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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옥진의 병신춤, 되살릴 수 있을까

등록 2018.09.27 16: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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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옥진의 병신춤, 되살릴 수 있을까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1인 창무극'이라는 장르를 개척한 '병신춤의 대가' 공옥진(1931~2012)과 그녀의 춤을 조명하는 연극이 나온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와 극단 그린피그는 10월 4~14일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이야기의 방식, 춤의 방식-공옥진의 병신춤'편을 선보인다.

윤한솔 연출과 극단 그린피그가 우리나라 전통예술을 다룬 두 번째 작품이다. 2014년 '혜화동 1번지' 봄 페스티벌에서 공연한 '이야기의 방식, 노래의 방식-데모 버전'이 판소리를 익히면서 현대와의 접점을 찾고자 했다면, 이번에는 전통무용을 직접 익히는 과정과 결과를 연극으로 제작했다.

'이야기의 방식, 춤의 방식-공옥진의 병신춤'은 지난 6월부터 공동창작 과정을 거쳤다. 그린피그 단원은 공옥진과 병신춤이라는 최소한의 단서만 공유한 상태에서 관련 영상과 논문, 책 등 자료를 탐구했다.

공옥진은 병신춤으로 큰 인기를 얻었으나 전통무용이 아닌 창작이라는 이유로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지 못했다. 뒤늦게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29-6호 '판소리 1인창무극 심청가'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하지만 전수자가 없어 문화재 지정이 취소됐고, 병신춤의 명맥은 사실상 단절됐다.

이번 공연은 공옥진의 춤을 어떻게 배울 것인지, 과연 가능한 일인지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 과정에서 동작인식 센서인 '키넥트'로 작동하는 게임 '댄스 센트럴'을 무대에 구현한다.

남산예술센터는 "화면 속 캐릭터의 화려한 춤을 보고 따라해 점수를 얻는 게임처럼, 공옥진의 병신춤을 게임으로 변형해 반복하면 어깨너머로 배우는 전통적인 방식과 다른 계승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발상을 실현한 결과"라고 소개했다.

공연에는 공옥진의 수제자를 자처하는 7명의 배우가 등장한다. 이 방식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으로 공옥진의 춤을 익힌다.

남산예술센터 관계자는 "이렇게 선보여지는 무대에는 한국사의 질곡 속에서 공옥진이 춤을 배우는 과정과 춤이 발생되는 지점, 병신춤에 담긴 혹은 담길 수 있는 모종의 편견, 키넥트 센서가 읽어 내는 것과 읽어 내지 못하는 것 등 여러 가지 고민이 동시에 담겼다"고 전했다.

두산연강예술상, 김상열연극상 등을 받은 윤 연출은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5기 동인으로 활동해 온 초기부터 미학적 실험과 연극의 사회적 발언을 꾸준히 모색해왔다.

'이야기의 방식, 춤의 방식-공옥진의 병신춤'은 공옥진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관객과의 대화도 운영한다. 10월6일 공연 종료 후 윤 연출과 전통공연 연출가인 진옥섭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이 대담한다.

이번 공연은 '2018 서울아트마켓의 팸스링크(PAMS Link)' 프로그램의 하나다. 해당 기간 국내외 공연 전문가들을 만난다. '제25회 베세토 페스티벌' 한국 초청작으로 10월 19~20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도 선보인다.

한편 남산예술센터는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하반기 시즌 프로그램부터 평일 공연시간을 오후 8시에서 오후 7시30분으로 변경해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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