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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해양바이오산업 쑥쑥 크는데'…국내는 '걸음마' 수준

등록 2018.10.0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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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시장 매년 4~10% 꾸준히 성장

시장 규모 2025년 64~69억 달러 전망

국내 영세성 R&D투자 제때 안 이뤄져

연구인력 등 국가차원 체계적 인프라 지원 필요


【강릉=뉴시스】김경목 기자 = 가을의 중반을 넘어서면서 온 산이 만산홍엽의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다. 동해안 바닷속에도 만해홍엽의 가을 느낌이 짙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9일 강원 고성군 토성면 청간정 앞바다 수심 37.6m 암반에서 서식하는 산호류, 해조류 등 수생생물에 인공 빛을 비췄더니 본래의 색이 드러나 마치 설악산 단풍이 물든 것처럼 아름답게 보인다. 스쿠버다이버들이 용궁의 가을을 느끼며 유영하고 있다. 2017.10.30. photo31@newsis.com

【강릉=뉴시스】김경목 기자 = 가을의 중반을 넘어서면서 온 산이 만산홍엽의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다. 동해안 바닷속에도 만해홍엽의 가을 느낌이 짙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9일 강원 고성군 토성면 청간정 앞바다 수심 37.6m 암반에서 서식하는 산호류, 해조류 등 수생생물에 인공 빛을 비췄더니 본래의 색이 드러나 마치 설악산 단풍이 물든 것처럼 아름답게 보인다. 스쿠버다이버들이 용궁의 가을을 느끼며 유영하고 있다. 2017.10.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1. 홍합은 바위와 같은 젖은 표면에도 단단히 부착하는 접착 단백질을 분비한다.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홍합의 접착 단백질 성분을 이용해 의료용 접착제를 개발했다.
 포스텍 차형준 교수 연구팀은 홍합의 접착 단백질과 인체 조직에서 추출한 자연치유 성분을 결합해 세계 최초로 의료용 접착제를 만들었다. 
 해양바이오벤처기업 '네이처글루텍'이 홍합을 이용한 의료용 접착제를 상용화하고 상처부위를 봉합하는 실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 절차가 진행중이다.

 #2. 국내 연구진이 바다 밑바닥에서 서식하는 해면동물인 '아겔라스(Agelas)'에서 추출한 물질이 간암의 방사선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해양수산생명공학사업인 '해양융복합 바이오닉스 소재 상용화 기술 개발' 과제로, 박희철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연구팀이 수행했다. 
 연구팀은 아겔라스 추출물을 간암 세포에 투여한 뒤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방사선만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보다 아겔라스 추출물을 함께 사용할 때 암세포의 증식 억제·사멸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세계 간암 치료제 시장은 1조2000억원 규모다. 해수부와 연구진은 추가 연구를 통해 향후 해양생물 유래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분야중 하나가 '바이오산업'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해양생물을 바탕으로 한 해양바이오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적으로 해양바이오산업이 매년 4~10%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양바이오산업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기준 약 64~69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 각국은 해양바이오산업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미국은 해양대기관리청(NOAA)와 국가과학재단(NSF) 등을 중심으로 해양생명공학 R&D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해양바이오산업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4억8000만 달러에 이른다.

 유럽연합(EU)은 '지속가능한 바이오경제 혁신전략'과 유럽연합의 연구혁신분야 재정지원 프로그램인 'EU Horizon2020'을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공동연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13년 제2차 해양기본계획에 따라 해양바이오 신산업창출에 나섰고 중국은 '해양과학기술 2050 로드맵'을 수립해 해양생명자원을 활용한 산업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 세계 해양바이오산업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6년 기준 미국이 35.8%로 가장 높다. 이어 ▲유럽(25.3%) ▲일본(13.6%) ▲한국(6.5%) 등이 뒤를 이었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육지 면적의 4.5배에 달하는 해양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에 비하면 국내 해양바이오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해양바이오산업의 규모는 5369억원으로 2968명이 종사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전체 바이오산업 매출의 6%, 고용의 7%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기준 국내 해양바이오산업 기업 396개 가운데 해양바이오 매출이 전체 매출액의 50%가 넘는 기업은 45개(12.5%)에 불과하다.

 해양바이오산업의 영세성 등으로 인한 연구개발(R&D) 투자가 제때 이뤄지지 않고 기술개발에 필요한 인력과 인프라가 부족하다. 

 해양바이오 사업체를 운영 중인 A씨는 "해양바이오산업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 분야라 장기간 투자를 받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연구를 위한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금지원 등이 필요한 만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오는 2022년까지 바이오산업 매출규모를 8100억원으로 늘리기로 하고 관련 과제들을 추진중이다.

 해수부는 지난해 하반기 해양바이오산업 실태조사와 산업계 간담회 등을 통해 업계 의견을 수렴한후 지난달 육성방안을 마련했다. 이에따라 ▲체계적 자원 확보 기반구축 ▲자원통합관리 및 활용도 제고 ▲맞춤형 연구개발 추진 ▲해양바이오산업 생태계 조성 등 4대 분야 11개 과제가 중점적으로 추진중이다.

 해수부는 이를통해 매출 규모는 글로벌시장에서 12% 수준, 기술수준은 선진국 대비 80%까지 올린다는 복안이다.

 현재 해양수산분야의 R&D중 해양바이오 R&D 투자금액은 10%에 달하지만 실제 사업화된 R&D 성과는 약 80여건으로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근본적으로 R&D 성과에 비해 여전히 기술 격차를 좁히지 못해, 세계시장에서 경쟁할만한 기술이 매우 부족하다는 게 KMI의 분석이다.

 장정인 KMI 경제산업연구실장은 "해양바이오기술 사업화 촉진을 위해서 사업화 관련 지원체계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먼저 R&D 과제선정 기준 및 성과평가 기준 개선이 필요한 만큼 기획 단계부터 사업화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화 R&D'를 활성화하고, R&D 성과평가에서 사업화 실적의 비중을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 실장은 "안정적 해양소재자원 공급을 위한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인프라 지원이 필요하다"며 "해양바이오 건강기능식품 또는 식품관련 연구·검사기관 및 공공기관을 지정해 해양바이오식품 기능성 평가를 지원하고, 기술사업화의 자생적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정보인프라 강화와 다양한 기술금융 활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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