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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혁신, 게임산업처럼⑤]대기업 '넷마블·넥슨·엔씨'…비결은 '글로벌·혁신'

등록 2018.09.20 13: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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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1994년 설립... 온라인게임 새 지평 연 '바람의 나라'

엔씨소프트, 1997년 설립...리니지IP로 글로벌화

넷마블, 2000년 설립...위기 넘어 업계 1위로

[벤처혁신, 게임산업처럼⑤]대기업 '넷마블·넥슨·엔씨'…비결은 '글로벌·혁신'

지난 6일 창사 17주년을 맞은 공감언론 뉴시스는 '파괴적 혁신'만이 위기의 한국호를 구해낼 화두라는 판단 아래 '혁신 없이 미래 없다는' 기획 시리즈를 한 달간 연재한다. 미국과 중국, 독일은 어떻게 규제를 혁파하고 금융의 물꼬를 돌려 벤처에 자양분을 주고 산업을 키우는지 살펴보고, 작금의 복합위기를 헤치고 한국호가 나아가야 할 길을 집중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① 복합위기 한국경제호(號)…왜 '파괴적 혁신'인가
② 산업정책의 틀, 다시 짜자
③승부처는 첨단 제조업
④ 규제혁파, 이해관계를 돌파해야
▶⑤ 벤처혁신, 게임산업처럼
⑥ 혁신의 물꼬, 금융서 튀워야
⑦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 구축에 미래 달려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지난 10년간 국내 산업에서 가장 비약적 성장을 보인 곳은 게임 산업이다."

 PC통신 시절을 거쳐 기가인터넷을 넘어 이제 5G시대를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의 온라인·모바일 게임시장은 넥슨의 태동과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이란 경쟁자의 출현으로 지난 20여년간, 특히 최근 10여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은 2017년 기준으로 4조 7000억 원을 상회하는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과거 1억원의 자본금으로 출발해 연 매출 2조원 시대를 연 게임사의 등장은 벤처업계는 물론, 전 산업 통틀어 충격을 줄 만큼 혁신 성장의 롤모델(role model)이 되고 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이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게임시장을 흔들 수 있었던 비결은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 글로벌 전략이 주효했다.
   
[벤처혁신, 게임산업처럼⑤]대기업 '넷마블·넥슨·엔씨'…비결은 '글로벌·혁신'

  ◇넥슨, 1994년 설립... 온라인게임의 지평 연 '바람의 나라'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즐겁게 게임을 만드는 곳, 넥슨. 이 곳에서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최고의 재미와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도전은 계속됩니다."

 넥슨 홈페이지 회사소개란에 나오는 문구다. 우리나라 인터넷 및 게임산업의 태동과 맥을 함께한 넥슨은 1994년 시작됐다. 김정주(현 NXC 대표)·송재경(현 엑스엘게임즈 대표) 등 초창기 멤버가 뭉쳐 자본금 1억원으로 출발했다. 

 1996년 텍스트 머드 게임이 주류를 이루던 한국 게임시장에 '바람의나라'를 선보이며 그래픽 온라인 게임의 장을 열었으며, 1999년 ‘퀴즈퀴즈’로 온라인 게임에 부분유료화 모델을 도입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이후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엔비', '카트라이더' 등을 선보이며 캐주얼 게임 붐을 이끌었다. 특히 '카트라이더'는 대한민국 인구 절반에 육박하는 24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며 아시아 시장에서 '게임 한류'를 주도했다. 현재 '카트라이더'는 전 세계 3억 80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넥슨이 선보인 '바람의나라'는 넥슨의 출발점이자 넥슨 특유의 혁신 DNA의 원형이다. '인터넷을 통해 많은 유저들과 동시에 즐기는 게임'이라는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바람의나라'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던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의 적용과 PC통신 저변 확대에 힘입어, 패키지 게임이 주를 이뤘던 한국 게임업계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이 게임은 2011년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MMORPG'로 기네스북에 등재됐고, 올해로 출시 22주년을 맞으며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1999년에는 ‘퀴즈퀴즈’를 국내 시장에 선보이며 캐주얼게임 시대의 문을 열었다. ‘퀴즈퀴즈’는 두 달 만에 가입자 100만을 돌파했다. 일정기간 게임을 즐기기 위해 정해진 요금을 지불하는 정액제와 패키지 판매가 주된 사업모델이었던 당시, 넥슨은 전세계 게임사 최초로 '부분 유료화'(Free to Play) 모델을 도입했다. 게임은 무료로 즐길 수 있으되,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 등을 유저의 필요에 따라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후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 전반에 널리 활용되는 사업 모델로 안착했다.

