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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적 긴장 완화에 주력'…종전선언 입구 찾는 文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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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9-13 05:38:00  |  수정 2018-09-13 15:17:34
평양 회담 의제 군사분야 집중 윤곽…先긴장완화 後종전선언 변화
판문점 선언에서 제시된 시간표 따라…주어진 의제 순차적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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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사진=뉴시스DB). 2018.09.11.

【서울=뉴시스】김태규 김성진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남북 정상회담이 카운트 다운에 들어가면서 어떤 의제가 공식적으로 다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북이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한 차례 고위급 실무회담에서 의제·의전·경호·보도 등 필요한 분야에 대한 협의를 모두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기존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의 경험을 살린다면 크게 어려울 것이 없다는 게 청와대의 생각이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분야는 두 정상이 논의하게 될 의제를 정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북미 간에 종전선언과 핵 리스트 신고의 맞교환 문제를 놓고 한 차례 파열음을 냈던 만큼 문 대통령이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북미 간의 대화와 소통이 원활해질 때까지는 우리가 가운데서 중재하고 촉진하는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주어진 중재자·촉진자 역할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판문점 선언을 바탕으로 얼마나 진전된 합의를 도출해내느냐가 이번 평양 남북 정상회담의 관건이다. 평소 남북 정상회담을 북미 정상회담의 '길잡이'라고 강조해 왔던 만큼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여건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다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기본적으로 북미 간의 협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서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의 논의 방향성은 가닥이 잡힌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비핵화 문제는 북미 정상회담의 몫으로 남겨두되, 남북 관계발전 방안에 있어 4·27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것보다 확실한 진전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제 남북 간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공동선언이 아니라 남북 관계를 내실 있게 발전시켜나가는 것"이라며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남북미 간의 군사적 긴장과 적대 관계 해소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판문점 선언에서 담았던 ▲남북관계 발전 ▲군사적 긴장완화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등 3가지 조항 가운데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방북 결과를 발표하면서 "현재 남북 간에 진행중인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를 계속 진전시켜 나가고, 남북 정상회담 계기로 상호 신뢰 구축과 무력충돌 방지에 관한 구체적 방안에 합의키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번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남북 간 군사문제 해결을 통한 긴장완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접경지역 내에서 서로 위협이 되는 무기체계를 확인하고 단계적으로 재배치와 감축을 추진하는 방안을 꼽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 재래식 무기와 병력 등을 물리적으로 한꺼번에 감축하는 구조적 군비통제까지는 아니더라도 서울·평양을 기준으로 일정 지역 내에서의 군사활동 시 사전 통보하는 방식 정도는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전방에 배치된 포병 실질적 군사적 위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합참에 남북한 군사력 비교 자료를 요구한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 한다. 군비통제는 남북이 보유한 군사력의 차이를 정확히 아는 것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투명한 공개를 통한 운용적 군비통제에 대한 합의를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룰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외에도 남북한 군비통제 추진을 위한 준비 일환으로 군사분야 회담을 상황과 의제에 부합되도록 정비하고 군비통제 회담기구로 발전시킬 가능성도 거론된다. 남북국방장관회담, 남북군사공동위원회, 분과위원회, 검증위원회 등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이다.


 이처럼 군사분야에 집중키로 한 배경에는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즉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북핵문제 ▲평화체제 ▲군비통제 등 3가지 과제가 각각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 연계돼 해결할 수 밖에는 인식을 새롭게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4·27 남북 정상회담 직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 추진에 집중했다가 시간을 허비한 뼈아픈 경험이 있다.

 또 남북관계 발전 분야의 ▲동해선·경의선 철도·도로 연결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개소 ▲이산가족상봉 등 합의사항 이행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높은 대북제재 벽을 실감한 것도 군사적 긴장완화에 집중하게 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선제적으로 군사적 충돌방지와 긴장완화 실현 등 군비통제 정책을 시행할 경우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비롯한 평화협정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과거에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체결돼야 군사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봤다"면서도 "이제는 그것이 아니라 군사문제를 통해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의 여건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문 대통령이 인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이 남북 간 군사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데 종전선언을 안 해주고 대북 경제제재를 풀지 않는 건 당연하다"며 "경제제재 해제에 대한 환경 자체를 남북이 먼저 풀어나가겠다는 선군적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종전선언은 비핵화 진전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의 위협이 사라지고 평화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에 달렸다는 점에서 군사적 문제의 논의와 해결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주장이다.

 다시 말해 문 대통령이 이번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군사적 문제를 집중 논의키로 한 것은 궁극적으로는 종전선언의 입구를 찾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라 볼 수 있다. 군사적 긴장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하면 종전선언을 논의할 여건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구체적으로 정전협정을 지키지 않거나 형해화(形骸化)된 협정체제를 군사적 문제 해결로 지켜나감으로 인해서 종전선언을 넘어 평화협정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군사적 긴장 완화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kyustar@newsis.com
 ksj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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