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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혁신, 게임산업처럼⑤]김호연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실장 "AI로 업계 영역 확장"

등록 2018.09.20 13: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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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AI로 문제해결...게임 이용자 즐거움 극대화"

"AI 핵 등 게임 부정기능 조치도 가능...환경 개선"

"게임 개발에도 머신러닝 활용한 다양한 기법 적용"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300여명 규모로 육성 계획"

"AI 기술 게임 외 다른 분야로 확대 가능...영역 확장"

[벤처혁신, 게임산업처럼⑤]김호연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실장 "AI로 업계 영역 확장"

【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국내 게임기업들은 한때 과감한 도전과 혁신을 통해 두 자릿수에 이르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근래엔 이에 못미치는 성장률을 보이며 한 템포 쉬어가고 있지만 게임기업들은 여전히 블록체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신기술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뉴시스는 국내 대표 게임사 넥슨의 김호연 인텔리전스랩스 솔루션실 실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공지능 기반 기술이 게임에 활용되는 사례와 다른 사업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들어봤다.

 넥슨의 인텔리전스랩스는 인공지능 기술 변화에 발맞춰 지난해 4월 설립된 곳이다. 머신러닝,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게임에 적용해 이용자들이 게임을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그 목표가 있다.

 특히 넥슨은 게임 이용자의 즐거움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김 실장은 신규 게임 이용자가 겪는 어려움을 인공지능을 통해 파악하고,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해 이탈률을 낮췄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유저가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은 게임 서비스를 하면서 즉시 수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소수의 유저가 특수한 상황에서 겪는 어려움을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신규 유저는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불편함을 겪을 경우 이탈율이 높은 편이고,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말해주지 않고 이탈해 버립니다."

 "이에 머신러닝을 통해 유저의 행동과 게임에서 이탈하는 이유에 대한 상관관계를 찾아내는 시스템을 개발했는데, 이 시스템을 한 FPS게임에 적용했더니 '서버 이동 횟수'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알고 봤더니 유저들이 어떤 서버는 대화만 하는 서버, 어떤 서버는 권총플레이만 하는 서버 같이 암묵적인 약속을 정해놓고 플레이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개발팀은 신규 유저들도 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서버를 구성해 신규 유저들을 이 서버에 집중 배치하고, 이탈률을 낮춰던 사례가 있습니다."

 넥슨은 또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게임 속 부정기능인 '핵', '아이템복사', '덤핑'과 같은 고의적 오류를 시스템이 직접 찾아내 조치하도록 하고 있다. 김 실장은 청정한 게임 환경을 만드는데 다양한 머신러닝 기술이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저의 개별 패턴을 파악해 특정 행위 반복을 통해 재화를 대량 생산하는 작업장, 특정 아이템을 몇몇 유저만 계속 획득하는 버그, 재화의 흐름을 추적해 작업장들의 금고 찾기, 게임에서 권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다른 유저들의 게임 플레이를 방해하는 행위 등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스크린샷 이미지를 학습해 월핵(1인칭 슈팅 FPS 장르 게임에서 벽을 투시해 건너편을 무단으로 훔쳐볼 수 있는 기능)을 탐지하기도 하고, 딥러닝 방식으로 욕설 데이터를 학습해 욕을 탐지, 게임 내 언어순화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벤처혁신, 게임산업처럼⑤]김호연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실장 "AI로 업계 영역 확장"

김 실장은 게임 개발에도 머신러닝을 활용한 다양한 기법들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넥슨이 서비스 중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야생의 땅: 듀랑고'도 머신러닝을 활용한 콘텐츠생성기법이 도입됐다.

 "게임 개발을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한 모든 행위라고 정의한다면 다양한 시스템을 게임에 적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에게 맞는 파티나 길드를 추천해주는 시스템 등이 실제 게임에 적용되고 있고 활용 중입니다. 게임 컨텐츠를 생성하는 영역에서는 게임 속 행동을 기반으로 저널이나 분석 리포트를 쓰거나 딥러닝을 활용해 컨텐츠를 압축하는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넥슨은 지난해 인텔리전스랩스를 설립한 이후 현재까지 약 100여명 수준의 인력을 확보했다. 올해도 지속적인 채용을 통해 인텔리전스랩스를 300여명 규모의 조직으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게임의 질적 향상에 도움이 돼서다.

 "넥슨은 2010년부터 데이터분석 조직이 있었고, 다양한 시도를 게임 서비스에 적용하면서 독특한 경험을 얻었습니다. 특히 넥슨은 다양한 장르와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어서 유저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고, 많은 히트작을 오랫동안 보유해왔기 때문에 누적된 데이터와 분석 결과가 많이 있습니다."

 "넥슨에서 자체 개발하거나 퍼블리싱하는 모든 게임들은 론칭 시작부터 이런 노하우를 가지고 높은 품질로 서비스할 수 있도록 시스템으로 개발 중입니다. 그동안 쌓인 노하우와 분석 결과의 양도 많은 편이지만, 이를 공용 시스템화하는 업무도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재능있고 뛰어난 분들을 인텔리전스랩스로 많이 모시고 있습니다. 지금도 열심히 채용하고 있고요."
 
 넥슨은 인공지능 기술을 게임 외 다른 분야로도 확대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 시장은 인텔리전스랩스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게임업계의 영역을 더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넥슨은 최근 더욱 다양한 시도를 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게임회사에서 역량을 고도화하는 것과 다양성, 창의성 등은 공존하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우리는 축적한 데이터와 머신러닝으로 최적화한 알고리즘을 활용했을 때의 가능성을 봤고, 인텔리전스랩스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게임업계 영역을 더 확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당연히 미래에는 게임 외 다른 분야로도 인공지능 기술을 확대 적용할 계획입니다. 게임은 작은 사회라고 부를 만큼 현실과 유사한 면이 많습니다. 이런 특징들을 고려해보면 잘 정의된 데이터화 고도화된 알고리즘이 게임 밖 다른 상황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개발된 몇개의 알고리즘으로 회사 내부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풀 수 있는지 늘 고민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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