 이후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앤비', '카트라이더' 등을 연이어 히트 시키며 국내 굴지의 게임사로 성장한 넥슨은 2000년대 중반부터 중국, 동남아시아, 일본 등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과정을 통해 넥슨의 주력 타이틀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히트를 기록하며, 넥슨의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올해로 출시 15주년을 맞은 '메이플스토리'는 전세계 110여 개국에서 약 1억 80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한 글로벌 타이틀로 성장했으며, '던전앤파이터'는 중국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2014년 최고 동시 접속자수 5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중국 최고의 온라인 액션 RPG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넥슨이 해외 시장에서 탁월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은 현지화 서비스에 있다. 넥슨은 단순히 게임의 언어만 번역하는 수준을 넘어, 각 지역의 문화적 특성에 기반해 현지 유저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왔다.

 이 같은 혁신적인 도전을 통해 넥슨은 현재 전세계 190여 개국에서 약 14억 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90여종의 게임을 서비스하는 글로벌 게임사로 성장했다.

 창립 첫해인 1994년 약 2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해 기준 약 1만배 이상 불어난 2조 2987억 원(엔화 2349억 엔)으로 급증했다. 이 중 해외 매출액은 1조 5110억 원(1544억 엔)으로 작년 전체 매출의 약 66%에 달한다. 또한 창립 초기 십 수명에 불과했던 직원의 수도 증가해 현재 약 6200여명의 임직원들이 한국과 일본, 북미, 태국, 대만 등의 법인에서 근무 하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바람의나라'로 시작된 넥슨의 혁신 DNA는 창립 이후 24년이 지난 지금도 새로운 도전을 이끌어내는 든든한 토대로 작용하고 있다"며 "넥슨은 매년 PC와 모바일 플랫폼을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의 타이틀을 개발해 새로운 재미를 창조하고 있으며, 신기술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더라움에서 열린 리니지M 서비스 1주년 미디어 행사 'YEAR ONE'에 참석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05.15.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더라움에서 열린 리니지M 서비스 1주년 미디어 행사 'YEAR ONE'에 참석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05.15. [email protected]

  ◇엔씨소프트, 1997년 설립...리니지IP로 글로벌화 

 "만약 우리나라에 세상 사람들이 누구나 알고, 인정하고,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하나 있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 엔씨소프트라고, 우리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997년 4월 김택진 엔씨소프트 창업자가 임직원들에게 보낸 CEO 메시지다.

 엔씨소프트는 1997년 3월에 자본금 약 100억원으로 설립됐다. 김택진 대표를 비롯해 배재현 부사장 등 10여명의 창립멤버가 모여 출발했다. 현재는 세계 최고의 개발 기술력과 서비스 역량을 보유한 글로벌 게임 개발사로 성장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를 시작으로 인터넷 기반 온라인 게임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2000년부터 해외 시장을 개척해 아시아/북미/유럽 등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대표 IP(지식재산권)로는 리니지(Lineage) 시리즈, 아이온(AION), 블레이드 & 소울(Blade & Soul), 길드워(Guild Wars) 시리즈 등이 있다. 2016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 세계 약 4000명의 엔씨소프트 임직원들은 글로벌 게이머들을 위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 및 퍼블리싱 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높은 수준의 게임 시나리오,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세계 최고의 게임을 만들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00년에 해외진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후 북미, 유럽, 일본, 대만 등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전세계 60여 개국에 게임을 서비스하며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엔씨는 국내 게임산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시키는 데 많은 기여를 한 주요 온라인 게임 기업이며, 지금도 국내 게임산업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벤처혁신, 게임산업처럼⑤]대기업 '넷마블·넥슨·엔씨'…비결은 '글로벌·혁신'

