매력적인가. 책에도 그대로 언급되어 있지만 밀로라드 파비치가 '하자르 사전'에서 고안했던 모래시계보다 멋진 모래시계들을 잔뜩 창조할 수 있을 거라고 나는 처음 생각했었다, 뻔뻔스럽게도. 숫자를 여섯 개로 한 것은 단지 일곱이라는 숫자가 꺼림칙해서였다. 나는 종종 인간이 더 완벽해지려면 기억을 잃어버려야 한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주장한다. '죄책감의 확률'은 이에 대한 이야기다. 생각이 문체와 이야기에 앞서다 보니 인형극이 되고 말았다." 164쪽, 1만1000원, 알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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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남아 있는 사람

임경선씨가 7년 만에 펴낸 소설집이다. 표제작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을 비롯해 '안경' '치앙마이' '우리가 잠든 사이' '나의 이력서' 등 7편의 소설이 실렸다. 복잡한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이들을 기록하고 싶었다는 작가는 단편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자신의 인생에서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성찰하고 그것을 지켜가며 의연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보여준다. "인생은 그리 단순하지도, 의도대로 풀리지도 않다 보니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각자의 장소에서 필사적으로 투쟁을 벌인다"며 "그들은 용기 있는 선택을 내리고 스스로 상황을 움직이는가 하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을 결기 있게 받아들여 슬픔을 아름다움으로 승화하기도 한다"고 전한다. "혹은 아예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리기도 하는데, 이런 정직한 항복이라면 견고한 껍질을 깨고 새로이 시작하게 하는 내면의 힘을 길러줄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인생에서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성찰하고 그것을 지켜가며 의연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일,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처럼 온전히 내가 주인인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지금 당신 곁에 남아 있는 사람들을 온 힘을 다해 사랑하길 바란다." 248쪽, 1만3000원, 위즈덤하우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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