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서울 600년 역사 한곳에'…3년만에 개관 공평도시유적전시관 가보니

등록 2018.09.12 16:19:3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15년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굴된 생활유물 1000여점 원위치 보존

16~17세기 가옥 실제크기·VR영상 등으로 복원…직접 체험도 가능

【서울=뉴시스】윤슬기 기자 = 서울시는 2015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굴된 108개 동 건물지 일부, 골목길 등 유구와 1000여 점이 넘는 생활유물을 전면 보존한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을 3년 준비 끝에 12일 개관했다. 2018.09.12 yoonseul@newsis.com

【서울=뉴시스】윤슬기 기자 = 서울시는 2015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굴된 108개 동 건물지 일부, 골목길 등 유구와 1000여 점이 넘는 생활유물을 전면 보존한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을 3년 준비 끝에 12일 개관했다. 2018.09.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윤슬기 기자 = 고층 건물이 빽빽히 들어선 도심 한복판에서 서울의 600년 역사를 느낄 수 있을까? 서울 종로구 공평동에 위치한 센트로폴리스에서는 가능하다.

 땅 속에 묻혔던 600년의 역사가 그 곳에서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신축한 건물 입구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1층으로 내려가면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을 만날 수 있다. 천장과 벽면이 검은색과 회색 등으로 칠해져 있어 내부는 조금 어둡지만, 전시된 유물과 유구(遺構)들 위로 조명이 설치돼 이목을 끌었다.

 서울시가 3년간의 준비 끝에 12일 개관한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은 연면적 3817㎡에 이르는 서울 최대 규모라는 소개에 걸맞에 전시관 곳곳에는 조선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골목길과 생활유물 1000여 점이 원위치에 보존돼있다. 
【서울=뉴시스】윤슬기 기자 = 서울시는 2015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굴된 108개 동 건물지 일부, 골목길 등 유구와 1000여 점이 넘는 생활유물을 전면 보존한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을 3년 준비 끝에 12일 개관했다.<사진=윤슬기 기자> 2018.09.12 yoonseul@newsis.com

【서울=뉴시스】윤슬기 기자 = 서울시는 2015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굴된 108개 동 건물지 일부, 골목길 등 유구와 1000여 점이 넘는 생활유물을 전면 보존한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을 3년 준비 끝에 12일 개관했다.<사진=윤슬기 기자> 2018.09.12 [email protected]

투명 유리바닥이 설치된 전시관 바닥 아래로 조선시대 집 터와 유구들이 그대로 재현돼 있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슬러 조선시대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느껴진다. 함께 전시관을 돌아보던 일부 시민들 역시 투명 유리바닥 아래에 펼져진 유구들을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시관 초입에는 공평지구 개발과정부터 전시관 조성까지 유구 배치의 기본 방향을 패널로 소개해 조선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공평동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그 옆에는 발굴 당시 현장과 관련자 인터뷰 등을 영상으로 상영해 600년 동안 쌓인 서울의 역사를 청각적,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이어진 다음 공간에는 과거 조선 한성의 행정구역이었던 당시의 공평동 모습을 볼 수 있다. 시전, 궁가, 관청 등 다양한 시설과 계층이 혼재됐던 당시 공평동 모습을 건물 모형과 영상 등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42m의 골목길을 과거와 똑같이 재현해 직접 그 거리를 걸을 수 있었다. 거리의 폭부터 길의 모습까지 구현해 조선시대에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기존 전시관은 유리안으로 전시된 유물이나 유적지를 확인했다면, 공평도시유적전시관에서는 직접 체험을 할 수 있어 학부모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초청을 받아 방문한 한 관람객은 "아이들과 직접 거리를 거닐 수 있어 정말 좋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뉴시스】윤슬기 기자 = 서울 도심 한복판에 서울 600년 역사를 직접 확인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이 개관했다. <사진=윤슬기 기자> 2018.09.12 yoonseul@newsis.com

【서울=뉴시스】윤슬기 기자 = 서울 도심 한복판에 서울 600년 역사를 직접 확인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이 개관했다. <사진=윤슬기 기자> 2018.09.12 [email protected]

뿐만 아니라 전시장 곳곳에는 구역별로 진열장이 마련돼 2015년 공평동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굴된 유물 총 10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청동으로 만든 삼족화로 옆에는 당시 조선시대에 온돌이 집집마다 보편화되어 있지 않았다는 설명이 적혀 있다. 무엇보다 중국 명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희귀한 청자도 전시돼 있었는데, 파란 색상의 큰 청자가 조명을 받으며 장엄한 위용을 뿜어내고 있다.
 
 여기에 조선 전기 무신인 구수영(具壽永)의 패찰, 일제강점기 담배가게 간판 등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전시돼 있다.

 특히 한 유구(遺構)에서 다량 출토된 '참조기 이석' 등 생선 유체(遺體)를 통해 조선시대 한양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즐겨 먹었는지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상점거리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터'에는 마네킹이 양쪽에 2개씩 서있다. 갓과 도포를 착용한 조선시대 사람의 모습을 한 마네킹들은 상인들이 판매하는 목소리, 물건을 구매하는 손님들의 목소리를 냈다.

 마치 실제로 조선시대 시장에 나와있는 듯한 음향효과를 줘 시장의 활기찬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전시관의 또 다른 핵심 콘텐츠는 각각 다른 형태의 가옥 3채를 각각 다른 방식으로 복원해 조선시대의 집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볼 수 있는 '전동 큰 집 터' 앞에는 10분의 1크기로 축소한 모형이 있어 당시 모습과 현재 집터를 비교할 수 있다.

 '골목길 ㅁ자 집 터'에서는 VR(가상현실) 영상기기를 착용해 집 내부를 들어가고, 가옥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가상현실이 최근 사회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관람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VR기기를 착용하자 눈앞에 펼쳐진 집 내부의 모습에 어지러움을 느꼈지만 이내 곧 적응해 집 내부를 둘러볼 수 있었다. 집안 곳곳 구조를 음성 설명으로 들으니 조선시대 당시 가옥의 구조를 조금이나마 체험할 수 있었다. 

 기자 옆에서 함께 VR영상기기 체험을 했던 관람객은 리모콘으로 눌러보면서 눈 앞에 펼쳐진 가옥의 모습에 감탄사를 연발하기도 했다.

 마지막 가장 작은 크기의 집인 '이문안길 작은 집'은 당시 위치에 실제와 동일한 크기로 재현해 직접 집 안에 들어와있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집의 크기는 가장 작지만, 실제와 동일하게 복원한 만큼 당시 집안 구조를 살펴볼 수 있었다. 집 가장 막다른 곳에 다다르면 영상 등을 통해 과거 조선시대 가옥 구조나 이 유구 안에서 발견된 생활유물들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