◇넷마블, 2000년 설립...위기 넘어 업계 1위로

 "넷마블은 앞으로도 게임기업이 갖는 모든 편견을 깨뜨려 나갈 것이며, 넷마블의 미션은 한국게임의 '글로벌 파이어니어(Global Pioneer)'가 되는 것이다." 2016년 2월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제2회 NTP(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 행사에서 '넷마블의 미션'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핵심 키워드다.

 게임업계 단일기업 2조 매출 시대를 연 넷마블은 지난 2000년 3월 설립됐다. 당시 넷마블은 창업자 방준혁 의장과 직원 8명이 모여 1억 원의 자본금으로 출발했다.

 설립 당시부터 넷마블은 국내 게임업계에 '퍼블리싱' 비즈니스 모델을 처음 도입하는 등 혁신적인 시도로 한국 게임 시장을 선도했다. 2003년에는 영화투자배급업체 플래너스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편입, 모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콘텐츠 기획과 생산, 마케팅 등에 대한 노하우를 흡수해 성공적인 게임 퍼블리싱 사업의 씨앗을 뿌렸다.

 이어 업계 최초로 온라인게임 '퍼블리싱' 사업 및 부분 유료화 모델을 도입하며 1년 만에 270억의 매출을 올렸으며, 같은 해 모회사 플래너스를 인수하며 최초의 모회사 역 M&A에 성공했다.

 또 게이머들의 결제수단 확대를 위해 '문화상품권 결제 시스템 도입', 한번의 로그인으로 모든 게임 사용 가능한 '싱글 사인 온', 각 게임마다 런처를 받는 번거로움을 없앤 '통합 플러그인 시스템' 등을 업계 최초로 시작하며 혁신과 도전으로 사업을 이어나갔다.

 이후 넷마블 게임 포털 가입자 수가 2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설립 3년만인 2003년 업계 1위로 올라섰다. 그러다 2004년 기업의 영속성 확보를 위해 대기업인 CJ그룹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처럼 승승장구하던 넷마블에도 위기는 있었다. 방 의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회사를 떠난 2006년 이후부터 긴 암흑기를 거쳤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서비스하고 선보인 32개 게임 대부분이 흥행에 실패했다.

 위기에 빠진 넷마블을 위해 방 의장이 2011년 복귀했다. 당시 PC 게임이 대세였음에도 모바일 게임으로 가고자 하는 새로운 전략방향을 제시하고, 5년 후 2016년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겠다는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넷마블은 연 매출 2000억원에 영업적자 상황이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기 전에 모바일 게임 시대가 올 것이라는 것을 미리 예측하고 개발에 몰두, 마침내 2012년 12월 31일 출시한 레이싱 게임 '다함께 차차차'를 1위에 올렸다. 이어 나온 '모두의마블', '몬스터길들이기' 등도 연달아 히트하며 모바일 게임 최강자로 자리 잡았다.

 이로써 넷마블은 2011년 방 의장이 5년 계획으로 선언했던 연 매출 1조원 목표를 1년 앞당긴 2015년에 달성했다. 2016년에는 1조5000억원, 2017년에는 2조4248억원이라는 게임 단일기업 최고 연매출을 올렸다.

 넷마블 관계자는 "글로벌 게임시장의 개척자로서 글로벌 메이저 게임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도전과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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